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웹툰 ‘연의 편지’와 플레이툰, 그리고 애니 [기타]

한국 웹툰 애니화의 성공사례를 기대하며
글 입력 2018.11.1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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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궁금해, 이렇게 다정한 네가 누군지.”



유난히 더운 여름을 지나던 올해 8월에 시작하여 단 10화를 끝으로 완결. 웹툰의 세계 속에서는 짧은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끈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네이버 웹툰 ‘연의 편지’이다. 이 작품은 첫 1화가 업로드되는 그 순간부터 독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작가가 이전 ‘지옥캠프 단편선’에서 ‘수조’와 ‘섣달 그믐’이라는 작품으로 독자와 만난 경험도 한 몫 하겠지만, 마치 일본의 지브리를 연상시키는 듯한 그림체와 따뜻한 분위기가 시선을 끌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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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의 편지’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인연을 연결해준다는 ‘연(緣)’의 편지라는 것과 호연이가 쓴 편지라는 뜻의 호‘연’의 편지가 그것이다. 개인적으로 이처럼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 중의적 의미를 지닌 제목을 좋아하는 편이다. 제목은 작품의 얼굴인 만큼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작품의 내용을 담을 수 있는 단어 혹은 문장이 되어야 한다. 짧은 말 속 작품을 여러 갈래로 나타낼 수 있는 중의적 제목은 작가의 가장 큰 노고인 동시에 능력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주인공 ‘소리’는 왕따 피해자를 돕다 함께 왕따를 당하고, 이후 전학을 가게 된다. 하지만 이전 학교에서의 상처를 벗지 못하고 새 학교에서도 여전히 주춤거리는데, 그런 그녀를 세상 밖으로 인도하는 것은 수신자를 알 수 없는 편지다. 첫 번째 편지 속 두 번째 편지가 있는 장소를 알려주고, 두 번째 편지 속 세 번째 편지가 있는 곳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편지길이 이어진다. 소리는 편지를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급우들과 말을 섞게 되며 친구를 만들고, ‘동순’이라는 한 남학생을 만나게 된다. 이후 그들은 호연이 남긴 편지를 함께 찾으며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진 호연의 흔적을 좇는다.

 

마지막 열 번째 편지에 들어 있던 기차표를 찾게 됨에 따라 소리와 동순이 호연을 만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웹툰은 끝이 난다. 세 사람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더 보고 싶었지만 나의 개인적인 아쉬움은 잠시 뒤로하고 작품 이야기를 더 하자면, 단 10화라는 짧은 분량 속 이 모든 이야기를 한 치의 오류 없이 촘촘하게 전개한 작가의 능력에 감탄을 그치 못했다. 쟁쟁한 일요 웹툰들 속에서도 당당히 상위권을 차지했던 이 작품의 잠재력을 알았던 건지, 특이하게도 연재 초창기에 작품의 홍보 영상이 제작되기도 했다.





아마 홍보 영상을 접하고 웹툰을 본 독자들도 꽤 많으리라 예상한다. 그만큼 홍보 영상은 웬만한 드라마나 영화의 홍보 영상 뺨칠 만큼 이른바 ‘고퀄’이다. 이 작품의 특이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10월 20일 후기를 마지막으로 완결이 나고 일주일 후, 10월 27일에 또 한 번 작품에 UP 표시가 떴다. 완결이 나자마자 곧바로 플레이툰이 탄생한 것이다. 물론 연재 중에 이미 제작되고 있었겠지만, 보통의 플레이툰이 요일별 웹툰 가장 하단에 위치하는 것과 달리 이 작품의 플레이툰은 마치 연재처럼 진행되었다. 또한 플레이툰 실행 시 단순 영상이 아닌 마치 게임처럼 진행된다는 점도 독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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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 중 가장 놀랐던 점은 바로 ‘극장판 애니메이션’ 제작 소식이었다. 연재 초창기부터 지브리를 떠올리게 하는 작화로 ‘애니화’ 요구를 많이 받았던 작품이지만, 그것이 실제로 성사되리라고는 예상치도 못했다. 현재 웹툰 시장이 성장할수록 많은 작품이 드라마화 및 영화화가 되었지만 애니화는 말 그대로 가뭄에 콩 나듯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는 조금 주춤하지만 한때 네이버 웹툰 TOP3를 장식했던 ‘노블레스’는 오래 전 애니화가 결정되었지만 작가의 건강 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마음의 소리’, ‘놓지마 정신줄’이 잘 진행된 경우이다. 하지만 이 또한 특정 팬들에게만 알려져 있거나 어린이용으로 제작되었기에 대중적인 관심은 받지 못하였다.

 

‘연의 편지’는 홍보도 꽤 잘 된 편이고, ‘극장판’ 애니메이션 제작이기에 한국 웹툰계 애니화의 성공사례가 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이미 애니메이션 거대 시장이 형성된 일본과 달리 한국의 인식은 아직 ‘애니메이션=아동용’인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순간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란 사실은 자명하다. 웹툰 시장은 이미 거대해질 만큼 거대해졌고, 드라마와 영화뿐만 아닌 도서, 광고, 일상용품 등 다양한 곳에서 그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이라고 불가할 이유는 없다. 작품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새로운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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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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