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랑과 시대를 그린 화가 마르크 샤갈

유대인 화가 마르크 샤갈
글 입력 2018.08.0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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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jpg
 

별명이 많은 화가 샤갈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샤갈 전이라고 해서 가장 유명한 그림을 떠올리면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하지만 이번 샤갈전은 "연인들"이라는 유명한 유화 작품 보다 판화나 드로잉 또는 오브제를 사용한 전시와 디지털로 리바이벌된 대작 등 많은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전시에서는 샤갈의 사랑과 샤갈의 불우한 어릴 적 환경 당시 시대적 배경인 유대인 박해, 나치 등 많은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작품의 시작 그리고 마지막

유대인 박해, 종교적 메시지를 그린 그림은 샤갈 전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샤갈은 사랑하는 벨라에 대한 그림도 많이 그렸지만 벨라를 만나기 전과 벨라와 떨어져 있을 때 벨라가 죽은 후에는 종교적 의미를 갖거나 유대인의 시대적 상황을 그린 그림을 주로 그렸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은 기도, 비테프스크 위에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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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1948)


1910년 샤갈은 22세 파리에 도착하여 10년간 아방가르드 화풍을 만나게 됩니다. 야수파의 색채와 큐비즘적 요소를 흡수한 샤갈은 이 그림에서 러시아계 유대인들의 시대적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아방가르드 화풍에 영향을 받아 정확한 사물의 표현보다는 느낌과 관념적인 부분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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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테프스크 위에서 (연도미상) 현장사진


하늘을 떠다니는 늙은 남자는 방황하는 유대인(the wanderring jew')을 묘사했고 디아스포라(조국을 잃고 타국에서 방랑함)를 자조하는 핵심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샤갈은 유대인의 시대적 배경을 언급하며 자조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그려내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까지 묻어 나오는 작품을 남겼습니다. 샤갈은 여러 버전의 비테프스크 위에서를 제작했습니다. 이때마다 하늘을 떠다니는 모티브가 자주 등장합니다.

전시회를 가시면 90%가 이런 이야기를 나타낸 그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색채의 마술사, 사랑의 화가라 불리는 샤갈은 독실한 유대교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 그 자체가 그림에 베여있습니다.



연인들

연인들(1937).jpg
 

세기의 사랑꾼인 샤갈은 사랑 덕분에 희대의 역작을 아주 많이 남겼습니다. 샤갈이 사랑을 노래하는 그림을 그릴 때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색채와 반짝거리는 유화들이 그저 감탄스러움만 내뱉을 정도입니다.

이 작품은 1937년에 제작되었는데, 그 해는 샤갈에게 있어 기념비적인 한 해였습니다. 몇 년 동안 허락되지 않았던 프랑스 시민권을 얻게 되었기 때문인데 샤갈은 이 행복한 사건을 작품 속 색채로 들어냈습니다. 작품 전체에 넘쳐나는 파란색, 빨간색, 휜 색은 당시 그가 살고 있던 프랑스의 국기 색깔입니다. 샤갈은 "나의 고행, 나의 예술이 뿌리내린 토지는 비테프스크였지만 나의 예술은 나무가 물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파리를 필요로 했다 ."라며 프랑스를 정의했습니다.

작품을 실제로 보신다면 두터운 물감이 돋보이실 수 있습니다. 과감하게 칠해진 붓 터치를 보면 사랑의 그림 속에서도 시원함을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꽃들은 인물들과 배경을 구분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 기법은 샤갈이 그동안 과슈화를 그리면서 사용했던 기법들을 적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샤갈은 꽃다발이야말로 사랑하는 연인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꽃다발은 사랑을 위해 보금자리를 검사버튼 삭제버튼 마련해주고 있는 것은 샤갈의 이러한 생각에서 기인했다고 합니다. 또한 뿌리를 내리고 있던 땅에서 뽑혀 꽃병에 담겨있는 꽃은 고국 없이 방랑하던 그의 심정을 암시합니다.



역사적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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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본 후에는 역사적 아픔을 되돌아본 기분이었습니다."나치","유대인 학살"등 사실 내가 살고 있는 현대와 너무나도 괴리감이 느껴졌습니다. 학교에서 세계사라는 과목으로 배운 게 전부인데 막상 그 시대에 살던 작가의 작품을 보면 너무나도 아픈 색상과 너무나도 아픈 선들이 하나를 이뤄서 시대적 배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제가 감히 그런 감정을 전부 이해하기에는 어렵지만 교과서에 실린 자료들보다 더욱 공부가 된 것 같습니다. 역사적 사실은 공부해서 얼마든지 습득할 수 있지만 그들의 암울하고 슬펐던 시대적 감정은 이번 전시회에서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왔습니다.


[이채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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