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쁜 사탕같은 책, < 카피공부 >

카피라이터들의 필독서 리뷰
글 입력 2018.04.0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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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카피공부: 매일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책입체 윌북 카피공부.jpg
 
핼 스테빈스 지음
이지연 옮김
윌북





카피공부를 읽게 된 계기 : 강렬한 표지와 기대

 제목이 카피공부이지만 표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요소는 시각정보였다. 강한 색채 대비와 큰 원형 이미지가 눈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주제가 카피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어쩐지 강렬한 느낌의 이 책이 나의 글쓰기에 관한 고민을 해결해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었다.


<카피공부>의 부제 : "매일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세상에 언어가 사라진다면 사람은 멸종할지도 모른다. 의사소통의 매개인 언어는 생활에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도구다. 그런 언어를 가장 첨예하게 다루고 만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직업인 카피라이터들의 오래 된 필독서인 책이기에, 그 어떤 책보다도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생각이었다.


<카피공부>를 읽으며 : 지하철에서

 학교를 가려면 지하철과 버스를 몇 번 갈아타야 한다. 그래서 등하교길에 문학책을 읽으면 종종 흐름이 끊기곤 했다. 그런데 <카피공부>는 이어지는 글이 아닌, 1060개의 짧은 메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최소한의 글자를 쓰면서도 센스있게 고른 문장들을 읽는 것은 즐거웠다. 집중해서 글의 흐름을 따라갈 필요 없이, 한 문단에 어떤 목적과 센스가 들어있나 즐기는 재미가 있었다. 음료 여러 개를 한모금 씩 입에 머금고 맛을 보다가 삼키는 듯한 독서였다. 글의 내용에 집중하기보다 문장 하나하나에 어떤 것이 숨어있는지 찾아보는 독서는 처음이라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카피공부>를 생각하다 : 공부?

 책 제목을 왜 공부라고 했을까 궁금하다. 책의 내용이 "공부"라면, 책을 만든 이는 독자들에게 자습을 권한 것이다. 방대한 양의 메세지들은 각각 깨달음을 주기도 하고 센스있는 표현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언어를 다루는 광고 카피라이터들의 필독서를 '매일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읽게 하기에는 100%적합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포장이 예쁜 사탕처럼, 보기에 잠시 예쁠 뿐 마음에 깊게 남는 내용은 없었다. 카피라이터라면 책에서 문장의 구성 방식, 단어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작업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책을 읽고난 뒤, 강처럼 흘러가는 문장들 사이에 서있는 듯한 기분만 남았다. 재밌고 멋진 문장들이었지만 너무 많았고, 너무 많이 흘러가 버렸다.

 카피라이터가 아니라면, 어떤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방법보다는 센스가 필요한 상황에 적절한 말을 건네는 방법, 혹은 취업준비 시 자신을 잘 광고하는 방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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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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