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어둠으로 향하는 길, <메이플스토리 OST : 테네브리스>1/2 [게임]

전쟁의 서막부터 최종장, 그리고 검은 마법사의 최후
글 입력 2018.11.3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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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2018년 6월, 15년간 싸워온 검은 마법사와의 최후의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 ‘The Black’ 프라이빗 쇼케이스에서는 검은 마법사에 대항하여 결성된 연합의 이야기와 검은 마법사의 궁극적인 목적 등, 숨겨진 이야기를 공개했다. 이와 동시에 검은 마법사에게로 가는 여정을 담은 [테네브리스] 앨범을 공개했다. 다른 건 몰라도 브금만은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는 전설의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이번에는 어떤 음악으로 게임에 즐거움을 더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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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스토리 OST : 테네브리스]

Music Produced by ASTERIA

Music Published by NECORD, NEXON Korea

 

 

이번에 주목해야 할 앨범 [테네브리스]. 앨범의 이름 ‘테네브리스(Tenebris)’는 라틴어로 ‘암흑들에게, 암흑들로’라는 뜻으로, 검은 마법사에게로 가는 여정이라는 이번 앨범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다만, 단수형이 아닌 복수를 나타내는 단어라는 것이 마음에 조금 걸린다. 검은 마법사 이외에도 어둠이 존재한다는 일종의 복선이 되지 않을까 의심이 되기도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스토리를 이어갈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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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게임의  '창세의 알'



[테네브리스] 앨범 커버도 독특한데, 검은 배경에 붉게 물든 물이 인상적이다. 정중앙에 있는 ‘창세의 알’은 검은 마법사가 구세계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세계를 자라게 하기 위한 일종의 씨앗으로, 검은 마법사의 야망이 투영되어있는 매개체이다. 창세의 알을 파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연합과 그것을 지키려는 검은 마법사의 대립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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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재미있는 것은 모바일 유튜브에서 이 앨범을 재생하면 빨간 재생 바가 채워지는 모습이 마치 붉게 물든 물이 점점 차오르는 것처럼 착시를 일으킨다.


암흑과 연합의 결성부터 검은 마법사의 최후까지 총 19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몬스터가 연상되는 기존의 메이플스토리와 다르게 이번 [테네브리스] 앨범에는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곡들이 많이 실려있다. 이전에 발매한 곡(앨범)과 비교해서 듣는다면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첫 곡부터 끝 곡까지 독립된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이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차례대로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 전초기지


   



01. 전초기지 (Outpost)


Composed by 유종호

Arranged by XKA

Keyboards 유종호


 

여제의 각성을 통해서 검은 마법사와의 최후의 전투의 시작을 알린다. 이곳 전초기지는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상징적인 곳이다. 전투에 앞서 수많은 용사들의 염원을 모으는 (실상은 잠수지만) 의식을 치르면서 그들의 숭고한 의지를 내비친다. 전초기지의 배경음악은 용사들의 의지를 더 잘 느끼게 해준다. 도입부는 잔잔하지만, 북소리를 통해서 웅장함을 잃지 않게 한다. 본격적으로 음악이 시작되고 밑에 깔린 북소리에서 힘을, 목관 악기를 통해서 웅장함을 더한다.

 

 

 

# 문 브릿지



  


02. 사상의 경계 (War Cloud)


Composed by 성상민

Arranged by XKA

E.Guitar, Keyboards 성상민

 

 

연합은 검은 마법사가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을 이곳 문 브릿지에 내딛는다. 이전의 전초기지에서는 웅장함과 함께 의지, 희망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곳에서는 희망을 찾을 수 없다. 본격적으로 전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희망보다는 긴박감만이 존재한다. 빠른 리듬이 듣는 이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전체적인 멜로디도 상승곡선을 나타내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태를 만든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일렉기타 솔로가 인상적인데, 낮은 음에서 높은 음으로 올라가는 연주의 형태이다. 낮은 음에서는 웅장함과 장엄함을, 높은 음에서는 날카로움이 느껴진다. 그에 따라 긴장감은 최고조에 도달한다.


   

 


03. 미지의 안개 (Strange Fog)


Composed by 김가해

Arranged by XKA

Keyboards 김가해

 

 

연합 모두의 노력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중, 안개가 그들을 덮친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짙은 안개 속에서 연합은 동요하기 시작한다. 예상치 못한 짙은 안개, 검은 사슬과 검은 환영으로 인해 그들은 생존의 공포를 느낀다. 이 곡은 공포에 휩싸인 연합의 감정을 표현했는데, 느린 템포로 낮게 깔린 베이스는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현악기는 멜로디를 이끌면서, 잦은 활의 움직임으로 주위를 경계하는 연합의 모습을 표현한다. 예고 없이 울리는 벨 소리에 듣는 이들은 경계를 늦출 수 없게 된다.

 

   



04. 공허의 파도 (Wave of Emptiness)


Composed by 채하나

Arranged by XKA

Keyboards 채하나

 

 

이번 앨범에서 가장 절망적인 곡이다. 짙은 안개 속에서 나타난 거대 괴수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한 연합. 연합의 사기는 떨어지고, 그들에게는 절망만이 남게 된다. 파도 속으로 사라진 함대처럼, 희망은 바닷속으로 사라지고, 남은 것은 공허함. 참담한 상황에서 여제 시그너스는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잘 표현한 곡이다. 자신의 손에 메이플 연합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겉으로는 드러내지 못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절망으로 가득 차 있다.


마이너 스케일, 베이스, 에스닉 보컬 등으로 모두 현실의 참담함에 느끼는 공포, 절망을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로 낮게 깔리는 현악기가 동요하는 시그너스의 마음을 표현하고, 에스닉 보컬이 영혼의 절규를 처럼 들린다.

     

   

 


05. 격전 (Ferocious Battlefield)


Composed by 이종혁

Arranged by XKA

Keyboards 이종혁

 

      

모두를 위하는 마음으로 염원을 모아 시그너스는 절망을 극복한다. 절망이 빠져나간 공허한 마음에 다시 희망이 스며든다. 다시 시작된 전투지만 이전처럼 공포에 사로잡혀 절망하지 않고 오직 하나의 목표-거대 괴수-를 보고 앞으로 나아간다.

 

이 곡은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반부는 전장을 묘사한다. 매우 밝고 희망찬 분위기의 곡은 아니지만, 앞의 곡 ‘공허의 파도’에 비해서 밝은 분위기이다. 연합의 상황은 이전보다 나아졌지만, 아직도 연합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후반부에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된다. 뒷부분으로 가기 이전 상승하는 멜로디가 뒷부분의 분위기를 암시한다. 1:00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이 탄생한다. 적의 허를 찌름과 동시에 이 곡은 연합의 승리를 예언하듯 변한다.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던 배들의 등장과 곡의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 고통의 미궁





06. 비밀의 미궁 (Secret Labyrinth)


Composed by 채하나

Arranged by XKA

Keyboards 채하나

 

 

거대 괴수를 물리친 연합. 하지만, 기쁨도 잠시 연합은 검은 미궁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통신도 먹통인 데다가 비행선도 고장나서 연합은 추락해 미궁 속으로 빠진다. 미궁 속에서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길뿐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미궁 속에서 병사들은 하나둘 자취를 감춘다. 병사들을 찾으려면 할수록 병사들을 잃는다. 플레이어는 자신도 사라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다른 사람들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느낀다. 추상적인 감정이 환영이 되어 플레이어의 멘탈을 건드린다.

 

비밀의 미궁 속 음악은 음울하지만,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첼레스타의 멜로디 선율이 또박또박 걷고 있을 때, 선율 아래에서는 잔잔하지만, 어디로 튈지도 모르는 스트링 패턴으로 표현되었다. 사운드가 풍성해지고 첼레스타는 존재감을 지우고 현악기가 선율을 연주한다.

 

   

 


07. 영원의 늪 (Eternal Swamp)


Composed by 채하나

Arranged by XKA

Keyboards 채하나

  

 

“더욱 깊은 늪에 빠져 영원을 헤매는 것.

그게 바로 네 운명의 끝이야.”

 

없어진 병사를 찾기 위해 더 깊은 미궁 속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온 곳에 한 병사를 발견하는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병사는 스트라이커 부대의 ‘아잘린’이었다. 그녀는 플레이어와 함께 병사를 찾기 위해 미궁을 헤매지만, 그들 앞에는 죽은 병사들의 사념만이 존재한다. 사념들을 베며 플레이어의 죄책감은 더욱 커져만 간다. 또한, 아잘린의 도발이 플레이어의 죄책감을 자극한다.

 

이 곡‘ 영원의 늪’은 앞의 곡 ‘비밀의 미궁’과 이어지는 곡으로, 발버둥치려 할수록 더 깊은 미궁 속으로 빠지는 비극적인 상황을 나타낸다. 이와 동시에 모두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 속 동요하는 플레이어의 마음을 보여준다. 음악 아래 깔린 현악기의 빠른 활시위로 동요하는 상황을, 벨 소리가 공포감을 조성한다.

 




08. 고통의 심장 (Heart of Suffering)


Composed by 김달우

Arranged by XKA

Keyboards 김달우

Percussion 김달우, XKA

 

 

운명으로부터 도망치려 하지만, 그럴수록 운명으로 가까이 가는 비극적인 이야기. 그 속에서 플레이어는 고뇌한다. ‘이 미궁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자신이 과연 검은 마법사와 대적할 수 있는 자인가’, ‘검은 마법사를 물리쳐 이 세계를 구할 수 있는가.’ 조그맣게 벌어진 의심의 틈 속으로 절망이 흘러 들어간다.

 

고통의 미궁 최심부답게 음악 아래 깔리는 활시위가 가장 빠른 곡이다. 플레이어의 고뇌가 가장 극에 달하는 것을 나타낸다. 이번 곡은 금관 악기가 멜로디 선율을 이끄는데, 금관 악기의 낮고 묵직한 음색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가라앉힌다. 또한, 곡이 진행됨에 따라 타악기의 소리가 커져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그리고 끝나기 전 마지막 부분에 피아노가 등장하면서 분위기는 절망으로 이어지는데, 미궁을 빠져나갈 수 없다는 절망에 빠진 모습을 나타낸다.

   

     

 


09. 고통의 나락 (Depth of Pain)


Composed by 이종혁

Arranged by XKA

Keyboards 이종혁

 

 

진 힐라가 플레이어를 미궁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병사 아잘린으로 변장했던 것이다. 정체를 드러낸 진 힐라. 플레이어를 궁지로 몰아가 영혼을 취하려 했지만, 가면 쓴 이의 방해에 실패하고 만다.

 

이 곡은 진 힐라의 테마곡으로 영원한 아름다움을 위해 검은 마법사에게 복종하였지만, 결국 아름다움을 잃고 초라해진 힐라의 비극을 나타낸다. 검은 마법사로 가는 길 중간에 등장한 보스답게 진 힐라가 내뿜는 공포감은 이로 말할 수 없이 압도적이다. 빠른 속도의 파이프 오르간의 선율과 죽음을 노래하는 콰이어가 어우러져 분위기를 압도한다. 이 곡은 진 힐라가 주는 공포감뿐만 아니라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진 힐라의 결말을 나타낸다. 금속이 부딪히는 강렬한 비트가 마치 시계의 초침 소리처럼 들리는 것과 배경의 모래시계의 모형에서 모래가 흘러가는 것으로 힐라의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을 암시한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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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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