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쓰는 편지] 사회생활

프로불편러
글 입력 2018.08.2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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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회에 나와 처음 들은 말,
"네가 예민해서 그래"였습니다.

대학교 현장실습으로 직장이라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눈치 없는 신입이었는지
나는 어떤 이에게 미움 아닌 미움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나만 느끼는 불편함인 줄 일았지만
점점 주변 이들도 나에게 "괜찮아...?"라며 위로하거나 안쓰러운 말투로 대했고

불편함을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묵인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내가 오기전 그런 작은 미움을 받았던 친구가 한두 명 정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느끼지 못한 유치한 분위기를 느끼는 게 사실 너무 웃기고 쇼킹했습니다.

'왜 이렇게 나를 신경 쓰시는지 남을 싫어하면 내 마음이 더 지옥인데...'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있었지만

누군가가 듣고 제2의 내가 생겨나지 않게 제지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제가 불편함을 호소하자 저를 위로하는 말투도 안쓰러운 표정도
"네가 예민하다"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아... 이래서 사회생활이 힘들구나...
21살 나에게는 너무 어려웠고
배신감도 들고 사람들의 이중성에 소름이 끼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점점 수긍했습니다.
내가 예민했던 걸로 하기로 했고 그 후에는 자책도 하고 2년 정도 지난 지금도 마음에 꽁꽁 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다가는 화병이 날 꺼 같아 프로불편러가 되기로 했습니다.

내가 예민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예민한 나에게 조심하지 못한 것이 잘못이고
나는 예민하기보다는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으로 남기로 했습니다.

만약 직장에서 이런 일들이 생긴다면
본인 탓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탓이어서 밤마다 깊게 빠지는 고민보다.
남탓 세상 탓하면 서 맘 편하게 살아요 우리


[이채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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