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람을 이야기하는 아티스트, 아이유의 팔레트 [음악]

글 입력 2018.02.0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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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문화초대석 인터뷰 中


얼마 전, 손석희의 뉴스룸에 출연한 아이유의 인터뷰를 봤다. 자신의 생각을 차분히 늘어놓는 그녀를 보며 소신 있는 훌륭한 아티스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참 좋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다,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작년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아이유가 전했던 수상소감은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깊고, ‘사람’에게 관심을 두는 따뜻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인터뷰에 감명을 받아, 작년 25살을 맞아 자신의 이야기를 본인만의 시선으로 표현한 정규앨범 <팔레트>의 몇몇 곡들을 추려 리뷰해 보고 싶었다.


이번에는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고싶었어요.

이번 팔레트 정규앨범에서는
저 뿐만 아니라
제 주변을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람으로써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폭넓게 다루고 싶었습니다.




1. 밤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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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밤편지' MV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뭐라고 고백을 해야 마음이 다 전해질까? 하다가 진짜로 사랑고백을 할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숙면을 빌어주는 게, 가장 큰 고백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밤편지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암, 편지는 낮보다 밤에 쓰는 편이 더 감성적이고 진심이 담기기 마련이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낮편지’보다 어감이 좋기도 했고, 뭔가 아날로그스러운, 옛 느낌이 물씬 나는 제목이다. 그런데 밤편지라는 제목에 이런 비하인드가 있다는 걸 알고 나니 괜히 노래를 들을 때마다 여러 번 뭉클했다.

특히 밤편지의 뮤직비디오는 7-80년대 분위기가 가득한 세트장과 너무나도 예쁜 아이유의 의상, 소품들 모든게 취향 저격이었다. 마음이 불안하거나 아프면 잠을 못 이루는 내게도 밤편지의 가사는 가장 큰 안정감과 위로가 되었다. ‘어떻게 나에게 그대란 행운이 온 걸까, 지금 우리 함께 있다면 아, 얼마나 좋을까요’ 아이유에게 '잘 자'라는 말은 '사랑해'라는 말과 동일하다고 한다. 나와 함께 있지 않은 상대방에게 좋은 꿈을 꾸라고 말해주는 것만큼 사랑이 묻어나는 말이 또 있을까.

 

2. 이런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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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이런 엔딩' MV


엔딩은 보통 공연, 영화 등의 결말 혹은 종료를 알릴 때 쓰는 단어다. 관계의 마지막을 ‘엔딩’이라고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인간관계에 울고 웃는 사람이라 관계에 끝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어른이 되고 나서야 피부로 느꼈고, 실제로 경험한 적도 많이 없다.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좋은 추억으로 가득 찼던 관계도 결국 종료되는 게 인간관계다. 이런 엔딩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줄에 묶여 있는 아이유와 배우 김수현이 서로를 연결해주던 ‘인연의 끈’을 점차 잘라가는 모습이 나온다.

스스로 마지막 끈을 가위로 자르는 참담한 표정의 아이유를 보면서 관계를 종료하고 엔딩 크레딧을 올리는 건 본인의 선택임에도 참으로 마음 아픈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엔딩의 가사에서 울컥하는 부분은 모두 공감할 거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잘 먹어 다 지나가니까 예전처럼 잠도 잘 자게 될거야 진심으로 빌게 너는 더 행복할 자격이 있어’ 꼭 사랑노래로 국한되지 않는 이런 위로되는 가사가 참 좋다.


 
3. 마침표


새해가 시작 되었을 때 사실 내 기분은 개운하거나 깔끔하지 않았다. 작년 한 해의 마무리를 제대로 못한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매번 어영부영, 얼떨결에 떠밀려지듯이 새해는 왜 이렇게 내 앞에 자꾸 오고 난리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침표를 쓴 아이유의 의도와는 조금 다른 해석일 수 있지만, 나는 마침표를 들으며 작년의 나쁜 기억, 요동쳤던 감정의 파도들을 정리해서 이제 그만 마침표를 찍고 보내주자는 내용이라고 스스로 해석했다. 이별한 연인의 노래에 더 가깝게 들리기는 하나 작년 많은 것들과 이별하고, 인사해야 했던 기억이 점철되면서 내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작년을 연상시켰다.

올해는 매사에 마침표를 잘 찍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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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름에게


작년 연말, 가요무대에서 아이유의 ‘이름에게’ 무대가 큰 화제를 모았다. 아이유는 코러스 전문 가수, 무명 음악인들과 같은 음악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다양한 연령의 일반인 합창단 60여 명도 함께 였다. '이름에게'는 세상 모든 이름들이 이 노래에 주인공이 됐으면 하는 의미를 담은 노래라고 한다. 노래의 메시지와 더불어 이 노래를 만든 아이유 본인의 진심이 선명하게 전해지는 무대였다. 이는 백상예술대상 축하무대에서 무명 배우들이 다 함께 노래를 부른 무대를 연상케 하기도 했다.

정규앨범 팔레트의 또 다른 타이틀이기도 한 ‘이름에게’라는 노래를 이런 무대로 기획한 아이유와 관계자들이 대단했다. 정말 사람을 중요시하는 가수구나,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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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팔레트' MV


올해는 아이유가 데뷔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녀의 음반에는 시간의 흐름이 담기는 듯 하다. 사람을 이야기하고자 했던 생각과, 사람에 대한 관심을 앨범에 호소력 있게 담아내는 능력은 그녀가 영락없는 아티스트임을 입증한다. 올해는 어떤 관심과 주제를 어떤 노래로 표현해 낼지, 아이유의 10주년 앨범도 무척이나 기대가 되고 기다려진다.




[최은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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