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The Handmaiden).

과거에서 현대를 향해 나아가는 두 여성의 발걸음.
글 입력 2018.02.1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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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꽤 오래전 일이다. 작품을 마치고,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술에 불콰하게 취한 형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던 속칭 ‘꼰대’가 나와 누나 한 명을 앞에 두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내뱉은 적이 있었다. 누나와 그는 동갑이었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아직 존대하고 있었다. 한참을 꼰대 짓 하는 것을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는데, 그는 아주 어이없는 말을 던졌고, 그 발언은 나와 함께 있던 누나 둘 모두를 화나게 한 발언이 있었다.

 "성관계에 있어 여성이 허락을 해주고 열쇠를 쥐고 있는 것 같지만, 결국 남성의 선택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된다."

 이 말도 안 되는 시대의 헛소리를 듣고 한참을 싸웠지만, 한번 나쁜 관념이 생긴 이는 쉽게 바뀌지 않았고, 더는 보지 않을 사람이 한 명 더 늘어났을 뿐이었다.

 여성해방 3대 용품인 피임기구와 분유, 세탁기가 등장하고, 여성들에게 배움의 기회가 더욱 확대되면서 여성들의 사회적 직위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아직 이 사회에 유리천장과 같은 여성에게 불합리한 일들이 많이 존재하고, 여전히도 개선해야 할 문제가 너무도 많지만, 그럼에도 고위 공직자 합격률 등을 보았을 때 확실히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의 직위가 점점 더 상승하고 있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여성들은 직위가 높아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더욱 넓어졌다. 이런 넓은 폭을 계속 지키기 위해 여성들은 혼자 사는 생활을 더 많이 선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결혼과 출산의 거부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여성들이 결혼을 거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의 인권 신장을 들고 싶다. 현대의 여성은 과거의 여성들보다 더욱 뛰어난 역량과 능력을 보여주며 남성의 사회적 가치 이상의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스스로의 삶을 영위하는 것에 부족함이 전혀 없기 때문에 누군가와의 결혼을 통해 자신에 대한 경제적 부양을 타인에게 요구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앞서 말한 일화에 등장하는 자와 비슷한 자들에게 자신의 배타적 성 복종권을 결코 주지 않겠다는 멋진 결정의 결과이기도 하다.

 영화 '아가씨' 속의 시대에서는 불행하게도 여성이 공부하고 자신의 스펙을 쌓아 지금의 여성들과 같은 직위를 갖추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에 감독은 현대의 성공한 여성의 선택지와 같은 선택지를 주고 싶었기에 영화 속 아가씨에게 돈이라는 능력을 부여했다. 그리고 이 아가씨의 옆에 현대 여성에 비견했을 때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영민한 또 다른 여성을 배치했다. 이 둘은 결합을 통해 시대의 제약을 이겨내고, 마치 현대의 여성이 자신의 위치와 역량을 더욱 키우는 것과 같은 모습을 만들어낸다. 또한, 자신의 배타적 성 복종권을 남성에게 이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할 때 자신을 진정 아껴주고 서로가 서로의 성에 대한 권한을 동등한 위치에 있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기에 동성애를 통한 포르노그래피로 영화를 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 본 기사의 메인 이미지는
영화 '아가씨'의 공식 포스터임을 밝힙니다.


[최혁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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