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당신의 사랑의 색은 무엇입니까?_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글 입력 2018.08.0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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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열렸던 '샤갈 특별전_영혼의 정원'에서 그의 영혼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예술의전당에서 진행 중인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의 영혼 중, '사랑'이라는 부분을 좀 더 집중해서 느껴볼 수 있었다. 전시장에 입장하기 전부터, 이번 전시회는 우리에게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당신에게 사랑의 색은 무엇입니까?"

'사랑이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은 종종 했었지만, 사랑의 색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사랑이란 것에 대한 막연한 감상과 느낌만 있었을 뿐, 그 사랑이란 것에도 여러 색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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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초입에서부터 느낄 수 있듯이,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키워드는 바로 샤갈의 '사랑'과 '색'이었다. 그는 주변의 수많은 것들을 사랑했다. 그의 뮤즈 벨라와, 동물들, 종교를 포함한 다양하고 수많은 것들을 사랑했다. 그리고 샤갈은 이에서 더 나아가, 그가 사랑한 것들을 그의 그림으로 표현했다. 이 덕분에 그의 그림은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필터가 적용되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색채를 보여 준다. 그의 판화가 보여주는 '재치'와 샤갈 특유의 '터치감' 또한 흥미로웠지만, 역시나 그의 채색이 보여주는 아우라는 과연 압도적이었다. 샤갈이 보여주는 색채의 마술 앞에 서면, 그 그림에 대한 분석과 생각을 멈추고 그저 멍하니 감상하게 된다. 마치 그가 보여주는 색채의 향연 속에서 함께 부유 하듯이 말이다.

추상적인 것을 사람들에게 시각적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공연예술에서 '색'은 매우 효과적이고 중요한 도구 중 하나이다. 따라서, 색을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고 적재적소에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에게 전하는 감동의 깊이가 결정된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샤갈이라는 화가가 보여준 이러한 색감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공연을 올릴 때, 그가 보여준 색의 감동을 떠올리며 '색'이라는 극적 장치를 소중히 다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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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 예술의 뮤즈, 내 사랑 벨라. 그댄 세상을 떠났지만 내 그림 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쉬리라."

- Marc Chagall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소름이 끼쳤던 순간은, 샤갈과 벨라에 대한 영상 예술을 본 후 위의 글귀를 마주한 순간이었다. 그가 벨라와 행복했던 순간에 그린 그림을 보면, 정말 말 그대로 그의 영혼의 색이 만개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보여준 색채의 향연은 매우 다채로웠고 또 아름다웠다. 그가 보여준 이러한 '사랑의 색'을 보면, 그가 얼마나 벨라를 사랑하였는지를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전시회 중간에 있는 한 영상예술은 이런 샤갈과 벨라의 이야기를 샤갈의 그림으로 편집하여 보여주었다. 이렇게 둘의 사랑에 감동을 받은 직후에 마주하게 된 위의 글귀는 나도 모르게 그 글귀 앞에서 걸음을 잠시 멈추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글귀를 본 뒤, 보게 된 '벨라의 책'이라는 전시를 보게 됬다. 이전에는 샤갈의 사랑에만 집중했었는데, 이렇게 그가 사랑했던 벨라의 책을 보다 보니 그녀에게도 집중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당시의 억압적이고 어두운 사회 속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책을 남긴 그녀 또한 멋진 예술가였다. 결국 샤갈이 보여준 아름다운 채색은 샤갈과 벨라라는 멋진 두 예술가가 만나 만든 사랑의 색이었던 것이다. 이런 벨라 둘의 사랑은 그 어느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극적인 사랑 이야기 보다도 감동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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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우리들이 부끄럼 없이 사랑이란 말을 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예술의 참다운 정신은 사랑에 있다."

- Marc Chagall


 샤갈의 그림이 아름다운 색채의 조화는 어쩌면 그가 '사랑'이라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덕분에 나온 마술일지도 모른다. 그가 보여준 '색채의 마술'은 '사랑의 마술'이자 '예술의 마술'이었던 것이다. 흔히들 이런 말을 하면 낯 간지럽다며 부끄럽게 여긴다. 나 또한 사랑이란 것을 말함에 있어 종종 부끄러움을 느끼곤 한다. 때문에, 이처럼 순수하게 '사랑'이란 것을 말하고 표현하는 샤갈이, 그리고 그의 그림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진다. 어쩌면 샤갈은 진정으로 사랑을 했기 때문에 부끄럼 없이, 그리고 망설임 없이 사랑이란 것을 말하고 그렸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진정한 '사랑꾼'이었던 샤갈. 그가 보여준 사랑의 색은 바쁘고 각박한 사회 속에서 메말라가는 우리들의 마음 또한, 한 순간 이더라도, 부드럽고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준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그림과 색을 사랑하고 이를 찾는 것이다. 이를 보면, 우리 모두의 내면 깊은 곳에는 '사랑'에 대한 본능적인 애정이 있는 것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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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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