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누구보다 사랑받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 [영화]

He feels deeply, he feels tenderly.
글 입력 2018.12.14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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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빙 빈센트>는 작년 개봉 당시 예술계에서 매우 유명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고흐의 작품 속 등장하는 인물들과 배경으로 구성하고, 107명의 화가가 직접 한 장면 한 장면씩 모두 고흐 특유의 유화 스타일로 그렸다는 소문은 개봉 전부터 이미 화제였다.


영화는 기획부터 완성까지 총 10년이 걸렸으며 전 세계 최초 유화 애니메이션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단순 놀라운 기획에 그치지 않고 영화는 애니메이션의 칸영화제라는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결국 그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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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빙 빈센트>는 2018년 12월 13일 현재 누적 관객 수가 40만 명이 조금 넘는다. 다양성 영화가 1년 만에 재개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재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 추가된 제작 비하인드 영상을 크게 기대했다. 얼마나 자신 있으면 1년 만에 돌아올까? 영화를 다시 극장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영화 밖의 이야기도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그 포장을 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쉽다. 선물을 기대했건만 그저 과대포장 껍데기만 한가득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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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자마자 바로 이어지는 제작기 영상은 정성 담긴 엔딩 크레딧과 음악이 주는 여운을 잠재워버린다. 그 속에 담긴 내용은 1년 전 영화 개봉 당시 이미 알았던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 제작진들의 영화 첫 기획 회의 장면으로 시작해 페인팅 애니메이션 워크스테이션(PAWS, 영화에 참여하는 화가들이 그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따로 마련된 공간)을 잠시 보여주고,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지명 소식에 기뻐하는 제작진들의 모습으로 끝나는 이 짧은 영상은 굳이 ‘비하인드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영화에 덧붙일 필요가 있었나 하는 의문을 품게끔 했다.


오히려 이 짧은 영상이 영화를 보고 느낀 감정을 방해한다. 비하인드 영상은 영화의 여운을 충분히 소화하고 난 다음, 집에 가서 누워 자기 전에 찾아보면 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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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물론, 다시 본 영화는 역시 좋았다. 영화의 모든 장면은 그 자체로 예술이고 아름답다. 긴장감 있게 강약을 조절하며 풀어가는 스토리 또한 흥미롭다. 영화는 고흐의 죽음을 다루면서 동시에 그의 삶에 주목한다. 고흐는 29살이 되기 전 수차례 여러 직업에서 실패하고 나서 잡은 붓을 죽을 때까지 놓지 않았다. 영화 제작자 도로타 코비엘라 또한 바로 이 점에서 고흐를 다룬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다고 한다. 꿈과 현실 간의 갈등은 언제나 모든 사람에게 평생의 고민이다. 늦게나마 달려가기 시작한 꿈을 향한 고흐의 집념과 열정은 언제 봐도 대단하다. 영화를 보면서 그에 대한 존경심을 다시 한번 느꼈다.



“I want to touch people with my art.

 I want them to say: he feels deeply,

 he feels tenderly.”


Vincent van Go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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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는 살아생전 그림을 단 한 점밖에 팔지 못하고 빈곤 속에 죽었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현재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들에 속한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이다. 그가 동생에게 쓴 편지들은 모여서 작품이 되었다. 그를 기리는 노래, Vincent(Starry Starry Night) 또한 큰 사랑을 받아 수많은 가수에 의해 불린다.


그의 죽음을 다룬 영화마저 또 하나의 예술 걸작으로 탄생했고 오직 그 영화를 위한 전시도 열린다. 결국 고흐는 소원을 이루었다. 그는 그 누구보다 사랑받는 화가이다. 그곳에서는 따뜻하고 행복한 겨울을 보내고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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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어느 겨울밤 <러빙 빈센트>를 보고 막 극장 밖으로 나온 순간,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영화의 여운을 간직한 채 귀에 꽂은 이어폰으로 영화 엔딩 크레딧에 흘러나왔던 Lianne La Havas의 Starry Starry Night을 들으며 조용한 밤 하얀 눈길을 걸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고 다시 마주하는 이 계절, 작년에 봤던 바로 그 시간대에 관람하고 나와서 어제 밤새 내려 쌓인 눈길을 걸었다. 작년을 회상하며 혼자만의 추억을 또 하나 만들었다.


앞으로 나에게 <러빙 빈센트>는 눈 내리는 하얀 겨울밤이면 꼭 생각나는 영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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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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