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 시대 추억의 바람이 다시 불어오다 -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글 입력 2018.05.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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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오는 곳 - 성수 포스터.jpg
 

날씨가 좋았던 5월의 금요일,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관람하러 뚝섬을 다녀왔다. 故김광석을 기리며 제작한 공연이기에 뭔가 그의 노래에 익숙해지고 나서 관람해야할 것 같았다. 그의 대표곡을 들으며 지하철 2호선을 탔다. 창 밖에 해가 지는 어스름한 노을빛이 얼핏 보였는데 서정적인 그의 노래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synopsis

바람 밴드가 20년만에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다시 부른다.

바람 밴드는 1990년대 중반 대학의
한 동아리방에서 시작했다.
이풍세 등 5명이
노래에 대한 열정만으로 뭉친 것이다.

캠퍼스의 낭만이 살아 있던 시절,
이들은 그 안에서 사랑을 하고 노래에 대한
꿈을 꾸며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다.

하지만 각각은 바쁜 일상에
파묻히고 꿈이 흐려진다.

그리고 1996년 1월 6일,
김광석은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공연 내내 엄마와 아빠 생각이 났다. 젊은 날 8-90년대를 살아간 나의 부모님은 김광석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열심히 아름다운 미래를 그렸을까? 김광석이 우리 아빠의 성격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김광석은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무엇 때문에 고난을 겪었을까, 인생의 어느 부분에서 행복을 위한 ‘끓는점’을 찾았어야 했을까하는 궁금증만 쌓여갔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행복을 위해서 원하는 것을 쟁취하려고 하고, 노력하는데 그 과정이 왜 즐겁지만은 않은지에 대해.

물론 평탄한 것은 없다. 울퉁불퉁한 길이 끊이지 않고 오르막길이 있다면 내리막길이 있다는 게 두렵기도 하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살아오면서 심적으로도 힘든 일이 있었을 것이고 훌훌 털고 일어난 적도, 펑펑 울어버린 적도 있었다. 뮤지컬 작품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결국 사람들의 고민은 비슷한 맥락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바람 공연 사진 8.JPG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中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뮤지컬 넘버는 어쿠스틱한 박자와 멜로디여서 통통 튀고 듣기에 편안했다. 김광석의 노래 자체가 줄거리가 된 뮤지컬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소극장이어서 그런지 틈틈이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도 있고 공연 곳곳에 숨겨진 유머들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게 했다. 뮤지컬 배우들의 연기와 김광석 노래의 감성 매칭이 너무나 적절하기 때문에 감동이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필자는 공연을 보면 부정적인 모습보다 긍정적인 모습을 더 많이 보게 된다. 어쿠스틱 뮤지컬이라고 해서 막상 보면 2시간이 시시하다는 느낌도 들기 전에 끝나버린다고 해야 할까?


김광석2.jpg
故김광석의 모습


tvn 응답하라 시리즈 3에 주인공이 김광석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 이 뮤지컬은 역시나 그 세대였던 우리 부모님의 청춘을 다시 불러 모으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8-90년대를 살아온 청춘들에게 정말 추천하는 공연일 뿐만 아니라 신세대에게는 본인이 바라는 어른의 삶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하는 시간이었다. 난 아직도 답을 내리지 못했다. 아니, 쉽사리 답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젊음은 내가 느끼는 한 계속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춘을 위해서라면 무조건 걱정 없이 사는 것도, 걱정만 하면서 사는 것도 시간을 길에다 버리는 것이라는 일이라는 것은 알게 되었다.

꿈을 좇아 청춘을 살아봤다면 꼭 한 번 보아야 할 뮤지컬이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부모님과 다시 보고 싶을 정도이다. 공연이 끝난 후 성수동의 느낌 있는 골목길을 돌아보며, 귓가에는 김광석 노래가 맴돌았다. 여운을 즐기며 집에 돌아오니 어느새 밤공기는 차고, 달은 떠있었다.


웹전단.jpg
 

바람이 불어오는 곳
- 어쿠스틱 뮤지컬 -


일자 : 2018.05.04(금) ~ 06.01(금)

시간
화, 수, 금 저녁 7시 30분
토, 일, 공휴일 오후 4시

*
5월 7일(월), 5월 22일(화) 오후 4시
5월 8일(화) 공연없음

장소 : 성수아트홀

티켓가격
R석 45,000원
S석 35,000원

주최
성동문화재단

주관
성수아트홀, LP STORY

관람연령
만 7세 이상

공연시간
120분



문의
성수아트홀
02-2204-7563





정수진.jpg
 
 
[정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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