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모두가 지나온 그 때, The Edge of Seventeen [영화]

글 입력 2018.02.25 22:2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13.jpg
 
 
The Edge of Seventeen
(한국제목: 지랄발광 17세)

개봉일: 2017. 06.28
장르: 코미디, 드라마
감독: 켈리 프레몬

출연:
헤일리 스테인펠드(네이딘 역)
우디 헤럴슨(브루너 역)
블레이크 제너(데리언 역)
헤일리 루 리차드슨(크리스타 역
카이라 세드윅(모나 역)
헤이든 제토(어윈 역)



#네이딘의 불안하고 두려운 내면에 대한 공감

The-Edge-of-Seventeen-Besties.jpg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부면 공부, 얼굴이면 얼굴, 인기면 인기 모든 면에서 자신보다 뛰어난 오빠를 둔 사춘기 소녀, 네이딘. 네이딘은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을 이해해주는 아버지와 처음으로 사귄 친구 크리스타 덕분에 그래도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시고, 네이딘은 큰 슬픔에 빠지게 된다. 이 슬픔을 소꿉친구 크리스와 함께 그럭저럭 버텨나간다. 그런데 크리스타가 자신의 오빠인 브루너와 사귀게 되고, 네이딘은 친구 크리스타 에게 큰 배신감을 느끼며 온전히 혼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며 가족과의 갈등은 극에 달한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해 이해하게 되며 네이딘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인지하며 이를 극복하게 된다.


크기변환_다운로드.jpg


영화를 본 사람들 중 네이딘의 행동과 말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많다.

오빠와 엄마를 대할 때 지나치게 삐딱한 태도, 남을 상처주는 말들. 이는 제 3자의 입장인 관객마저 화가 나게 만든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것이 방어기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내미는 뾰족한 창. 내가 다치고 싶지 않아서 남을 다치게 하는 것. 그렇지만 이는 결국 나에게도, 상대방 에게도 상처를 남길 것이다. 뾰족한 창에 찔려 떠나가는 사람들은 찔린 곳이 아플 것이고, 스스로를 보호한답시고 내민 창때문에 홀로 남을 자신 역시 외로울테니까.

그치만 그 창을 내려두고 진짜 나를 내비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안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이는 더 힘들어진다.


"오빠도 힘들다는거 알아. 근데 이상하게 힘든 사람은 나뿐이라고 생각하게 돼. 그럼 특별하 사람이 된 것 같으니까. 어렸을때부터 이런 기분이 들었어. 내 몸 밖에서 둥둥떠서 나 자신을 바라보는 기분. 난 그게 싫었어. 내 행동거지랑 말투가 너무 싫었어. 그런데 이게 나아질거 같지가 않아서 너무 무서워."

-The Edge of Seventeen' 네이든 대사 中


영화를 보면서 몇몇 대사가 정말 기억에 남았다. 네이딘의 모습에서 17살의 내가 보였던 장면들은 여전히 아프고 쓰렸다.

꽤나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때의 불안감과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거겠지. 그래도 지금 더 나아진 것은 나만 힘든 것이 아님을 안다는 것. 나의 힘듬을 누군가와 나누고, 위로가 필요한 순간 용기낼 줄 알게 되었다는 것.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나만 이런 것은 아니라는 위로를 받게 되었다.



#해피엔딩을 위한 해피엔딩

이 영화를 보면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바로 엔딩이었다. 

물론 영화라는 장르 특성 상, 그리고 한 소녀의 성장을 다룬 스토리의 전개 상 네이딘이 자신이 가진 문제를 딛고 일어서는 결말로 영화가 막을 내려야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런 점에서 브루너의 속마음을 알게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사과를 하는 장면은 좋았다.

브루너는 네이딘에게 있어 자존감과 외로움에 큰 영향을 미친 존재이다. 네이딘은 자신이 오빠를 좋아하는 만큼 오빠는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고, 모든면에서 잘난 오빠와 비교당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졌다. 그러나 오빠도 자신 나름대로의 힘듦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네이딘은 진심으로 오빠에게 사과하며 자신이 가진 두려움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한다.

그렇게 서로에 대해 더 깊게 알게 되고 둘의 관계는 더 가까워진다. 이는 네이딘의 내면의 상처와 어둠을 이겨내기 위해서 꼭 마주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했다.
    

크기변환_15_47_09__591e94edf0d8f[H800-].jpg
 

내가 아쉬웠던 부분은 네이딘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결국 누군가의 도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라는 암시를 하며 이영화는 막을 내린다.

서로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던 어윈을 찾아가고, 그와 함께하며 긍정적인 뉘앙스를 보여주는 것이다. 주변의 좋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해결해나가는 것도 물론 좋다. 하지만 네이딘이 좀 더 주체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외국영화가 국내도 들어올 때 원제를 그대로 가지고 오는 경우가 있고 새 제목을 붙이는 경우가 있다. 이 영화는 후자에 해당된다.

'지랄발광 17세'라는 제목이 주는 느낌은 나에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좋지않았다고 하는 것이 더 맞겠지. 그래서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누군가가 이 영화를 괜찮게 봤다는 말을 듣게 되어 최근에 다시 보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든 많은 생각 중 하나는 '도대체 누가 이런 제목을 지은것인가 하는 의문이었다. 제목은 영화가 진정으로 주고자 하는 메세지를 방해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제목 때문에 이 영화를 보지 않는 선택을 할 누군가에게 다시한번 생각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불안했던 사춘기 시절의 나를 만날수 있었고, 지금의 나도 다시 되돌아볼 수 있었다. 작품성이 뛰어나다던가, 연출이 대단하다던가 그런 건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불안하고 두려운 누군가에게는 큰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KakaoTalk_20171130_054615931.jpg
 

[장수서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0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