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공연]

아무데도 갈 수 없는 사람이 어디로든 이동해버렸다.
글 입력 2018.09.0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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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주인공으로 참여해 기부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반신불수의 환자가 탈출하는 대소동이 일어난다. 환자의 주변인물에게 환자가 어디로 탈출했을지를 물어보면서 사건의 전말을 파헤친다는 내용의 연극이다.

'아무데도 갈 수 없는' 사람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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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이런 부류의 문화는 즐기는 편은 아니다. 물론 이야기 속에 어떤 교훈이라던가 감동적인 것이라던가 무언가 우리의 삶이 담겨있기야 하겠지만, 순수하게 시간을 쏟는 일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 편이다. 왜냐하면 내 삶을 살기에도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해왔다.

책을 읽을 때나 영화를 보기 전에는 최대한 차분하고 음울한 인상을 주는 제목을 고른다. 그것이 좀 더 인간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고, 내 삶의 밑바닥을 드러다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서다. 보통 사람이라면 우울해진다고 하지 않을 선택을 주로 하는 편이다.

내 남자친구는 반대다. 그는 대중적인 취향을 가져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광하는 SF판타지, 액션 영화를 좋아하고 유명하고 인기있는 영화를 좀 더 보고 싶어한다. 내가 보고싶어하는 영화는 같이 봐주지 않는다. 내가 흥미있어 하는 연극도 티켓을 받을 수 있는데 같이 갈래? 제의를 하면 딱히 내키지 않아한다. 우울해지는 것을 싫어하고 최대한 밝게 살아가려고 한다. 그의 긍정적임이 부러운 한편, 어쩌면 나와 취향이 같지 않아서 우리가 이렇게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둘다 우울한 사람이었다면, 늘 서로의 존재를 의심하고 서로의 의미를 끝없이 따지는 방식으로 우리의 관계는 지독한 매너리즘에 빠지고 말았을테니까.

남자친구와 1년 넘게 사귀면서 이런저런 가벼운 문화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월드컵이나 아시안 게임에서 중요한 결승게임을 함께 보면서 치맥을 하는 평범한 삶이 나에게 가능해졌다. '축구' 역시 '오! 당신이 잠든 사이'같은 뮤지컬처럼 나에겐 시간을 때우는 여흥일 뿐 시간을 내서 봐야 하는 것은 아니었었다. 그런데 그와 사귀면서 그런 가벼운 것들을 조금씩 접하면서,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시간을 이렇게 보내도 내 삶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오히려 그것이 함께 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어쩌면 더 의미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알았다.

내가 혼자였으면 절대 초대받지 않았을 뮤지컬을 남자친구와 함께 가기로 신청했다. 아트인사이트에서는 나에게 그런 여유를 준다. 꼭 치열하게 살아가지 않아도, 굳이 매순간 최선을 다해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나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고 조금은 외면해도. 너의 삶은 아무런 영향도 없다는 것을. 나의 삶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임을 이렇게 또 알게 된다.





<기획 노트>


2005년 초연을 시작으로 지난 13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연우무대의 스테디셀러 창작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가 총 22명의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오는 8월 31일 막을 올린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 <그날들>, <형제는 용감했다> 등 다수의 히트 작품을 만들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을 연출하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장유정 연출가의 데뷔작으로 2005년 초연 이래 소극장 뮤지컬 최초로 제12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 작사/극본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창작 뮤지컬임을 입증했다. 이후 13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3,300회 이상 공연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전국 40여 개 도시를 방문하는 등 스테디셀러 뮤지컬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대학로 필수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크리스마스 이브, 가톨릭 재단의 무료병원을 배경으로 반신불수 환자 최병호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시작되는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병원장 베드로가 병원 내 주변 인물들을 만나며 그의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등장인물 각각의 숨겨진 사연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따뜻한 감동과 웃음을 전하는 힐링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남녀노소 모든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다.

이번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공연에서는 2017년 시즌에 참여했던 우지원, 강하나, 이소희, 최소영 배우를 비롯해 조훈, 권성민, 손형준, 신재열, 김진철, 추연성, 주민진, 임두환, 박강람, 이예지, 최엄지, 신나리, 김세라, 조가비, 임예진, 금보미, 박찬양, 김예린 배우가 새롭게 합류해 더욱 완성도 높은 호흡을 만들어 낼 예정이다. 특히 최근 <배니싱>,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컨설턴트>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대학로의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주민진 배우는 2012년 본 공연의 닥터리 역할로 참여한 이후 6년 만에 같은 역할로 다시 참여해 많은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의 프로듀서인 연우무대 유인수 대표는 "하나의 공연이 13년을 이어올 수 있게 만들어 준 관객 여러분께 감사 드리며 가족, 연인, 친구들이 함께 보며 힐링할 수 있는 뮤지컬로 앞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며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오! 당신이 잠든 사이
- 연우무대 첫 번째 뮤지컬 -


일자 : 2018.08.31(금) ~ 2019.02.24(일)

시간
화, 목 8시
수, 금 4시, 8시
토 1시30분, 4시30분, 7시30분
일 2시, 5시30분
(월 공연없음)

*
08/31(금), 09/05(수), 09/07(금) 8시
09/01(토), 09/02(일), 09/24(월), 09/26(수) 2시, 5시30분
09/23(일), 09/25(화) 1시30분, 4시30분, 7시30분
09/27(목) 공연없음

장소 :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4관

티켓가격
전석 45,000원

제작/기획
연우무대

관람연령
만 9세이상

공연시간
110분




문의
연우무대
02-744-7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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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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