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호기심은 한계가 없다! 알렉산더 지라드展 디자이너의 세계!

순수함에서 나온 상상력과 창의력
글 입력 2018.01.1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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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展

아트인사이트 문화예술알리미
그녀윤양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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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새해 첫 시작을 알린 1월의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은 황홀한 색채로 파리의 여성들을 그려낸 프랑스 여성화가 '마리 로랑생展'과 함께 20세기 미국 모던 디자이너 '알렉산더 지라드展'으로 국내 전시 팬들의 열기가 뜨겁다. 예술이란 늘 그렇듯 직접 적하지 않고서 추측하는 건 예의가 아니기에 지난주 토요일, 그 열기 속으로 몸을 맡겼다.



#도형, 선,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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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라드의 작품을 만나기 위해 전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 나를 맞이한 작품은 피렌체에서 건축을 공부하던 시절의 다양한 드로잉 작품들이었다. 드로잉은 채색을 사용하지 않고 주로 선으로 그려낸 것들이라 단순한 느낌이 강했지만, 깨끗하고 분명한 느낌이었다. 알렉산더 지라드의 작품을 총체적으로 보더라도 도형과 선, 그리고 그것들이 만들어낸 패턴들이 참으로 인상 깊다.

드로잉 작품에서 보이는 고딕처럼 깔끔한 느낌의 선들과 세모, 네모, 동그라미와 같은 도형들을 겹쳐서 사용하거나 배치를 다양하게 해 패턴을 완성시킨 형태들을 보더라도 '규칙적인 느낌, 정돈된 느낌'에서 오는 명료함, 분명함들이 공통적으로 느껴졌다. 지라드는 기존 패턴들의 변혁을 추구했다는데, 작품 내 새겨진 패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씩 다르다. 바로 이 부분에서 감탄했다. 각도나 배치를 통해 익숙했던 모양들을 기하학적 패턴으로 창조해 이색적인 느낌을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패턴과 색상, 각기 다른 소재들이 만나 세련된 느낌을 주기도 했고 강한 중동의 느낌이 들거나 포근한 느낌, 발랄한 느낌 등 모두가 가지각색 개성 있는 작품들로 탄생했다. 예컨대 전시장 곳곳을 거닐다 눈앞에 무언의 패턴들이 아른거리는 현상이 생길지도 모른다.



# '항공, 레스토랑' - 토털 디자이너로서의 면모

Alexander Girard working on the corporate design for Braniff International Airlines, 1965.jpg
Alexander Girard working on the corporate design for Braniff International Airlines, 1965
 

지라드 작품 중 가장 재밌었던 구간이다. 지라드의 손길이 닿은 브래니프 항공사의 주요 디자인 작품들을 보아하니 패턴이 전혀 과하지 않았고 과시할만한 장식 같은 건 없었지만 시선을 이끄는 세련미가 있었다. 이게 바로 지라드의 힘. 작품을 감상하며 세련미를 전달해 낸 가장 큰 역할이 무엇일까 고민했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색감'이었다. 발랄하면서도 고귀한 느낌과 소녀스러운 유니폼의 우아함을 지닌 단정함은 색감을 잘 사용했기 때문이다. 항공사뿐 아니라 레스토랑의 사소한 식기부터 카펫, 의자 등 사람의 시선이 닿는 그 어느것이든 과하지 않으면서 지라드 느낌을 그대로 담아 멋스럽게 탄생했다. 토탈디자이너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며 '디자인의 한계가 없음'을 제대로 알려주었다.

디자인이 표현해야 할 다양성과 흥미, 사람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발하며 '감각적이고 질리지 않을 작품'으로 탄생하면 공간과 이미지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불어 디자인의 원리에 따라 패턴을 제작하는 '텍스타일 디자인 Textile Design'에 대한 작은 관심도 생겼다. 이런 욕구와 흥미는 내가 이 전시를 즐기고 있단 증거가 아닐까!



# 장난감 그리고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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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끝에서 '장난감'은 그의 작품과 알렉산더 지라드란 사람에게 마법상자와 같은 게 아닐까 싶다. 꺼내도 꺼내도 계속 나오는 마법상자. 지라드의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호기심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 지라드가 자라온 집과 성인이 되어 거주한 아파트, 아내와 살아가는 집, 작품의 가장 기본인 도면을 통해 바라본 글씨체와 표현된 패턴에서 보인 규칙적이고 명료한 느낌들이, 그가 섬세하면서도 심히 까탈스러운 사람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장난감'이란 하나의 물건이 지라드의 순수한 면을 느끼게 해주었다.

앞서 호기심은 한계가 없다고 말했던 이유는 순수한 상태에서 호기심과 상상력, 창의력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순수한 시선으로 작품을 대했기 때문에 그의 작품들이 탄생했고, 무의식에 잠재된 사람들의 순수함을 건드려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그가 어릴 적 모아온 '포크아트 수집품'으로부터 '수집'이 그에게 갖는 의의를 생각하게 했다. 수집도 순수한 열망이 아니고서 이어나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는 작품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수집의 의미를 무심한 듯 말한다.


무의미했던 것들이 모여
완성된 하나를 이룬다.


실험적인 정신이 강했던 지라드란 디자이너에게 수집이란 의미는 그의 순수함을 지속시켜준 본질 중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그 본질을 전시의 가이드 삼아 알렉산드 지라드展, 무척 재밌게 감상했다. 그의 작품이 내게 남겨준 무언의 메시지는 젊은 날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도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자극적이지만 그의 말대로 실험용 기니피그처럼 젊음이란 에너지로 다양하게 삶을 실험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무의미할지라도(시도) 모이면 완성된 하나(삶)를 이룰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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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윤양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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