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처음이 아닌 한국을 위하여 [문화전반]

글 입력 2018.01.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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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외국을 방문하거나, 외국인을 한국에 직접 초대하여 그들을 관찰하는 형식의 버라이어티 방송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 문화나 생활방식에 관심을 갖는 낯선 외국인들을 보며 흥미를 느끼는 시청자들이 많아진 것이다. 국위선양을 하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드는 것도 잠시, 이러한 방송 포맷의 반복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어 이를 다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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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포맷의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외국인을 한국에 초대해 관광하는 모습을 담아내는 예능 방송,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이다. 한국인 패널들과 한국에 오래 거주한 외국인, 그리고 그의 친구들이 방송에 출연한다. 멕시코, 러시아, 독일 등의 다소 먼 나라의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처음으로 여행하는 방문기를 담고 있으며, 한국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그들이 신기해 하는 모습을 주로 담고 있다. 자신들이 직접 조사해 돌아다니기도 하고, 한국에 거주 중인 친구와 함께 관광을 즐기기도 한다. 우리가 예상치 못한 포인트에서 한국의 미를 찾거나, 문화적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주요 재미 요소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모습은 서구의 시각에서 우리를 다소 평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당연히 다른 문화권의 사람이다 보니 우리와 다른 점을 갖고 있고 이것을 언급하다 보니 평가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니느냐고 가볍게 반문할 수도 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을 볼 수 있는 것은 견문을 넓히는 데에 분명 도움이 되지만, 결국 한가지로 귀결되는 것이 바로 문제이다. ‘~~한 것이 참 다르고 신기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이 참 대단해’라는 논조로 계속 마무리되다 보니 다소 질린다는 것이다. 출연자들 입장에서는 초대해준 나라이니, 좋은 이야기를 위주로 할 수 밖에 없겠지만 뭐든지 과하면 좋지 않은 법이다. 우리나라의 좋은 점을 많이 배웠으니 이제는 날카로운 비판이나 비교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문제점은 한가지 더 있다. ‘한국의 이러한 점이 대단하다, 멋지다’라는 이야기를 할 때 꼭, 한국인 패널들이 ‘뭘 좀 아네~’와 같이 으스대는 반응을 한다. 우리의 문화가 잘못되고 구시대적인 것이 아니라면, 어느 누구의 인정 없이도 그 고유의 가치를 높이 사야한다. 그런데 꼭 방송이 되고 나서야 참 좋다고 언론이나 댓글에 언급되는 형태를 보면, 외국의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아야만 뿌듯함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을 해석해보면 외부로부터 가치나 존재의 이유를 찾는 것으로, 그 외부를 더 높게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쉽게 말해 사람으로 치면 자존감이 낮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의 방문을 통해 우리 스스로도 잊고 있던 우리의 존재를 재인식하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주객전도가 되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의 본질을 오히려 흐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화가 되면서 우리나라를 외국에 잘 홍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리고 외국과 우리의 경계를 잘 허물면서도 우리만의 가치를 보존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예능방송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인 우리는 기분 좋은 칭찬만을 받으며 자아도취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살펴볼 차례가 아닌가 싶다.


[송아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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