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 그거요? 도시에 두고왔어요. [공연]

글 입력 2018.05.2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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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에 있는 작은 섬, 자라섬은 경기도 가평에 있는 자라섬은 ‘자라처럼 생긴 언덕’이 바라보고 있는 섬이라 하여 ‘자라섬’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자라섬은 캠핑으로도 유명하지만 2004년부터 열리고 있는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에 1회를 맞은 자라섬 포크 페스티벌은 유명한 재즈페스티벌의 명분을 잇기에 충분한 페스티벌이었다.

무조건 신나고 사람이 북적거리고 파티 분위기가 나는 페스티벌만 페스티벌이 아니라 포크, 인디 음악도 이렇게 페스티벌로 신나게 승화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또한, 많은 관람객을 위해 가평역에서부터 표지판들을 곳곳에 설치해 어렵지 않게 자라섬으로 갈 수 있었다. 버스, 택시를 타도 좋지만 걸어가면서 보지 못했던 가평의 이곳저곳을 볼 수 있기에 걸어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걷기에도 충분한 거리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줄지어 걸어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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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섬 초입에 도착하니 다양한 관계를 지닌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친구, 연인, 가족 등등. 가평 인근에 사는 주민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자라섬으로 모여들었다. 공연 시간이 늦춰진 것이 감사했다. 그 전에 충분히 둘러 보고, 맛있는 음식들을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돗자리를 들고 갔기에 알맞은 자리에 핀 다음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바람이 쉼 없이 불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는 돗자리가 행방불명이 되기 일쑤였다. 뮤지션들도 바람에 속수무책이었다. 계속해서 날리는 머릿결이 공연을 방해했다. 하지만, 이 바람마저 없었으면 더워서 금방 지쳤을 것으로 생각하니 문뜩 바람이 고마워졌다. 그리고 점점 해가 지면서 바람도 잔잔해져서 공연 보기에 최적 날씨라 생각했다.

사실, 이번이 1회라 그런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주최 측은 공연 하루 전에 가수 장필순의 공연이 취소되었음을 공지했다. 아니 통보했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어떠한 설명도 해주지 않고, 단순히 공연이 취소되었다는 통보를 일방적으로 내렸다. 아무리 1회를 맞는 신생 행사라 하더라도 이것은 매너와 예의의 문제라 생각했고, 관객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여기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 점이 찝찝하여 두 번은 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페스티벌은 제목처럼 포크 페스티벌이기에 잔잔하면서도 여유롭게 즐기기 좋았다.

두 번 다시는 이러한 불찰이 생기지 않도록 주최 측은 신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시는 '처음'이라는 이유로 용서를 바라다가는 아무도 모이지 않는 파리만 날리는 페스티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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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에는 자전거 탄 풍경, 송창식, 신현희와 김루트 등이 참여했다. 모두 실제로 보고 들으니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들이었다. 특히 평소에 신현희와김루트의 노래에 흥미를 갖지 않고 있던 나로서는 보컬의 노래 실력에 놀랐고, 관중들과 소통하며 공연하는 모습에 반하였다. 또한, 단순히 관중들을 보편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연령대와 성별을 고려하여 맞춤형으로 말을 하는 것과 같은 사소한 배려에 더욱 즐거웠다. 대자연과 어우러지는 자라섬 포크 페스티벌은 무르익어 가고 사람들은 누워서 듣기도 하고, 일어서서 춤추며 감상하기도 하며 다양한 자세로 공연에 흠뻑 빠졌다.

오후에는 햇살이 구름 사이로 나와 우리에게 햇빛을 허락하였다. 조금 따갑긴 했지만, 많이 불던 바람에 추워진 우리의 몸을 녹여주기라도 하듯 바람과 해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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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공연에 먹을 것이 빠질 수 없다. 맥주, 칵테일뿐만 아니라 닭강정, 닭꼬치, 와플, 큐브 스테이크 등등 먹고 즐기는 맛을 잃지 않았다. 잔뜩 음식을 사와 돗자리에 깔고 공연을 즐기기 시작했다. 공연에는 라인업의 영향 때문인지 어르신들이 많이 오셨다. 거의 자전거 탄 풍경, 송창식 님의 공연을 보기 위해 자리하신 듯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함께 공연을 즐겼고, 자라섬의 풍경에 빠지기도 했다. 가끔은 돗자리에 짐을 두고 본격 자라섬 관광을 떠나기도 했다. 드높은 산, 더 높은 하늘과 함께 강의 너울거림을 보면서 한없이 평화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스트레스와 고민은 도시에 두고 왔기에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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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 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추위가 찾아왔다. 이러한 페스티벌이 처음인 우리는 추위에 당황했고, 서둘러 짐을 챙겨 집으로 향했다. 모두 기차를 예매했는지, 매진된 기차에 몸을 실은 우리는 서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잠깐의 평화로움을 잊을 수 없었다. 날씨마저 우리의 평온함을 응원하듯 완벽했던 그 날은 행복감에 젖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5월은 축제의 막을 여는 달이다. 다양한 축제와 행사들이 우리를 이끌고 있고, 우리는 못 이기는 척 따라가면 된다. 그리고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보편적인 가정은 가족을 의미한다. 부모님, 그리고 형제자매들로 이루어진 가족. 하지만 그 가정의 범위를 넓혀보면 어떨까? 친구, 연인, 지인 등등으로. 우리는 이렇게 함께 모여 살고 더불어 살아간다. 모두가 힘든 삶을 살고 있지만, 가끔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조금이라도 그 짐을 덜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기회가 5월부터 시작된다. 가까운 곳, 먼 곳, 유명한 행사, 재미없는 행사 모두 괜찮다. 우리는 함께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그저 잠깐이라도 머릿속에 쌓여있던 고민을 도시에 내팽개치고 떠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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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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