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너와 나 사이에 거리두기,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도서]

그것은 과연 실현가능한 해결방안인가
글 입력 2018.12.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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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그렇게까지 남들에게 관심 없어."라고 당신의 걱정을 멈추게 하는 말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말은 당신을 안심시키기보다는 당신이 지나치게 자의식과잉인 사람이라고 무시하는 듯한 의미도 포함된 듯하다. 그때 당신은 "에이, 내 착각이었나." 싶다가도 '자기는 왜 이렇게 소심한 걸까' 하는 고민의 순환으로 다시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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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역시 그런 책일 줄 알았다. 요즘의 자기계발서에 너무 익숙했던 탓일까, 이 책 역시 남들은 너에게 그렇게 큰 관심이 없으니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삶을 살아라, 라고 말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합리화에 관련된 내용보다는 좀 더 심리학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남에게 중심을 빼앗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자기에게 갑작스럽게 불쾌함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에서인가. 작가는 그 모든 것을 '나'가 아닌 '타인' 때문이라고 말한다. 항상 자기의 나약함, 자신의 무능함, 자신의 소심함을 다루며 '조금은 대충 살아도 된다며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라고만 하던 무책임한 위로를 담은 이전까지의 자기계발서들과는 다른 접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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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려듦과 뇌 네트워크

작가는 세 가지 가설을 제시한다. 첫 번째, "빙의 현상"이다. 당신은 누군가의 사소한 표정도 놓치지 않는 사람인가? 누군가가 자신을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것을 한 번에 알아채는 사람인가?

특정 장소에 들어갔을 때, 어떤 사람에게 주목하면 그 상대의 뇌 상태까지 자기도 모르게 흉내 낸다는 것이다. 작가는 어느 날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 지하철 스크린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너무 불쾌해서 갑자기 죽어야겠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때 친구에게 외모 때문에 요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느냐 물어보니, 친구가 몇 번은 부정하다가 결국 요즘 근력운동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고 했다. 작가는 그런 이유를 뇌 네트워크에서 다른 사람의 기분을 전달받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한다. 누군가 나를 다루기 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그 생각이 나에게 전달되어 '이 사람에게 휘둘리겠구나'하는 불안감을 느낀다고.

두 번째 가설로는 "2:6:2"의 법칙을 제시한다. 개미 사회에서도 노동의 법칙을 보면 100마리 중 20마리만 열심히 일하고 60마리는 일을 하는 척을 하며, 남은 20마리는 일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건 일을 잘하는 개미들만 모아놓아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그 사례에서 일을 가장 열심히 하는 개미 20마리의 스트레스들이 다른 개미에게 전달되어,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는 개미들은 자기들이 일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열등감과 스트레스를 안게 된다.

세 번째 가설은 "긴장 스위치"의 고장이다. 우리는 어릴 적, 부모님의 존재로 자기가 죽을 것이라는 긴장감을 내려놓고 산다. 그런데 어린 시절에 부모의 부재를 느꼈던 사람들은 긴장감을 제어하지 못하고, 자라서도 어떤 무리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느끼고 타인의 눈치를 보면서 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자신이 이미 아름다운 외모나 몸매를 갖고 있음에도 너무 못생겼다고 생각하거나, 너무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때도 부모님의 눈치 때문일 수도 있다고 했다. 엄마가 심어놓은 콤플렉스가 커서도 발현되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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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모드 "마음아!"

작가는 그럴 때, 진심 상태를 발휘하라고 했다. 진심모드는 별것 없이 마음에 이게 내 진심이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그런 불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자기에게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려고 하면 멈춰서 "마음아, 이게 내 진짜 마음이니?" 물어보라고 했다. 그러면 마음은 이게 내 마음인지, 옆의 사람의 마음인지 가르쳐준다고 했다.

정말 그럴듯해 보이는 해결책이면서도 그럴듯하지 않은 해결책이다. 사실 상담을 하러 오는 사람이나,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는 책의 제목을 고르고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모르기 때문에 이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클 텐데, 그런 사람들에게 다짜고짜 자신의 마음을 들으라니 그게 가능한 일인가?

작가는 상담 사례로, 바람을 핀 남편을 둔 아내의 이야기를 한다. 아내는 처음에는 분노했지만, 상담을 하러 와서 마음에 자신의 진짜 마음을 물었더니 사실 자기는 아무 감정이 없었다는 것을 알고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가 평소처럼 행동했더니 남편이 처음에는 눈치를 살피다가 점점 가족들에게 잘 해주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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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격투기를 보고 나도 근력운동을 해야겠다, 고 생각했던 작가는 마음에 내가 근력운동이 필요할까? 물어봤더니 마음이 하루에 조금씩 달리기만 해도 될 것 같다고 해서 하루에 2KM씩 시작한 달리기가 이제는 300KM도 가능해졌다고 했다. 그리고 작가 자신은 마음의 소리를 들었을 뿐이라서 다른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하는 것도 대단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마음아, 나 좀 도와줄 수 있어?"라고 물어보면 과연 우리들의 마음은 그런 제대로 된 대답을 들려줄까?

나도 마음에 물어보려다가 그만두었다. "마음아, 내가 진짜 이 힘든 웨이트 트레이닝을 계속 해야 할까? 나는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고, 다른 전공이 있어서 잠잘 시간도 없는데. 사실은 너무 힘들어."라고 물어보려다가 문득 무서워졌다. 마음의 대답을 듣기가 무서워서 대답을 듣지 않았다. 마음은 나에게 힘든 것을 그만두고 쉬라고 할 것 같아서. 운동으로 먹고살지도 않을 나에게 운동은 하지 않아도 좋다고 할 것 같아서.

바디프로필을 찍을 것도 아니고 비키니 대회에 나갈 것도 아닌 내가 하루에 고구마 500g, 닭가슴살 300g을 먹으며 식단조절을 할 필요가 있는가. 정말 내가 평소에 완벽한 허리와 골반 라인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가.

결국은 글을 쓰면서 나의 마음을 알게 되어버리긴 했지만, 그 순간에는 대답을 듣지 않고 그만두었다. 그렇게 되면, 운동하지 않는 나는 이제 뭐가 되는 건가. 이제까지의 나는 어디로 가는 건가. 내가 보낸 1년 4개월의 시간은 어떻게 되는 건가. 나는 앞으로 무엇을 의지하면서, 무엇을 추구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온갖 방향을 다 잃어버릴까 봐 듣고 싶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 아픈데도 나의 마음의 소리를 실천하고 싶지 않았다. 마음의 도움을 바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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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방벽!

'나는 나, 남은 남'이라고 생각할 수 있나요?'

타인과 나 사이의 적절한 벽은 영유아기 엄마의 품에서 형성된다고 한다. 엄마가 안아주는 온기와 안정감이 "나는 나답게 살면 돼"라고 안심을 시켜준다고. 그리고 그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과 타인 사이의 적당한 경계선을 긋고 살게 된다.

그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나는 이대로 괜찮은 걸까?"하고 끊임없이 불안해하며 안정감을 얻으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버릇이 되어서 언제나 남에게 빙의해서 남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칭찬을 받더라도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찾아서 그 평가를 현실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타인의 불쾌감이 자신의 삶으로 흘러들어올 때, '자아 방벽'을 외치라고 한다. 그런 부정적인 생각은 사실 타인의 불쾌감에 불과할 뿐이라고 자신에게 암시를 거는 것이다.



지혜와 힘의 조정_언어성 지능과 동작성 지능과의 관계

"방을 치워야 하는데.", "책도 읽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지!: 이렇게 마음먹고 무언가를 하력 하면 꼭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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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불쾌한 과거의 일이 떠올라서 기분이 나빠져 이런저런 다른 일들로 기분 전환을 하다 보면 결국 시간만 흐른 채,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은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가 된다. 그러면 시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자괴감도 더해져서 더 괴로워진다. 이는 당신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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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에 대해서 언어성 지능과 동작성 지능을 설명한다. 지능 검사에서는 계산하거나, 언어를 기억하는 '언어성 지능'이 있고, 퍼즐을 완성하거나 나무 블록을 조립하고 만화의 순서를 나열해 스토리를 만드는 '동작성 지능'이 있다. 언어성 지능이 높으면 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미래를 상상하거나, 여러 사람의 기분을 잘 예상해 상대와의 관계를 미리 결과로 그려볼 수 있다. 동작성 지능이 높으면 기억 정보가 시간 축에 따라서 정리되어 과거의 불쾌한 경험은 이미 지나간 일로 여기며,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벌써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과거, 현재, 미래를 명확히 구별하여 정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동작성 지능이 높은 사람은 거리를 두어 정보를 정리하여 타인의 감정을 타인의 것으로 구별하고 남의 기분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일이 당장 일어날 것처럼 느껴져 불안해지거나, 아무런 상관도 없는 타인의 감정까지 상상하며 우울해지는 것은 언어성 지능과 동작성 지능의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이때까지 이 일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글은 처음 읽어봤다. 늘 불안장애라며, 당장 일어나지도 않을 일 때문에 걱정을 하면서 당신이 지금 해결해야 할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읽어오기만 했다. 실제로 그 불안해하는 일 중에 당신이 걱정하는 일이 일어났던가? 를 하며 나의 불안과 걱정을 모두 쓸모없는 것 취급하는 글은 수없이 보아왔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순간 나의 불안이 그저 두 영역을 담당하는 뇌의 균형이 맞지 않았기 때문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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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럴 때, "지혜와 힘의 조정"을 외치며 지금 당장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하라고 했다. 그렇다면 다른 생각의 간섭이 잦아들어 적절한 타이밍에 다음 행동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그러나 그것도 사실은 쉽게 가능할지 의문이다. 어떻게 마음에 그렇게 소리를 치면 내 몸이 저절로 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일까? 이 책은 전체적으로 원인의 분석을 '나'가 아니라 타인, 호르몬, 과거의 경험 등으로 돌려 논리적으로 설명은 하였으나 구체적인 해결책이 실현 가능한 해결방안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는 몹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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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 영역 _ 의식 걷어내기, 항상성

이외에도 의식을 걷어내면 우리 모두 다 같은 무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니 최면요법을 걸라는 것이나, 조증 다음에는 울증이 온다는 몸의 항상성 호르몬 체계를 설명하며 우리가 중심을 왜 타인에게 두고 눈치를 보는 삶을 살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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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공감 가는 구절이 무척 많았다. 나에게 버릇없이 대하는 사람들은 어떤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생각해서 괜히 주목해서 보게 된다거나. 왠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한다거나.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성장하여 최근 들어 그런 기억은 없지만, 대학교 1학년 때는 누구에게나 그렇게 잘 보이고 싶어 했던 것 같다. 그때는 자존감이 너무 없고 자아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시기라서 타인에게서 나를 찾으려고 했던 성장의 일부라고 여겼지만, 아마 그대로 성장했으면 나는 여전히 남의 눈치를 보면서 사는 사람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머리가 나쁘니 노력을 해야 해."라 거나 "다리가 굵으니 스타킹도 신지 못하네"와 같은 엄마의 지침이 여전히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을 보면, 나를 지배하는 생각 대부분은 여전히 어린 시절의 엄마가 심어놓은 콤플렉스가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정말 내가 객관적으로 평균 이상의 외모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지만 못생겼다는 생각에 단 한 번도 사로잡힌 적은 없는데도, 몸매가 좋지 않다는 생각은 온종일, 1년 내내 하고 있고 머리가 나쁘다는 생각 역시 그와 마찬가지로 내 삶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리적인 원인분석에 이어서 해결방안까지 사람들이 상담 없이 실천 가능하다면 완벽한 책이 되었겠지만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하는 수준에만 머무르게 해서 아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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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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