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숲의 소리를 만나다, The 林 [음악]

우리 소리의 재발견, 퓨전 국악의 무한한 매력을 느끼다
글 입력 2018.01.0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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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한 해를 마무리하며 되돌아보는 연말에는 올 한 해 대중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가수, 배우, 영화인 등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을 수상하는 시상식으로 뜨거운 열기가 가득하다. 또 공중파 방송국 3사에서 진행하는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가요 시상식 등 다양한 시상식과 축제는 많은 아티스트들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자리로써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연말 시상식은 한 해 동안 각 종 TV 드라마, 예능, 음악 프로그램에서 많은 대중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한 이들에게 주는 값진 상으로 그 의미가 더욱 크기에 수상자에 대한 많은 대중들의 기대와 관심이 높다.
 
 이처럼 국악계에서도 매년 연말 한 해 동안 여러 공연, 방송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악의 발전에 기여한 국악인들의 공헌을 치하하기 위해 KBS에서 제정한 KBS 국악대상이 있다. KBS 국악대상은 올해를 빛낸 국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의 장으로, 국악계에서 주목 받은 수상자들의 화려하고 신명나는 우리 소리를 들어보는 무대이다. 1982년부터 시작해 3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방송은 민요상, 판소리상, 연주 관악상, 연주 현악상, 연주 단체상, 작곡상, 무용상, 출판 및 미디어상, 특별공로상으로 총 9개 부문에서 분야별로 수상자를 선정하여 연말마다 시상식을 진행하고 있다. 2017 KBS 국악대상의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수상자는 연주 단체상을 수상한 ‘THE 林(그림)’이 그 주인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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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창작 그룹, The 林


 <그림>은 2001년에 창단된 국악 창작 그룹으로 퓨전 국악의 장르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월드 뮤직 밴드이다. 전통음악계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그룹으로 <그림>은 한국 창작 국악의 신바람을 불러온 세계적인 밴드로 잘 알려져 있다. 가야금, 해금, 대금, 태평소 등의 대표적인 한국 전통 악기들과 기타, 베이스, 신디 사이저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들로 구성된 <그림>은 전통 소리를 바탕으로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된 음악이 돋보이는 국악기와 양악기의 완벽한 콜라보의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전통음악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대중들과 좀 더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전통예술을 통해 동시대적 공감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자 한다.
 
 국악 창작 그룹의 원조라 불리는 <그림>은 4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창작 국악의 무한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4장의 음반은 1집 ‘아침풍경(Morning Scenery)’, 2집 ‘판 Project Ⅱ’, 3집 ‘그린 서클(Green Circle)’, 4집 ‘어쿠스틱 아일랜드(Acoustic Island)’ 으로 퓨전 국악에 대한 한계를 끊임없이 극복하며, 또 다른 예술 장르에 대한 <그림>의 음악적 고민과 다양한 시도의 작업들을 앨범 트랙에 담아내고자 했다. <그림>의 음악은 창작 국악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대중들의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와 다큐, 예능 프로그램 등 각종 TV 프로그램의 BGM 사운드로 자주 등장하며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음악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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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은 장르의 경계를 넘어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다양한 음악적 표현을 위해 계속해서 전통음악의 현대화 작업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을 던진다. 특히 올해에는 그동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연주하는 공연뿐만 아니라 시노래 콘서트 '초인공간'과 금강산 화첩기행을 떠난 김홍도의 여행담을 그린 작품으로 판소리가 함께 어우러진 음악극 '환상노정기', 판소리 동화극 '꼬꼬만냥' 등 다양한 음악활동을 선보였다. The 林(그림)은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듯 여러 음과 악기가 모여 음악이 완성된다 뜻에서 숲에 해당되는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 창작의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우리 전통 음악의 대중화와 현대화의 발전에 힘쓰며 그림만의 색을 다양하게 보여주고자 한다. 지금부터는 <그림> 4집 앨범 중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TV 프로그램의 BGM으로 자주 등장해 우리에게 더욱 잘 알려진 곡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Deja Vu


 이 곡은 <그림>의 1집 ‘아침풍경(Mornig Scenery)’ 앨범에 수록된 Track 7번곡이다. ‘Deja Vu’는 처음의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을 뜻한다. 데자뷔 현상은 마치 이전에 와본 적이 있거나 처음 하는 일을 전에도 똑같은 경험을 한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꿈속에서 본 것 같이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그림의 ‘Deja Vu’는 과거의 망각한 경험이나 무의식에서 비롯한 기억의 재현을 표현하듯, 오묘하고 신비한 음색들이 돋보이는 곡이다. 특히 대금과 소금의 음색은 깨끗하고 청아한 소리의 관악기 연주가 돋보이며, 서정적이면서 차분한 소리의 해금 연주는 깊이있는 울림을 전해준다. ‘Deja Vu’는 우리 전통 악기의 다양한 소리를 통해 퓨전 국악의 매력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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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이 곡은 <그림>의 2집 ‘판 Project Ⅱ’ 앨범에 수록된 Track 2번곡이다. ‘프리즘’은 다양한 TV 프로그램에서 BGM으로 정말 많이 등장했던 곡이다. 퓨전 국악 음악에 대해 잘 모르고, 낯설어 하시는 분들도 ‘프리즘’ 곡은 가장 귀에 익숙한 음악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 곡의 도입은 장구 흥겨운 가락과 함께 소금의 맑은 소리로 시작한다. 앨범에서는 ‘프리즘’ 곡에 대해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창가에 올려놓은 무지개

언제든지 내 창가에 와서
뒤척이는 비를
너울대는 구름을
소곤거리는 바람을
가능하게 하는 그 빛을 담는다

창가에 내려앉은 무지개

그 빛을 가능하게 하는
아이의 눈처럼, 꿈처럼
다시
우리를 춤추게 하듯


 <그림>은 이와 같은 시적 표현을 통해 곡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와 느낌을 설명한다. 이 곡은 국악기 각각의 특징을 살려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경쾌하고 밝은 느낌을 주며, 프리즘에 통과된 빛이 일곱 가지의 무지개 색을 띄며, 아름답게 빛나는 시각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판 Project Ⅱ


 이 곡은 <그림>의 2집 ‘판 Project Ⅱ’ 앨범 마지막에 수록된 Track 11번곡이다. ‘판 Project Ⅱ’ 는 말 그대로 한 판 크게 놀아보자는 의미에서 신명나고 경쾌한 리듬의 곡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그림>은 신선함과 발랄함은 그대로 유지한 채, 1집 앨범보다 그 서정성은 더 깊어지고 역동성은 더 넓어진 음악을 표현하고자 했다. ‘판 Project Ⅱ’ 는 그 중에서도 2집 앨범의 대표적인 곡으로 보다 세련되고 성숙해진 <그림>의 음악을 나타냈다. <그림>은 한국 전통음악의 자율성과 즉흥성에 기반을 두면서도 국악의 새로운 시도와 발전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음악을 선보이고자 했다. ‘판 Project Ⅱ’ 는 특히 해금과 가야금의 소리가 아주 인상적이며, 현을 튕기고 긁는 음을 내는 현악기의 전통적인 선율을 아주 신선하고 독특하게 표현했다. 또 곡의 클라이막스에서 연주되는 태평소의 소리는 힘차고 활기찬 느낌을 주며, 마치 실제 소리판에서 한바탕 크게 놀아보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 The 林 - 판 Project Ⅱ 연주 영상 >


 한국 창작 국악 그룹 ‘The 林(그림)’ 은 예술 작품 하나의 그림이며, 음과 악기에 해당하는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는 하나의 음악이기도 하다. 전통 국악의 소리에 젊고 세련된 감각이 더해진 현대화 작업을 통해 ‘The 林(그림)’ 은 더 많은 대중들과 함께 우리 소리의 다양한 매력을 공유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우리 소리에 같이 공감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번 <2017 KBS 국악대상>에서 ‘The 林(그림)’ 의 수상은 창작 국악 음악의 다양한 활동과 새로운 시도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불러모았으며, 국악의 대중화와 현대와에 꾸준히 그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이들에게 더욱 뜻 깊고 의미있는 결과였다.




차소정 에디터 명함.jpg
 

[차소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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