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역동적이고 컬러풀한 재즈 사운드 - 치히로 야마자키+루트14밴드 내한공연

글 입력 2018.10.27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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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즈음에도 용산아트홀 소극장 가람에서 재즈 공연을 본 적이 있었다. 국내 재즈 트리오의 공연이었는데, 그 때 역시 너무도 즐겁고 신났던 추억으로 남아있어 공연장으로 다가가는 발걸음이 설렜다. 한주 내내 우여곡절이 참 많았고 심지어 원래 예정되어 있던 공연 당일에도 일상이 너무나 정신없이 굴러가는 바람에, 어떻게든 이런 힐링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재즈 연주는 특유의 시원시원하면서 재기발랄한 음율과 음색이 마음 안에 담겨있던 일말의 피로와 스트레스까지도 싹 씻어줌을 믿고 있었기에 더욱 기대가 컸다.

이번에 만나게 된 콘서트는 여성 트럼펫 연주자 치히로 야마자키를 중심으로 한 치히로 야마자키+루트14밴드의 내한 공연. 사실 공연 소식 전부터 관심이 가는 그룹이었다. 다른 큰 이유에서가 아니라 재즈계에 있어서 여성 트럼펫 연주자가 꽤나 드물다고 느꼈기 때문에 시선이 갔다. 악기 특성상 트럼펫 연주자는 남성인 경우가 더 많았는데, 이 밴드는 그런 점에서 좀 특이했다. 어떤 파워풀한 혹은 어떤 감미로운 음악을 들려줄지 혼자 머릿속으로 상상해보며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

이번 공연은 밴드의 자작곡을 포함해 약 16곡 정도로 풍성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Word World, Fairy Tale, Toi Toi Toi 등 제목만 들어도 흥겨운 리듬과 감미로운 멜로디가 느껴지는 듯한 노래들이었다. 신비롭고 감성적인 느낌을 주는 오프닝곡 Word World를 시작으로 공연이 시작되었고, 이내 무대 위의 넘치는 에너지가 살갗에 와 닿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Fairy Tale이란 노래는 밴드의 톡톡튀는 팝재즈 감성을 잘 표현한 곡이라 기억에 남는다. 키보드부터 기타, 트럼펫, 드럼 등 밴드의 모든 악기가 절묘하게 리듬을 맞춰가는 그 짜릿한 감각과 더불어 악기 각각의 솔로 파트가 임팩트 있게 진행돼 한시도 집중을 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무대를 장악하는 듯 했던 밴드 멤버들의 에너제틱한 모션과 즐거움 가득한 표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가 마치 무대 위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했다. 흥겨운 팝재즈의 음색 속에서 공연장의 모두는 하나가 되었다.

특히 한없이 감성적이고 부드러울 땐 가슴을 촉촉히 다독였다가도, 다른 트랙으로 넘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전혀 다른 뉘앙스로 풍요로운 사운드를 선사하기도 하면서, 그들이 지닌 다채로운 음악적 매력이 돋보였다.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드는 신나는 음악이 나올 땐 나도 모르게 슬쩍 일어나 스탠딩 콘서트처럼 온 몸으로 음악을 즐길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음원으로 들었을 때에도 좋았지만, 확실히 현장의 이런 역동적인 분위기를 따라가긴 어려운가보다. 귓가를 가득 채우는 팝재즈의 사운드는 중독적이기까지 했다.

공연이 끝난 후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새로운 라인업이 추가되었다. 오늘 느꼈던 감동을 잊지 않고 싶어서, 아마 당분간은 이들의 음악으로 귓가를 콕 채우며 지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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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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