[Review] <이매진 존레논 전> 스타에서 한 사람으로 [전시]

글 입력 2018.12.2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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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넌 전에 다녀왔다. 누군가의 ‘예술’이 아닌 ‘한 사람 자체’를 주제로 하는 전시는 처음이라 어떤 전시일까 기대를 하고 갔고, 만족스러웠다. 일단 1차적으로 좋았던 것은 역시 예술의 전당이라 전시 공간이 컸다. 공간의 제약이 적어서인지, 더 다채롭게 여러 방법으로 전시가 진행되었고 여유로운 공간 덕분인지 전시의 구성이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혀 있었다.




비틀즈에서 존 레넌으로, 스타에서 한 사람으로



전시를 보며 인상 깊었던 것은 전시의 구성이었다. 존 레넌의 삶을 다룬 것이라 인생의 순서대로 다룰 줄 알았는데 전시는 인생의 끝인 그의 비극적인 죽음에서부터 시작된다.


첫 번째 전시 공간은 ‘Straberry Fields’라는 이름의 구간이었다. 실제로 뉴욕 센트럴 파크에 위치한 존 레넌 추모 공간을 재현해놓고, 그의 비극적인 피살사건을 다룬 여러 뉴스들을 틀어놓고, 신문기사들을 한편에 모아놓았다. 그의 삶의 순서가 아닌 우리가 그를 기억하는 가장 최근의 순간부터 전시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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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뉴스영상과, 추모 공간 재현한 곳, 존 레넌 관련 보도 자료



동선에 따른 전시의 순서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의 삶을 들여다보기 편하게 구성되었다. 전시는 그의 가장 ‘대중적인’ 모습부터 보여준다. 그의 인생에 비틀즈를 빼놓을 수는 없는 것처럼, 그의 죽음을 보여주는 ‘Straberry Fields’ 존을 지나자 ‘Carvern Club’, ‘The Beatles’ 구간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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팸플릿 내용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전시는 관람자가 그의 삶을 들여다보기 편하게 구성하였다. 시간의 순서가 아닌 우리가 그를 기억하는 가장 최근의 모습인 죽음에서 시작해, 가장 대중적인 모습인 ‘비틀스’를 지나, 그의 평화를 향한 가치관이 담긴 세상을 향한 시위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더 개인적인 그의 사랑과 그의 가족을 보여준다. 우리가 어떤 인물을 들여다볼 때 들여다볼수록 그 사람의 가장 개인적이고 소소한 일상들이 보이는 것처럼 전시는 뒤로 갈수록 존 레넌의 더 개인적이고 소소한 일상을 보여준다.




공간과 노래



동선에 따른 전시의 순서도 인상 깊었지만, 공간 구성 자체도 인상 깊었다.


주제가 다른 구간마다 그냥 나눠지지 않고, 연관되는 파트와 연결점을 만들어 놔 이야기가 이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예를 들어 전시의 가장 첫 구간인 ‘Straberry Fields’에서 한쪽 벽면에 그의 죽음을 묘사하는 듯한 총알 자국이 있는 창문이 있었는데, 그 창문은 비틀즈를 다룬 구간을 지나, 풍자적 메시지로 전쟁의 참상을 다룬 영화에 출연한 것을 보여주는 전시 공간으로 연결된다. 그 부분부터 평화에 대한 존 레넌의 가치관이 드러나는데, 전쟁영화 관련 사진과 소품들 사이로 총알 자국이 보이는 창문이 있고 그 창문으로 ‘Straberry Fields’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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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는 이 전시를 보러 가기 전에 프리뷰에 이런 기대를 적었었다.



또한 최근 전시가 작품으로만 이루어지지 않고 영상, 공간 활용, 체험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구성되는 것처럼, 이번 존 레넌 전도 어떤 방법으로 전시를 구성했을지가 기대된다. 특히 주로 미술과 사진 등 시각화될 수 있는 분야의 전시가 대부분인데, 존 레넌을 설명하는 가장 큰 요소가 ‘음악’이라는 점에서 그의 음악을 전시에 어떻게 녹였을지 기대된다.



그리고 전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요코와의 사랑에 대해 다루는 부분에서는 Oh my love라는 노래가 배경음처럼 깔린다. 이 노래는 요코와 함께한 여러 평화시위와 요코와 존이 함께한 시간들을 보여주는 전시 공간까지 계속해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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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들리기 시작하는 공간에 노래 가사도 적혀 있었다.
 


노래는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퍼지기 때문에 그 퍼지는 구간까지 노래와 관련된 전시 내용으로 구성했다는 점과 그걸 이용해 동선과 공간을 구성했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배경음 말고도 중간중간 아예 노래에 집중하며 들을 수 있는 구간이 있었고, 가장 기대했던 노래이자 이 전시의 타이틀로도 쓰였던 ‘Imagine’이라는 노래는 전시의 끝 그의 삶의 가장 개인적인 부분까지 보여준 다음에, 그가 쓰던 피아노가 있는 노래만을 위한 마지막 공간에서 울려 퍼진다.




전시의 본질과 트렌드의 균형



요새 전시는 포토존, 영상, 기술을 활용한 체험존 등 다양한 형태가 되어가고 있다. 전시에서 금기되던 사진 찍기가 가능할뿐더러 영상을 이용한 전시도 많아졌다. 새로운 방법들이 전시의 대중성에는 좋지만 담아내고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그 균형을 잡는 것이 더 어렵고 중요해졌다.


최근에 전시를 가면 진짜 전시의 주제에 걸맞은 내용보다도 포토존이 더 많거나, 그림을 좀 더 차분하게 보고 싶은데 그림보다도 영상이 너무 많아, 오히려 실제 그림은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에 잘 안 남거나, 이런 식으로 가서 봤는데도 남는 게 없는 전시가 많았었다.


그런데 존 레넌 전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면서도 전시의 본질을 잃지 않는 균형을 잘 지킨 전시라고 느껴졌다. 영상도 활용하고, 전시의 마지막 명언 자판기(?)등을 통해 재미도 더하고, 그냥 이쁜 포토존과 동시에 실제로 요코와 존이 했던 시위를 체험해볼 수 있는 포토존에, 노래만을 들을 수 있는 공간까지 정말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는데 그 모든 게 붕 뜨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느낌이었다. 얘기가 나왔으니 말하자면 사진 촬영 가능하다! (플래시, 영상 촬영은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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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방향으로) 전시 끝에 있던 명언자판기에 뽑은 종이,

실제 배기즘 캠페인 모습과 체험 포토존, hey jude 공연 영상




존 레넌이란 사람의 삶



전시를 보고 난 후 존 레넌이란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는데, 전시를 보기 전보다 오히려 거리감이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평화에 대해 행동하고 말했지만, 평화시위를 해서 엄청 대단하고 닿을 수 없는 사람이라기보다는, 그저 좀 더 좋은 가치, 선함에 대해 목소리를 냈던 사람이란 느낌. 한편으론 독특했지만, 한편으론 공감가기도 했고, 입체적이었다. 한 사람을 다루는 전시에서 그 사람의 입체적인 모습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을 잘 다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에 대한 신념을 말하는 부분이 가장 인상 깊을 것이라 생각되었는데 의외로 이 전시 중 가장 많이 내 마음에 흔적을 남긴 것은 그와 요코의 사랑과, 그의 그림이었다. 보다 개인적이고 현실적인 그의 삶이 가장 와 닿았다.


특히 그가 그린 자신과 요코의 얼굴은 엄청 자주 등장하는데 볼 때마다 하이퍼 리얼리즘이라며 친구와 얘기했다. 하하하 이렇게 똑같이 그릴 줄이야. 마냥 대단하고 성공한 사람 같았던 그의 삶도 역시 대단하긴 하지만, 여러모로 힘들었겠구나란 생각도 들었다. 특히 서구 사람들의 동양인 요코에 대한 편견과 비난은 동양인인 나에게 더 크게 와 닿았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는 말처럼,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내가 사는 곳과 저 멀리 있는 곳에서도, “내가 본 사람의 안 좋은 면이 이렇게 똑같이 존재했구나”란 생각이 그냥 생각이 아니라 피부에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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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넌이 그린 본인과 요코의 모습, 그리고 가족사진






좋은 전시였다. 역시 사람이든 뭐든 무언가를 들여다보는 일은 인상 깊고 흥미롭다. 전시를 보고 나서 마지막에 들었던 Imagine이라는 노래가 꽤나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 글을 읽고 전시를 보러 간다면 마지막 공간에서 꼭 노래를 다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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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ine 노래가 울려퍼졌던 공간



아 하나 덧붙이자면 전시 나오고 나서 있는 전시 관련 상품들도 이뻤다. 요새는 그냥 엽서나 마스킹 테이프 정도가 아니라 스티커에, 홀로그램 엽서에, 스크래치 엽서(직접 긁어서 엽서를 완성시키는)에 신기한 게 참 많아서 구경할 맛이 났다. (나는 스티커와 엽서 하나 씩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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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않았지만 신기해서 찍었다. 신문물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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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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