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마르크 샤갈 특별전 –영혼의 정원展', 샤갈이 사랑했던 것들. [전시]

글 입력 2018.06.0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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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정원(0818 최종).jpg


샤갈이라는 화가의 이름을 듣게 되면, 중학교 때 도서관에서 보았던 큰 그림 동화책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아마 그 책을 통해 샤갈의 이름을 처음 접했던 것 같은데, 그때 보았던 샤갈 작품의 푸르고 몽환적인 색감들, 그리고 예쁜 색깔을 쓴 피카소 같다고 느꼈던 나의 기억들이 지금도 선명하게 다가온다. 내게 강한 인상을 준 느낌처럼, 샤갈은 그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 안에서 독특한 색감과 구도를 사용하였지만, 그것들을 모두 한 작품에 아우를 수 있는 화가이다.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꿈, 우화, 종교/ 전쟁과 피난/ 시의 여정/ 사랑이라는 4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작품을 접할 수 있었는데, 특히 1부 꿈, 우화, 종교 부분의 작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흔히 알고 있던 샤갈의 대표작과 달리, 동판화적 기법과 에칭 기법이 사용된 작품들에서 샤갈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 2부에서는 샤갈의 친구이자 작가인 앙드레 말로의 작품 ‘대지에서’ 속 삽화들을 관람하며 샤갈의 다양한 작품활동을 눈여겨볼 수 있었다. 3부 시의 여정은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이 갔던 구성인데, 희로애락이 담긴 인생을 표현하고자 한 샤갈의 석판화 시리즈가 전시되어 있었다. 샤갈의 석판화를 처음 접했을뿐더러, 다양한 감정을 드러내는 그의 표현 방식과 색감이 굉장히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 4부 사랑에서는 샤갈의 아내 벨라를 향한 사랑을 표현한, 따뜻한 분위기의 작품들과 샤갈의 주요 소재들이 표현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를 관람하면서 가장 눈길이 갔던 점은, 샤갈의 작품에 나타나는 소재와 키워드였다. 샤갈의 작품에서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볼 수 있었고,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의 소재가 기억에 남는다.



동물


10]길 위에 붉은 당나귀 Red Donkey on the Way.jpg


샤갈의 작품에서는 동물이 자주 나타나는데, 그 중에서도 수탉과 당나귀를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다. 샤갈이 동물을 주요 소재로 사용한 이유를 생각해 보았는데, 그의 고향에서의 기억이 많은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샤갈은 ‘러시아 마을’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유년기의 기억을 나타내는데, 어렸을 때 살았던 곳에 대한 그의 향수가 다양한 동물들을 작품 속으로 불러오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제로 이러한 동물들은 단순히 동물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의인화된 사람의 이미지 역시 나타낸다고 한다. 인간의 얼굴을 한 동물들의 이중적인 이미지를 통해서, 샤갈은 내면의 세계 혹은 그의 자화상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6]붉은 배경의 꽃다발 Bouquet of Flowers on Red Background.jpg


샤갈의 유명한 소재로 자주 거론될 정도로, 꽃은 샤갈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상이다. 샤갈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꽃의 이미지는 전시장에서 가장 오랜 시간동안 감상했을 만큼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었다. 섬세하기보다는 강한 붓터치로, 독특한 색감으로 표현되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이미지가 더 깊은 인상을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붉은 배경의 꽃다발> 역시 다양한 색감의 꽃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나타나며, 신혼부부의 사랑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다. 초기에 샤갈은 꽃을 장식적인 이미지로서 주로 사용하였으나, 남프랑스 프로방스에 정착한 이후로부터는 꽃을 독립적인 모티브로 사용하며, 색채의 향연을 마음껏 표현하였다.



사람


4]두개의 파란 옆모습 이중초상과 빨간 당나귀Two Blue Profiles and a Red Donkey.jpg


샤갈의 작품에서 나타난 여러 모티브 중에 가장 흥미롭게 보았던 것은 바로 사람이었다. 왜냐하면 샤갈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하였던 작품 <붉은 배경의 꽃다발> 역시 작품 제목도 꽃다발이고, 작품의 정가운데에 꽃다발이 표현되어 있지만 그 뒤에 아주 조그맣게 사람이 등장한다. 이는 그의 다른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소재가 주요하게 다루어져도, 항상 작품의 어느 공간엔 사람이 자리하고 있다. 샤갈은 그의 아내 벨라를 굉장히 사랑했으며,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다수 표현하였는데, 이러한 그의 애정은 비단 아내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그려진 그의 작품을 들여다보면서, 인간에 대한 그의 따뜻한 시선과 애정어린 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샤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작품을 직접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아트인사이트를 통해 <마르크 샤갈 특별전 –영혼의 정원展>을 관람하면서 어린 시절들의 기억을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샤갈의 작품세계를 조금 더 집중해서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샤갈의 모티브를 찬찬히 살펴볼 정도로 집중했던 이번 전시를 통해 샤갈이라는 인물에 더 관심이 가게 되었고, 이번 여름 곧 방문하게 될 샤갈의 마을 생폴드방스 역시 기대가 된다.



김현지.jpg

 
[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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