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도토리를 기억하세요? - 미니홈피 단골 BGM 7곡 [음악]

글 입력 2018.01.0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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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2008년부터 등장한 스마트폰과 함께 세상은 빠르게 디지털 시대로 들어섰고, 이러한 변화에 지친 사람들은 필름 카메라나 LP 같은 아날로그 시절의 물건들을 찾아 떠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온 시간의 흐름 속에 디지털과 아날로그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핸드폰은 있었지만, 스마트폰은 없던 시절,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하던 그때 그 과도기를 당신은 기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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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 시대의 과도기를 어느 때로 특정하는 것이 좋을까? 극히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휴대폰이 막 보급되기 시작하고, 각종 인터넷 사이트들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이 아닐까 한다. 핸드폰 화면이 컬러인 것에 감탄하고, '하두리'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진을 찍던 그때. 그리고 그 시절을 회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싸이월드'다.

1999년 지금의 '카페' 개념인 클럽 서비스를 중심으로 등장한 싸이월드는 당시 경쟁사들에 밀려 큰 빛을 보진 못 했지만, 2001년부터 도입한 '미니홈피'를 통해 당대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날로그-디지털 과도기를 이끈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때, 우리는 아바타와 마이룸을 통해 자신을 전시했고, 지금 생각하면 자다가도 이불을 뻥뻥 찰 정도로 부끄러운 글들과 감정들을 나열해 놨었다. 그렇지만, 우리가 나의 일촌, 그리고 나와 일촌을 맺을지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나를 어필하기 위해 가장 신경 썼던 것은 아마 BGM이 아닐까? 그 시절이 그리운 마음에 누구나 한 번쯤은 소중한 도토리로 구매해봤을 미니홈피 단골 BGM 7곡을 모아 봤다.



1.
프리스타일 - Y




2007년 9월 발매된 앨범 '2007 Memories'의 수록곡인 'Y'는 수록곡임에도 불구하고 타이틀이었던 'Memories'보다 훨씬 큰 인기를 얻었다. 요새 유행하는 것과는 다른 잔잔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힙합곡으로, 특히 'My baby I love you so much forever you and I~'가 반복되는 여자 보컬 서후의 파트가 인상적이다.


2.
키네틱플로우 - 몽환의 숲




당시 노래방 단골 곡이었던 키네틱플로우의 '몽환의 숲'. 뉴에이지와 힙합의 결합으로 귀를 편안하게 해주는 피아노 사운드는 물론, 판타지 소설을 연상케 하는 몽환적인 가사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싸이월드'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노래가 아닐까 한다.

'쉿. 몽환의 숲.'


3.
허밍어반 스테레오 - Hawaiian Couple




영화 '내사랑'의 OST로 유명한 허밍어반 스테레오의 '하와이안 커플'은 잔잔한 일레트로닉 사운드와 달달함이 묻어나는 귀여운 가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싸이월드를 통해 크게 화제가 된 이후 각종 광고와 방송에 삽입되기도 했는데, 아마 당시 연애를 했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커플 BGM으로 설정했던 적이 있지 않을까?


4.
네미시스 - 솜사탕




커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BGM 2로 말할 수 있는 네미시스의 '솜사탕'. 통통 튀는 사운드와 보컬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귀를 사로 잡는 이 곡 역시 가사가 매우 귀엽고 달콤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글거린다'라는 말이 등장한 이후로 이런 달달하고 아기자기한 가사가 많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크다.


5.
마골피 - 비행 소녀




2007년 발매된 마골피의 '비행 소녀'. 이 곡은 마골피의 데뷔곡인 동시에 가장 히트곡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싸이월드 이달의 가수상은 물론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었는데,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god 등 스타들이 뮤직비디오에 대거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애절한 가사와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에 감정을 담아 부르는 마골피의 창법이 참 마음에 많이 남는 곡이다.


6.
이지 - 응급실




지금까지도 많은 남성분이 노래방에 가면 버즈의 노래와 더불어 이 노래를 가장 먼저 예약하지 않을까 싶은 곡이다. 2005년을 히트한 드라마 쾌걸 춘향의 OST로 후렴구의 '이 바보야 진짜 아니야~'가 뇌리에 많이 남는다. 2012년 방영된 '슈퍼스타K4'의 TOP4 무대에서 정준영이 이 곡을 경연곡으로 선택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노래를 들으며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왠지 후렴구에서 노래방 리액션을 해야 할 것만 같다.


7.
제이슨 므라즈 - I'm Yours




밝고 아기자기한 기타 사운드와 더불어 제이슨 므라즈만의 독특하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곡이다. 경쾌한 느낌의 이 곡은 발매된 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질리지 않고 들을 수 있는 좋은 노래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기도 했다. 아마 이 곡을 마스터하기 위해 기타를 잡은 사람들도 여럿 있지 않을까?


노래를 한 곡 한 곡 선정하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노래가 떠올라서 어떤 노래를 포함하는 게 좋을까 고민이 많이 됐다. 이 안에 다 적지는 못 했지만, 팀의 '사랑합니다', MC몽의 'I Love U O Thank U', 태연의 '들리나요' 등 참 많은 곡이 우리의 미니홈피를 거쳐 갔고, 우리 마음속에 남았다. 지금 차트에 위치한 노래들도 좋지만, 가끔은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노래들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 시대가 아무리 변화하고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때 우리가 미니홈피를 통해 주고받았던 이야기들, 우리가 느꼈던 감성들은 아마 다시 재현해내기를 힘들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절을 지나간 노래들은 영원히 남아 우리가 그때를 추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지.


[정욱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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