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시 보기, 방식을 존중합시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10.0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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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에 할 일이 없어 이불 속에만 있다가 영화 <범죄도시>를 다시 보기로 했다. 친구에게 <범죄도시>를 다시 본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한 번 본 걸 왜 또 보냐는 답장이 왔다. 친구는 필자와는 다르게 ‘한 번’만 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생각 차이로 티격태격했다. 결국 내 방식대로 재밌게 돌려보았다.

 

필자와 친구만큼 필자 주변인들의 재관람에 관한 생각은 극명하게 갈렸다. 누군가는 <라라랜드>가 감명 깊어 4번은 봤다고 말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얼마 전에 봤는데 또 봤냐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서로의 취향을 존중한다면 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된다.


그러나 다시 보기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봤던 것을 또다시 봤을 때 얻는 새로운 느낌을, 그 매력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것을 알려주고 싶다.

 


 

지나간 퍼즐 발견하기



영화, 책, 공연. 분야가 무엇이든 다시 보는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구성이 탄탄하다. 그렇지 않다면 대중들은 대중의 흥미는 엔딩크레딧이 올라오는 순간 함께 사라진다. 그렇다면 되돌려보기로 얻는 것은 무엇일까? 찰나의 순간에 담긴 연출과 감정 등 디테일한 부분이다.

 

영화나 공연 모두 대개 첫 관람은 극장에서이다. 집중이 흐트러지면 지나간 장면은 돌아오지 않는다. 쏟아지는 설정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칠 수도 있다. 재관람을 했을 때 본인이 알지 못했던 디테일을 보게 된다면 왜 그 장면에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깨달을 것이며 퍼즐을 맞추듯 이야기의 흐름을 더욱 잘 이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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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기, 혹은 읽기는 나름의 이해방식이다.
@Le Tan, Unsplash


 

‘다시’로 보는 나의 변화



디테일의 부분 외에도 다시 보기의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다소 오랜 시간이 흘러 같은 작품을 다시 펼쳤을 때, 감상이 전과는 상당히 달라질 수도 있다.

 

어릴 때 많이 읽은 J. M. 데 바스콘셀로스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떠올려보자. 초등학생이 읽었던 그 소설의 내용은 제제와 말하는 라임오렌지나무의 신비한 일상이야기였다. 반면 고등학생이 되어 읽은 그것은 제제의 암울한 어린 시절과 가정폭력, 죽음 등을 다루고 있었다.


같은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초등학생 때 읽었던 이야기와는 너무나도 달라 충격이었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어린아이들이 많이 읽는 권장도서이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너무 많은 세상과 암울함을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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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10살 아이가 받아들이기에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버거웠다.



취향이 다른 친구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세상에는 흥미로운 게 너무 많고 순간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친구에게 다른 방법을 말해주고 싶다. 되돌려보기가 때로는 작품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고 자신의 성장을 알려주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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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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