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팝재즈, 너에게 닿기를 <2018 Chihiro Yamazaki + ROUTE14band 내한공연>

글 입력 2018.10.2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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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토요일, 코에 바람 좀 넣고싶다 했던 언니와 같이 치히로 야마자키+루트14밴드의 내한 공연을 보러갔다. 언니에게 일본 밴드 공연을 보러가자고 권유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일본 문화에 대해서 나보다도 먼저, 깊게 더 좋아해 나에게 전파한 사람이 바로 우리 언니라서. 혹시 재미없으면 어쩌나- 괜히 데리고 온거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이내 큰 오산임을 깨닫게 되었다. 엄청 박수치고 신나게 즐기고 있었는데 공연이 끝나버렸기 때문에.

대개 공연의 목적성을 들어보면 관객과의 '소통' 혹은 대중과의 '연결' 등 연주자와 청자의 어떠한 거리를 좁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그다지 그걸 제대로 이해한 적은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맞을지도. 특히나 밴드나 연주 같은 공연에 더욱 더. 그럴것이 연극의 경우 우리에게 어떠한 메세지를 주거나 관객의 유도를 이끄는 경우가 많지만 음악의 경우에는 그다지 없다고 본다. 소위 말해 '정적'인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것이 몇 달 전 곤지암 플루트 페스티벌을 갔을 때에도 악기 연주를 듣는 것은 매우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단순히 듣기만 할 뿐, 어떠한 나의 개입은 있을 수 없다(그런 연주에서는 있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보니 아름다운 악기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있었지만 그런 음악과의 소통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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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치히로 야마자키+루트14밴드(이하 밴드)의 공연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내가 밴드와 서로 소통하고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밴드의 멤버들은 모두들 서투르지만 열심히 노력한 한국어로 자신들을 소개하고 관객을 이끌었다. 치히로 야마자키가 중간중간 어피치 노트를 컨닝하는 것은 너무나도 귀엽고 즐거운 행동이었다. 한국을 좋아해서 제일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한 나머지 일본어를 다 잊어버렸다는 미즈. 나는 이번 공연을 보고나서 서로간의 마음의 대화가, 문화간의 소통이 행해졌음을 처음 느낀 것 같다.

또한 일전 프리뷰에서 '지난 내한 공연의 '붉은 노을'에 이어 한국 팬들을 위해 가요중에서도 한 곡을 특별히 선정해 밴드 스타일로 편곡해 들려준다 하였다, 기대된다'라고 말한 바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이 노래 말고 다른 노래를 한다하여 약간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이유는 필자의 프리뷰에서) 다행스럽게도 붉은 노을을 들려주었다. 아주 약간의 문제가 있다면 내가 아는 붉은 노을은 빅뱅의 붉은 노을이고 밴드가 편곡한 노래는 이문세의 붉은 노을이었다는 점. 한국의 관객들을 위해 이러한 이벤트를 준비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이 밴드가 관객을 위하고 관객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했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필자는 팝재즈에 대한 약간의 선입견이 있었다는 걸 알게되기도 하였다. 본래 팝재즈라 하면 뉴에이지처럼 잔잔하기도 하고 비트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가사가 있다 해도 발라드 같은 느낌의 가사가 들어갈 거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큰 오산이었다. 치히로 야마자키+루트14밴드의 팝재즈는 새로운 장르와 다양한 방향성의 팝재즈를 선보이기로 하듯, 팝재즈에 '랩'을 섞어 노래하기도 하였다. 신선했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하다보니 지루하지 않고 즐겁다고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들이 말하던 Let's Party가 되어버린 기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날 토요일만 공연을 했다는 점 정도? 영화 시사회처럼 당첨된 사람들이 먼저 공연을 본 뒤 이에 대한 리뷰를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아마 공연장이 인산인해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이들의 공연을 보지 못 했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또한 조만간 금전의 여유가 생기면 이들의 앨범을 사서 듣고 싶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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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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