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행] 홀로 지새운 밤과, 음악 : 라드뮤지엄(Rad Museum)

글 입력 2018.11.10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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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N - 하루살이 (dayfly) Official Teaser



2018년 11월 8일, ‘130 mood:TRBL’, ‘instagram’ 등의 앨범을 발매하며 내면의 이야기를 트렌디하고 감각적으로 들려주던 딘(Dean)이 약 11개월 만에 싱글 ‘하루살이’를 발매했다. 신곡 ‘하루살이’는 낯선 이와의 충동적인 하룻밤, 그를 반복하며 밀려오는 후회에도 계속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보통의 이들은 ‘원나잇 스탠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사실 우리 모두는 각기 다른 실수를 하며 살아가는 똑같은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서정적이고 쓸쓸한 분위기로 전하고 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완벽한 사랑도, 완벽한 관계도, 완벽한 소유도 없다. ‘하루살이’는 이렇게 퍽 현실적인 이야기를 쓸쓸하고 서정적인 색채로 들려준다. 피쳐링에는 참여만으로 화제가 되었던 설리와, 대중에게는 생소하게만 느껴질 아티스트 라드뮤지엄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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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귀를 기울이게 되는 트렌디한 목소리를 지닌 라드뮤지엄(Rad Museum)은 포털사이트에서도 정보를 찾아볼 수가 없을 만큼 베일에 싸인 아티스트이다. (물론 힙합과 R&B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라면 그의 존재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소속 아티스트로, 딘을 통해 알려진 크루 클럽에스키모(clubeskimo)의 일원이기도 하다. 오프온오프, 2xxx!와 같은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하기도 했으며, 2017년 10월 앨범 ‘Scene’을 발매하면서 콜드(Colde), 딘, 펀치넬로 등의 핫한 아티스트가 참여한 곡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전에 또 다른 R&B 아티스트인 오프온오프(offonoff)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들의 음악이 새벽을 닮아있다고 하면, 라드뮤지엄의 음악은 동트기 전의 고요함을 닮아있다. 사랑하는 그대를 생각하며 밤을 꼬박 새어버린, 온갖 고민과 잡념으로 쉬이 잠들지 못해 결국 눈치 없이 떠오르는 해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러한 순간을 노래하고 있는 듯하다. 애가 타고, 애달프고, 때로는 설렘에 밤잠 설치는 그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 Sce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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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발매된 앨범 ‘Scene’에는 총 7곡의 음악이 수록되어 있다. 그는 영화의 한 장면의 시놉시스를 직접 써내려가며 스스로가 화자가 되어 감정을 가장 증폭시킬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냈다. 각 곡의 티저 영상은 시놉시스와 음악을 감각적인 영상미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Dancing In The Rain


 


▲Rad Museum [Scene #3 'Dancing In The Rain']



날 알아봐 준

너와 발을 맞춰 춤추고 있어

취하네

안갯속에 비는

우리를 더 적시네



사랑하는 이와 함께한 모든 순간은 곧 나만의 영화가 된다. 온 몸과 마음을 적셔 모질게 날 괴롭히던 비도 사랑하는 그대와 함께라면 낭만적인 배경이 되어줄 뿐이다. 이 사랑이 영원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끝이 어떻게 될 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은 그저 그대와 나, 비가 함께하는 영화의 한 장면일 뿐일 테다.


'Dancing in the rain'은 ‘천재 발레리나와 발레리노의 퇴폐적인 동거, 빗속의 춤’이라는 시놉시스를 가진 곡이다. 시놉시스에 걸맞게 티저 영상 속에서는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빗속에서 함께 춤을 추는, 낭만적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퇴폐적인 분위기를 가진 장면이 등장한다. 그들의 모습은 아마 보통의 우리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겠지만, 왜인지 ‘우리의 사랑’을 떠오르게 한다.




Over The Fence

 


 


▲Rad Museum [Scene #1 'Over The Fence']



아침에 늘 어김없이 그녀가 보이네
햇빛이 세지기 전에 사라져 버리네
울타리 밖으로 뛰어넘어서
말이라도 해보고 싶은데
구름 위 햇빛에 발이 녹아서
바닥에 붙었네 왜
Pray for walking
Pray for walking
왜 안 되나요
왜 나만 이런 건지
매일 바라봐요
저기만 넘으면
저 울타리만 넘으면
햇살이 좋은가요
그 말을 전해줄 거야



‘Over the fence’는 ‘자신의 모습이 초라해 다가가지 못하고 바라 볼 수밖에 없는 남자’라는 시놉시스를 가지고 있다. 영상 속에서는 화자로 보이는 휠체어를 탄 한 남성이 보인다. 영상 속 화자는 신체적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에 놓여있지만, 음악이 전달하는 이야기는 사실 짝사랑을 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와 닮아있다.


짝사랑은 ‘을’이 되기를 자처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마음을 대가로 상대에 맞춰 나의 모든 것을 생각하게 되지 않는가. 상대에 비해 내가 부족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그러한 마음이 용기가 될 때, 그것이 상대에게 온전히 전해지게 될 때, 비로소 사랑이 시작된다. ‘Over the fence’는 짧은 산문과 같은 가사로 짝사랑을 하는 그 시절만의 설렘과 애타는 마음을 전한다.




Birthday


 


▲Rad Museum [Scene #5 'Birthday']



매번 찾아오는 오늘이 싫어

귀빠진 날

아무도 몰라요

귀빠진 날

Nobody knows my Birthday

I feel so blue



누구에게나 일 년에 단 한 번, 특별한 ‘나의 날’을 갖고 있다.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원 없이 축하를 받을 수 있는 날, ‘생일’이다. 누군가는 생일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생일이 다가오지 않기를 바라곤 한다. 축하 받지 못하는 생일은 일 년 중 그 어느 때보다 서글플 테니까. ‘Birthday’는 ‘매년 찾아오네,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는 아웃사이더의 생일’이라는 시놉시스를 갖고 있다.


영상 속에는 축하를 받지 못해 속상해 하는 아이의 모습이 등장한다. ‘아웃사이더’로 표현되는 풀이 죽은 아이의 모습은 관계에 회의감을 느낀 ‘우리’와 비슷하다. 누구에게나 하루씩 주어진 공평한 날이라고는 하지만, 축하를 받지 못한다면 괜시리 우울하고 서글퍼지지 않는가. 그 때문에 다가오는 생일 앞에 전전긍긍하기도 하고, 결국 마주하고 만 슬픈 현실에 씁쓸해지기도 한다. (음원 사이트의 댓글에는 실제로 생일을 축하받지 못해 음악을 들으러 왔다는 이들이 다수 존재한다.) ‘Birthday’는 우울하고 서글픈 이 이야기를, 어린 아이가 투덜대는 느낌으로 귀엽게 풀어나간다.




Tiny Little Boy (feat. DEAN)


 


▲Rad Museum [Scene #6 'Tiny Little Boy (feat. DEAN)']


 


너의 말투에 매번
난 마음이 흔들리고
시간이 지나도
나는 그대로인 걸
그녀 앞에서 난
그저 어린아이
Tiny Little Boy





사랑 앞에 우리는 종종 어린 아이가 되고 만다. 철없이 마음을 전하고 싶고, 이유 없이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 한다. 그러다 사랑이 떠나버리면 온 세상을 잃은 것처럼 슬퍼하기도 한다.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이 음악은 ‘한 평생을 살아온 동반자와의 사별, 나는 아직 작고 어린 아이일 뿐인 걸요’라는 시놉시스를 가지고 있다. 수많은 세월을 함께한 이와의 사별. 죽음으로 끝나버린 세월이지만, 여전히 사랑 앞에서 어린아이가 될 수밖에 없는 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Rad Museum [Scene#2 'Cloud' (feat. Colde, Punchnello, Miso)]


- 새가 되어 구름 위를 부유하는 정신적인 비행 'Cloud'



 

▲Rad Museum [Scene #4 'ㅗ매드키드ㅗ']


- 속 빈 강정처럼 느껴지는 현실에 대한 회의감의 폭발 'ㅗ매드키드ㅗ'

 


 

 
▲Rad Museum [Scene #7 'Woman']

- 나의 규칙과 패턴을 완전히 부숴버린 수수한 그녀, 내가 이럴 줄 몰랐네 '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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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은 밤에 종종 밤을 새곤 한다. 해가 뜨기 전의 푸르스름한 새벽은 춥게만 느껴진다. 그의 음악은 그 시간을 닮아있다. 왜인지 무심하고 차갑게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따뜻한 사랑을 노래하기도, 현실적인 고뇌를 노래하기도 한다. 밤을 꼬박 지새우게 만든 것이 설렘 가득한 사랑일지, 비참한 현실일지, 그리움과 후회일지는 모르지만, 그는 담담하고 무심한 목소리로 그 시간을 노래해낼 뿐이다.

 


힙합이 ‘쇼미더머니’와 함께 대차고 떠들썩하게 주목받고 있다면, R&B는 저마다의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묵묵히 성장해나가고 있는 듯하다. 아쉽게도 라드뮤지엄은 첫 앨범 ‘Scene’ 이후로 개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그가 보여준 음악 속 서사는 앞으로의 작업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앨범 속 음악 외에 그가 피쳐링으로 참여한 다른 아티스트들의 음악들도 좋으니 꼭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라드뮤지엄만의 독특한 음악적 스타일과 음색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라이브 영상을 끝으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다.



 

▲(Live Session) Rad Museum - Dancing In The Rain ft. Jusé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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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라드뮤지엄 인스타그램 @radmuseum

UNIVERSAL MUSIC



 

[김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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