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인간과 사랑에 빠진 대가, 연극 '처의 감각'

글 입력 2018.04.1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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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사랑에 빠진 대가
연극 <처의 감각>


지난 주, 남산에 위치한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2018시즌프로그램인 연극 ‘처의 감각’을 관람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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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옥 작가의 희곡 <처의 감각>은 2016년에도 남산예술센터에서 고선웅 연출가의 각색 아래 <곰의 아내>라는 제목으로 공연된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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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해, 2018년 연출가 김정이 강렬하고도 사실적인 표현을  더해 <처의 감각>이 다시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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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방문해보는 남산예술센터의 무대.

무대 주위를 관객들이 둘러쌓아 앉아 공연을 좌, 우 에서 관람하는 독특한 형태의 구조는 일반적인 무대 구조와 달라 독특하면서도 공연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가져다 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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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의 감각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산속에 살던 여자아이가 어느 날 길을 잃어 홀로 동굴로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 곰을 만나게 된다. 곰을 만나 그의 새끼까지 낳으면서 곰의 아내로 살아가던 그녀는 어느 날 찾아 온 사냥꾼에 의해 새끼를 잃게 된다. 그 후 우연히 숲에 길 잃은 인간 남자와 만나게 되고 그 남자와 인간세상에 내려와 아이까지 낳고 살게 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사회생활로 인해 아내와 자식을 버리고 자신의 순수한 감정을 찾아 전 여자친구를 만나러 떠난다. 그렇게 인간의 잔인한 본성을 깨닫고 버려지게 된 여자는 결국 아이들을 죽이고 곰인 남편을 찾아 다시 동굴로 떠난다.
 
'곰 '과 '인간' 가족의 삶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인간'의 존재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되묻게 한다.

과연 인간다운 것이란 무엇일까. 왜 그녀는 다시 곰을 찾아 동굴로 돌아간 것일까? 결말 역시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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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그녀의 마지막 대사.

"당신은 내 아내였지요.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다가 남김없이 빼앗기고 쫓겨나야 했던,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사람. 이제 나도 당신의 자리에 있어요. 세상에서 제일 약한 사람이 되었어요. 당신에게서 전해져 온 감각으로. 당신에게 가는 길을 찾고 있어요. 조금만 기다려 줘요"
 
곰 하면 크고 굳센 강인한 동물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런 곰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았을 때도 과연 곰은 끝까지 강인하고 굳센 모습일까? 곰도 모든 것을 빼앗게 되면 한없이 나약한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인간을 사랑한 대가로 모든 것을 잃은 곰처럼 여자 역시 모든 것을 읽어버린 세상의 약자가 되어버렸다. 자신이 곰과 같은 위치였음을 깨닫고 동굴에서의 삶을 살기로 택한 그녀.

그렇게 곰과 여자는 비록 약자지만 자신들의 자유로운 삶을 택해 동굴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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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배우 : 윤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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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역의 무용수 윤가연이 표현하는 곰의 몸짓과 인간의 모성애가 극에 몰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그녀가 이번 작품이 첫 연기임데도 불구하고 대사의 전달력이 무용과 잘 어울려져 무용 전공인 나 역시 본받고 싶은 부분이였다. 이번 <처의 감각>에서와 같이 앞으로도 무용분야의 예술가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인간의 본성,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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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인간의 본성은 선할까 악할까. 결론적으로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악한 본성은 불행한 삶을 초래 할 수도 있다는 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사에는 물론 다양한운도 존재한다. 그러나 인생사에서 결정을 내리는 우리의 선택에는 감각적 욕구를 배제한 도덕적 능력인 우리의 선천적인 본성이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 마음가짐에 따라 내 인생의 기차가 과연 어느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것일지 알 수 있지 않을 까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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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아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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