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해피해피브레드, 나의 마니는 누구일까? [영화]

글 입력 2018.09.1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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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계가 아무리 죽었다지만 그들에게 특화된 장르가 한 가지 있다. 음식과 사람이 나오는 힐링 장르가 그것이다. '심야 식당', '리틀 포레스트' 등 따뜻하고 정갈한 음식과 그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 각자의 이야기는 다소 인위적 일지 모르나 싫지는 않다. 분위기에 취한다는 말이 있듯이 보는 사람마저 따뜻해지는 영상들은 잠시나마 기분 좋은 환상에 빠져들게 하곤 한다.

'해피해피 브레드'(원제: 행복한 빵)는 빵 굽는 남편 미즈시마와 커피 내리는 아내 리에가 홋카이도 츠키우라라는 시골 동네로 가서 카페이자 여관인 '마니'를 운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달과 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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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라는 이름은 리에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동화책인 '달과 마니'에 나오는 등장인물이다. 마니는 자전거를 타고 달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태워주는 일을 하는 소년이다. 어느 날 달이 마니에게 부탁을 한다. "마니, 태양을 없애줘. 같이 있으면 너무 눈이 부셔." 그러나 마니는 그 부탁을 거절한다.

"태양을 없애면 네가 사라져 버려. 그리고 네가 없으면 밤에 사람들은 길을 잃고 말 거야. 중요한 건 네가 빛을 받아서 너는 또 누군가를 비추는 거야."

리에는 자신을 항상 바라봐주고 곁에 있어주는 자신만의 '마니'를 찾고 싶어 했지만 어른이 되면서 점점 희망을 잃어갔다. 그러던 찰나 남편인 미즈시마가 츠키우라로 가자고 제안하며 그곳에서 다시 마니를 찾고자 한다. 그리고 '달'인 리에는 츠키우라에서 행복을 받고 다른 이들에게 행복을 나눠주는 일을 한다.



맛있는 빵과 '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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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마니'에는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가면서 세 부류의 손님들이 등장한다. 잘난 남자 친구에게 바람맞은 도쿄 여자와 시골에서 상경을 꿈꾸는 남자, 도망간 엄마로 인해 서먹해진 아빠와 딸, 마지막을 함께하는 시한부 아내와 그녀의 남편... 이들은 모두 각자의 고민과 상처를 가지고 카페 '마니'에 머문다.

여기서 리에 부부는 그들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단지 맛있는 빵과 식사를 대접할 뿐이다. 하지만 그 음식들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그 소박한 대접이 새 시작의 출발점으로 얼마나 훌륭한 역할을 하는지 모른다.

식사를 대접받는 손님들에게 공통점이 있는데 모두 자신의 빵을 상대와 나눠먹는다는 것이다. 젊은 두 남녀는 여자의 생일빵을 나눠먹고, 부녀는 호박 스튜를 빵과 함께 나눠먹고, 병든 아내는 생전 안 먹던 빵이지만 맛있다며 남편과 나눠먹는다. 이들은 서로가 서로의 달이자 '마니'이다. 서로 상대를 생각하고 상대가 행복해하기를 원한다. 그러니 자신의 빵을 나눔으로써 기쁨과 슬픔을 같이하며 하나가 되려는 것이다.


"달님이 있어서 마니가 있고
마니가 있어서 달님이 있네"

-병든 아내의 대사 中-

 


미즈시마와 리에와 '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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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가 여기 있으면서
억지로 웃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원하는 건 단 한 가지 뿐이야."

"그게 뭔데?"
.
.
.
"비밀이야."

-미즈시마가 리에에게-


리에는 자신의 '마니'를 찾으려 츠키우라로 왔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달'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줬다. 그리고 결국 '마니'는 가까운 곳에 항상 존재했었음을 깨닫는다. 나중에 리에는 남편 미즈시마와 빵을 나눠먹으며 말한다. "나, 드디어 내 마니를 찾았어." 더 이상의 설명이 없어도 알 수 있으니 둘은 함께 웃는다. 리에에게 있어서 '마니'는 항상 묵묵히 곁에서 그녀를 지켜봐 온 남편 미즈시마니까. 그리고 미즈시마는 리에에게 비밀로 해온 자신이 원하는 단 한 가지를 얻는다. 아내가 자신을 '마니'라고 생각해줬으면 하는 것. 둘은 서로의 달과 '마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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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많은 빵이 나오지만 가장 메인이 되는 빵은 깜빠뉴라는 프랑스 호밀빵이다. 깜빠뉴의 어원은 '빵을 나눠먹는 사람들'로 '동료' 혹은 '가족'을 의미한다고 한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나눠먹기 좋게 커다란 깜빠뉴는 따듯하고 정이 있는 카페 '마니'와 가장 잘 맞는 빵인 듯하다.

나의 마니는 누구일까? 서로를 채워주고 아껴주는 그런 사람. 가족일 수도 애인일 수도, 혹은 친구일 수도 있는, 그런 나만의 '마니'를 찾기 위해, 행복한 빵집 '카페 마니'는 항상 열려있을 것이다.


[송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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