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

현대미술은 '도끼'다!
글 입력 2018.03.2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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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
- 현대미술은 '도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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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展
(2018.01.16-05.13)


 유럽 교환 학생을 다녀오면서 가장 자주 시간을 보낸 곳은 미술관이었다. 사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간 직접적인 이유는 교과서 속에서나 보던 미술품들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가도 비싸고, 비영어권인 국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유럽으로 교환학생 파견을 간 이유는 자유로운 여행 시스템과 그 여행들로 방문하게 될 수많은 미술관들이었다. 유럽 3대 미술관은 당연히 방문을 했었고, 이외에 각 여행지마다 적게는 1~2곳, 많게는 5~6곳의 미술관을 방문했다. 인상파 작품들, 내가 좋아하는 독일 로맨티시즘의 작품들, 후기 인상파, 신고전주의 등 다양한 사조의 그림과 조각들을 마주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관광객들이 그러하듯, 비교적 시간 여유가 있던 교환학생에게도 유럽의 압도적인 미술품들을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이태리를 방문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술관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어도, 정말 새끼 손가락의 손톱만큼도 그 깊은 미술의 역사를 파악하지 못한 듯했다. 그러다 보니, 실상 유럽의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내가 접한 유럽의 살아있는 현대 미술은 그나마 리투아니아의 국립 현대미술관 CAC와 National Gallery를 몇 번 방문한 것이 전부였다. 그나마도 작은 전시규모와 리투아니아어의 습격에 깊게 음미는 하지 못했었다. 그렇게 유럽에서는 미술사학 속의 작품들에만 묻혀있다, 한국에 오자마자 처음으로 한 일이 '대구 미술관'을 방문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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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展
(2018.01.16-05.13)


 마침 새로운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점.선.면 등 일정한 형태를 띄는 응집성’과 확장성을 테마로 하는 전시와 특정한 형태를 띄기를 거부하는 아방가르드 전시가 교차되면서 아주 흥미로운 구성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약 4시간에 걸친 전시 감상에 빠져있다가 미술관을 나온 나는, 역시나 ‘도끼’는 과거의 미술이 아닌 현대미술의 무기란 생각을 했다. '도끼'란 표현은 일전에 박웅현 CD가 그의 저서 ‘책은 도끼다’에서 재정의한 단어다. 마치 누군가 도끼로 내려친 것처럼 익숙함에 빠진 사람들에게 새로운 이면을 보게 하는 도구, 그것이 책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물론 책도 그런 기능을 충실히 실행하긴 하지만, 나에게는 현대미술 역시 하나의 커다란 도끼이다. 미술에 대해 하나도 모르던 어리바리 새내기를 미학의 세계로 인도한 것 역시 우연히 마주친 현대미술 전시였으며, 대학 시절 내내 내가 가장 좋아하던 일이 현대미술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일이었다.

 과거의 위대한 대작들을 이해하기 위해선 미술사적, 역사적 지식이 필요하지만 현대의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방면의 사람들과 소통을 해야한다. 과거의 미술이 고정된 정답이라면, 현대의 미술은 일종의 열린 결말을 가진 주관식 서술형 문제다. 현대미술의 주체는 지금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고, 그러기에 현대의 미술은 다양한 변수를 가진다. 이것이 아마 내가 현대미술을 사랑하는 이유고, 유럽에서 일말의 답답합을 느꼈던 이유일 것이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카스파 프리드리히의 작품을 우연히 발견했을 때, 홀린 듯 장시간 서서 클림프의 작품을 바라보았을 때, 마음의 준비없이 마주한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등, 대작을 만났을 때의 감동도 크긴 했다.

 하지만 유럽의 미술관 투어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언어의 장벽과 생동감의 부재였다. 현대미술은 소통을 바탕으로 그 가치를 더욱 견고하게 다져나간다. 작품을 마주하는 독자들이 작품의 의미를 완성하고 확장시켜 나가는 셈인데 내가 방문했던 유럽의 미술관에서는 이런 활동이 힘들었다. 과거의 작품들은 이들을 평가하는 고정된 시선이 있기 마련이고, 아무리 내가 영어로 소통을 한다고 해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끼리의 소통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나마 내가 이런 현대미술의 재미를 맛본 곳은 영국의 테이트 모던과 잘츠부르크의 묀히산 미술관 정도였다. 그러니 내가 한국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언어가 통하는 현대 미술관 방문하기였던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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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예술을 통해 새로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즉, 예술 속에서 도끼를 만들어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그들의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도끼로 내려 찍힌 듯 강렬한 발상의 전환을 제공하고자 하는 현대 미술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의 문화초대를 처음 받은 순간, 내가 생각하는 현대미술의 개념과 딱 맞아 떨어지는 책이란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가뜩이나 한동안 계속되는 방랑생활에 책을 읽지 못해 활자소망증이 걸린 상태에서 이 책을 마주해서 참 좋았다. 늘 설레는 택배지만, 특히 더 기다려진다. 이 책을 배달해주실 택배기사님이 말이다.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
  
지은이∥최도빈
펴낸곳∥아모르문디
발행일∥2016년 10월 17일
판 형∥153*210
면 수∥282면
정 가∥20,000원
ISBN∥978-89-92448-47-5 03600
분 야∥예술․미학․예술기행․인문교양
담 당∥김삼수(010-4230-2665)


81쪽_부양하는덩어리.JPG
p,81, "Levitated Mass" by Michael Heizer


 이 작품은 그림이 아니다. 실제로 LA 카운티 미술관에 떠 있는, '공중부양하는 덩어리'란 제목의 설치 미술이다.이 이미지가 책의 소개 자료에서 나를 처음 사로잡은 이미지인데, 이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얼른 읽어보고 싶다. 언젠가 나도 미학에 대해 자신있게 쓰고 말하길 꿈꾸며 이만 줄인다.




아트인사이트 문화리뷰단.jpg

 
[한나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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