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뮤지컬 < 창문너머 어렴풋이 > [공연]

글 입력 2018.09.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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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창문너머 어렴풋이 포스터_온라인.jpg
 

시놉시스

불의의 사고로 꿈과 희망을 모두 잃어버린 천재 뮤지션, ‘창식’은 봉천동 음악다방 DJ로 활동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실의에 빠진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칩거하지만 그의 연인 ‘정화’는 창식을 포기하지 않는다. 한편 전국 록 밴드 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고수의 가르침이 필요한 ‘종필’과 친구들은 우연히 창식과 만나게 되고, 창식의 천재성을 단번에 알아차린 종필은 집요하게 가르침을 구한다. 그러나 차갑게 밀어내기만 하는 창식. 과연 종필의 순수한 마음이 좌절감에 빠져있는 창식을 구해낼 수 있을까? 멀고도 험한 도전의 길에 선 이들의 앞날은.....



산울림과 김창완 밴드, DJ와 배우로 잘 알려진 김창완의 음악을 뮤지컬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창문너머 어렴풋이>(작/예술감독 전상윤, 연출 강현욱)는 ‘너의 의미’, ‘아니 벌써’,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비롯한 김창완의 음악들로 이뤄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그를 뮤지션으로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추억을, 배우와 라디오 DJ로 기억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위로를 건네는 스토리로 구성됐다.

서울 봉천동 음악다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뮤지컬 <창문너머 어렴풋이>는 과거 혜성같이 등장했으나 불의의 사고로 모습을 감춘 천재 뮤지션 ‘창식’과 음악을 사랑하는 청춘 ‘종필’ 일행의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다. 우지원, 나현우, 엄태형, 박재한, 이설, 김빛나 등 총 12명의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해 생생한 라이브 연주를 보여줄 예정이다.




음악과 함께하는 재미와 행복


머리가 어느 정도 큰 후부터 지금까지 내 인생의 모토는 ‘재미와 행복’이다. 얼마나 재미있든 간에 일단 재미있다고 느끼면 행복하다. 힘이 솟는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음악이 없는 삶은 아무래도 상상하기 힘들다. 나의 인생의 모토에 묵묵하게 조력하는 오래된 동반자 같다.

음악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얼마나 깊이 아느냐의 지식을 떠나, 내가 그 음악에서 나와 맞는 흥을 찾아내고 감성을 일치시키고,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일 수만 있으면 음악이 주는 ‘재미와 행복’ 효과는 배가 된다.

특히 ‘나는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아왔나, 살고 있나?’ 의심을 가질 때면 음악은 항상 ‘걱정 말라, 확실히 그랬다’하고 슬그머니 사인을 보낸다.

*

어릴 때 클론이었나 코요테의 노래로 에어로빅(이라곤 하지만 율동에 가까운)을 배워서 재롱 잔치도 하고,
사랑하는 할머니가 노인대학에서 ‘꽃보다 아름다운 너’와 ‘어머나’를 배운다고 할 때는 할머니와 함께 손뼉 치며 박자 맞추며 연습하고,
고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느라 감독 선생님 몰래 주말 자습을 빼먹기도 하고,
새벽 중에 재지 팩트의 Always Awake를 들으며 잔잔한 혈기에 차 밤샘 공부를 하고,
가망 없는 짝사랑이 괴로워 혼자 코인노래방에서 슬픈 노래를 부르며 청승을 떨기도 하고,
새로운 학기의 시작, 상쾌한 노래를 들으며 아주 드물게 기분 좋은 월요일을 맞이하기도 하고,
4년 동안 밴드를 내 삶의 중심으로 두고 언제나 어디서나 항상 음악을 곁에 두고,
아르바이트에서 진상 손님에게 시달리고 멘탈이 조각난 밤,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달래고,
길을 걷다가도 마치 발리우드 영화처럼 갑자기 친구와 함께 노래를 곁들여 상황극도 하고,
유럽 여행을 갔을 때 친구와 듣던 노래를 들으며 그 때의 상황을 기억 속에서 꺼내 골라보기도 하고…….

*

언제든, 어디에서든, 어떠한 감정을 느꼈을 때든, 잘 되짚어 보면 거기에는 항상 음악이 함께 있었다. 없는 척하면서도 항상 옆에 있었다.

어떤 음악을 들으면 이미 지난 어느 시절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어떤 음악은 당장 힘이 들어 터질 것 같은 내 마음을 토닥이며 위로해주기도 한다. 어떤 음악은 지금의 나를 다정하게 타이르며 페이스메이커처럼 나의 자만하는 마음을 단단히 다잡게 해주었다.

지나치게 텐션이 올라가 있는 상태든, 지나치게 힘들어 한없이 침잠해있는 상태든, 이렇게도 저렇게도 불안정한 상태에서 내가 균형을 잡을 수 있게 해준다. 끌어내리거나 밀어 올려 준다. 재미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상태로 나를 슬그머니 옮겨다 준다.



기대되는 셋 리스트


셋리스트.JPG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 보니
한 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
어머니 코 고는 소리 조그맣게 들리네

(……)

어머니는 고등어를 절여놓고 주무시는구나
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 구이를 먹을 수 있네
나는 참 바보다 엄마만 봐도 봐도 좋은 걸

어머니와 고등어, 김창완


‘한밤중에~ 목이 말라~’라고 선창을 하면 누구든 ‘냉장고를 열어 보니~’라고 받아줄 정도로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 이 노래는 광고 CM송으로 처음 들었다. 우연히 보게 된 모 회사의 바나나 우유 광고였다. 바나나 우유가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장면이 당황스럽고 재밌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에는 생각 없이 흥얼거린 노래이지만, 이 글을 준비하며 산울림의 음악을 다시 찬찬히 들어봤다.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그대 길목에 서서
예쁜 촛불로 그대를 맞으리
향그러운 꽃길로 가면
나는 나비가 되어
그대 마음에 날아가 앉으리
아! 한마디 말이
노래가 되고 시가 되고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그댈 위해 노래 부르리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산울림


한마디 말이 노래가 되고 시가 되었다. 산울림의 가사는 현학적이라거나 빙빙 돌아 에두르는 것이 드물다. 단어의 뜻을 찾아보고 그 단어가 함축하는 의미를 또 찾고 또 찾지 않아도 된다. (물론 함축된 의미를 찾고 싶으면 찾아도 된다!) 음악을 단박에 직관적으로 자신의 삶과 겹쳐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 모두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산울림의 음악이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랑을 받아 온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오토바이로 기타를 타자
오토바이로 기타를 타자
오토바이로 기타를 타자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산울림


산울림의 원곡을 들으면 오토바이가 아니라 ‘오도바이’로 발음한다. 오도바이라니, 고향 어른들께서 ‘야야, 도마도 좀 먹고 가너라’라고 말씀하시며 토마토를 한 대접으로 가져다주시는 장면이 떠오르는 것은 또 왜란 말인가. 반갑고 정겹다 못해 미소가 나온다.

요즘의 노래들처럼 빈틈없이 깔끔하게 정제된 음악도 아니거니와 요즘에 비해서는 직설적이고 간소한 가사들이지만, 이런 투박하고 담백한 감성이 오히려 ‘힙하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시대만의 저돌적이고 풋풋한, 화려한 꾸밈없는 감성이 마음에 쏙 든다.

좋은 음악은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듣든 좋다. 어떻게 리메이크되든 여전히 좋다. 이 음악을 뮤지컬 <창문너머 어렴풋이>에서는 어떤 식으로 표현했을지 기대가 된다. 어느 편이든 좋을 것이다.



가버린 날들이지만 잊혀지진 않을 거예요



“김창완 선생님의 순수한 사운드를 재해석하는 것이 아닌 ‘재현’을 하고자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어 악기를 다룰 줄 모르는 배우들을 트레이닝하는 방식을 택했다. 뮤지션이나 전문 밴드가 나오는 다른 뮤지컬들과 차별화된 부분이기도 하다. 김창훈과 블랙스톤즈의 기타리스트이자 다방면으로 활동 중인 유병열 음악감독이 배우들을 수준급의 밴드로 성장시켜 뮤지컬 완성도를 높였다. 기대해도 좋다”

극단 써미튠즈


전문적으로 배운 적 없는 배우들을 트레이닝했다니, 이 뮤지컬을 보며 대학 밴드를 처음 시작했을 때를 떠올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 악기를 다룰 수 있는 친구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밴드 무경험자들이었다. 음악은 즐겨 들어 익숙하더라도 직접 만져보는 악기가 아직 익숙하지도 않고, 폼도 어리숙해서 태가 나지 않았던 친구들이 생각났다. 와장창 우당탕하는 불협화음이 왠지 당연했던 합주 시간, ‘음. 이건 다시 연습해서 다음 합주에서 할까?’ 새로운 곡의 첫 합주 날, 단 한 번의 합주 끝에 서로 어색하게 웃으며 다음을 기약했던 일, 모든 것이 착착 맞아떨어지며 서로 한없이 만족스러워했던 어느 공연 날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생각나면 들러봐요 조그만 길모퉁이 찻집
아직도 흘러나오는 노래는 옛향기겠지요
그런 슬픈 눈으로 나를 보지 말아요
가버린 날들이지만 잊혀지진 않을거예요
잊혀지진 않을거예요

창문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산울림


우여곡절도 많은 밴드 동아리 활동이었지만 ‘밴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은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다.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창문너머 어렴풋이>의 밴드맨들을 보며 나도 순수한 마음만 가지고 앞뒤 잴 것 없이 밴드를 하겠노라 뛰어들었던 순간으로 돌아가 보고 싶다. 밴드 친구들과 늦은 시간까지 동아리방에서 밴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던 순간으로 돌아가 보고 싶다.

연기도 연기이지만 밴드 음악을 준비하는 데에도 열심이었을 배우들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뮤지컬 <창문너머 어렴풋이>는 9월 22일부터 이어진다. 순수한 열정으로, 모두를 위로해 줄 무대를 보여 줄 그들을 어서 만나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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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너머 어렴풋이>
- 감성복구 뮤지컬 -


일자 : 2018.09.22(토) ~ 2018.11.04(일)

시간
화, 목, 금 8시
수 3시 8시
토 3시 7시
일, 공휴일 2시 6시
(월 공연없음)

장소 :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티켓가격 : 전석 60,000원

제작/기획 : 극단 써미튠즈

관람연령 : 만 7세이상
공연시간 : 100분

*

문의
극단 써미튠즈
070-4101-9013



 뮤지컬 소개 이미지_배우.jpg

 뮤지컬 창문너머 소개 이미지_장소.jpg
 

[심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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