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BTS, Burn the stage! [영화]

방탄소년단, 그들의 날개를 보다.
글 입력 2018.11.17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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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영화 <Burn The Stage: The Movie>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Burn the 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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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한테 카톡이 왔다. 드디어 방탄소년단의 다큐멘터리가 개봉했다는 소식이다. 인천은 이번 주면 끝난다며, 엄마는 당장 디데이를 잡아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그렇다. 우리 엄마는 ARMY다.


ARMY는 방탄소년단의 팬을 지칭하는 용어다. 잠들 기 1시간 전, 엄마는 의식처럼 방탄 소년단의 유튜브를 본다. 그들의 무대, 리허설, 일상, 브이앱을 본다. 처음에 엄마는 노래 덕에 방탄 소년단을 좋아하게 됐지만 지금은 그들의 '진심' 덕에 방탄소년단에 빠져있다. 노래와 무대를 넘어 그 뒤에 존재하는 그들의 진심과 열정과 사랑에 매료되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도착한 영화관에는 그들에게 매료된 수많은 팬들로 가득했다. 포토 티켓 기계 앞에는 방탄소년단의 굿즈를 든 볼 빨간 소녀들로 줄이 길었다. 그 속에서 엄마와 나는 조금 멋쩍고 어색한 얼굴로 눈만 끔뻑이며 서있었다. 엄마는 조금 신기한 눈으로 사람들을 둘러봤다. 상영관에 앉은 뒤에도 엄마는 들어오는 사람들을 계속 눈으로 좇았다. 왜 그렇게 쳐다봐? 내가 묻자 엄마는 대답했다. 어떤 사람들이 방탄을 좋아하는지 궁금해서. 그리고 엄마는 영화관이 가득 찼을 때 자신이 제작자인 양 만족스러운 얼굴을 했다.





꿈을 그리는 자는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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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11월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기준 4만 1911명을 동원하여 박스 오피스 4위를 기록했다. <BURN THE STAGE: THE MOVIE>는 방탄소년단의 WING TOUR 과정과 무대, 비하인드스토리, 그리고 그 외 그들의 일상, 생각을 보여줄 수 있는 인터뷰들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을 들었을 땐 그들의 투어 실황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투어보다는 그 투어를 임하는 그들의 태도와 생각들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뭣도 없이 맨바닥에서 꿈 하나를 좇던 이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꿈과 점점 더 가까워져가는 놀라운 순간들. 마법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건 마법도 마술도 아니다. 모두 뿌린 대로 거두는 법. 그들은 척박한 사막에서도 광활한 초록을 꿈꾸었고,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짓궂은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씨를 뿌렸다. 땅이 척박할수록 식물은 더욱 단단한 뿌리를, 더욱 깊은 곳까지 내린다. 그렇게 자라난 식물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BTS는 마치 사막 위의 뿌리 깊은 나무처럼 불가능을 가능성으로, 꿈을 현실로 그려냈다. 그들이 내내 그려왔던 상상은 실체가 되어 그들의 양손에 한가득 잡혔다.


그들은 그들 자신조차 성공의 이유를 명확하게 모르겠다고 답한다. 모두가 BTS에 열광하는 이유, 그 높던 미국 시장의 벽을 뚫어낸 비결. 데뷔 6년 차에 맞이한 이 뜨거운 신드롬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그들조차 아직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저 음악을 사랑했고, 그래서 죽을힘을 다해 열심히 했을 뿐이라는 말을 할 뿐이다.


처음엔 너무나도 달랐던 그들이, 서로의 얼굴에서 자신의 얼굴을 포착하게 되는 순간. 하나의 꿈을 좇으며, 모두 각자의 길에서 각자의 속도로 달렸고 그들은 어느새 그렇게 교집합을 그려냈다. 서로와 서로의 교집합. 그리고 BTS와 ARMY의 교집합. 통해버린 마음, 그리고 그렇게 생겨난 연결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Their W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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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 어떤 감정으로 설명하면 좋을까? 팬심이라는 그 타오르는 열정과, 투쟁에 가까운 헌신과 벅차오르는 동경을 표현할 단어가 필요하다. 팬들은 어쩌면 가수 본인들보다도 더욱더 그들의 부귀영화를 소원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새로운 앨범이 나오면 가수만큼이나 바빠지는 것이 그의 팬들이다. 팬들은 자신의 가수를 일명' 영업'하기 위해 온갖 전략을 세우고 매뉴얼을 만든다.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리고, 뉴스에 좋은 댓글을 달고, 악성 댓글의 PDF를 따고, 음원 사이트의 스트리밍을 하고, 대중들에게 자신들이 가수를 어필하기 위해 가장 예쁜 사진을 골라 지하철과 버스에 광고를 건다. 질문 하나를 고심해서 골라 작은 포스트잇에 적어 팬미팅을 간다. 그 팬미팅에 가기 위해선 앨범을 적게는 여러 장 많게는 수십 장을 구매해야 한다. 하지만 팬미팅 때문이 아니더라도 내 가수를 1위 만들어주기 위해서라면 이미 있는 앨범을 기꺼이 여러 장 더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팬들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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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큰마음, 양손에 조심스럽게 담아도 모자랄 이 벅찬 마음들 앞에서 방탄소년단은 기꺼이 무릎을 굽힌다. BTS의 리더 RM은 콘서트 도중 이렇게 말한다. 저희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을 때, 저희의 가능성을 믿어준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고. 사람은 다른 사람의 열정에 끌린다고 한다. 방탄 소년단이 가지고 있던 열정에 이끌린 수많은 그의 팬들은, 그들의 열정을 통해 그들의 미래를 보았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지지하며 응원했을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그 누구보다도 BTS의 지금 이 성공을 바라고 기다려왔을지도 모른다.


영화 속 BTS는 빌보드의 감격 이후 이렇게 말한다. 어쩌면 이건 팬들의 꿈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들 자신보다 팬들이 더 간절하게 바라왔던 일인 것 같다고. 그들은 팬이 없었다면 이런 일은 불가능했으리라 말한다. 빌보드와 AMA와 같은 미국의 큰 무대에서 그들을 작지 않게, 초라하지 않게 만들어준 건 그 누구도 아닌 ARMY였다. 그들의 환호와 지지는 다른 셀럽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 만큼 크고 견고했다. 그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포토라인에 서고, 상을 받고, 무대를 하는 BTS는 그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위대해 보였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시종일관 자신들의 팬클럽 ARMY를 자랑스러워하며 뿌듯해한다. 그들 그 무엇보다 자랑스럽고 든든한 지원군이자 후원자이자 동료다. 영화 속 방탄 소년단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마음을 팬들에게 보여줄 방법을 궁리한다. 팬들을 향한 이벤트가 성공적이었다며 기뻐하고, 몸이 부서져라 무대를 하며, 자신들을 있게 해준 존재가 누구인지를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자만해질 법도 한데, 그들은 끝내 겸허하다. 지금의 영광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들의 기원과도 같은 ARMY의 존재를 외치고, 자신들의 시작을 기억한다. 음악과 열정. 그리고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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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엔딩 크레딧 끝, 그곳엔 검은 화면 위 단 한 줄의 문장이 적혀있었다.


Special Thanks To Our Wings ARMY


서로가 서로에게 날개가 되어주고 싶어 하는 방탄소년단과 그들의 팬. 이 영화 BURN THE STAGE: THE MOVIE는 어쩌면 방탄소년단이 팬들에게 들려주는 헌사일지도 모른다.





[송영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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