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2017년을 보내며 [문학]

햄릿과 같이 격정을 실현하는 삶
글 입력 2017.12.3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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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이 지나 새로운 2018년이 다가왔다. 새로운 해가 다가온 만큼 지난날과는 보다 달라지려 생각을 하는데, 그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도 달라지려는 노력을 하는 것 자체로 세상은 조금씩 움직인다. 2018년에는 품고 있는 격정을 실현하려고 결심했다. 세상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포기했던 모든 일들을 다시한번 해보려고 한다.
    
 


 세상은 완전한 곳이 아니다. 완전해 보이더라도 작은 틈이 존재한다. 그 작은 틈이 구멍처럼 더 커진다. 작은 틈이 벌어져 있을 때 우리는 그 틈을 막아야 한다. 그 틈을 막는 것이 우리가 세상을 조금 더 완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세상의 틈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는 자신의 격정을 실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언젠간 죽는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죽음 이전의 것들은 무의미하게 될 뿐이다. 연극의 막이 끝나기 전에 우리 자신의 격정을 실현할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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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릿처럼 사고를 통해서 격정을 실현할 수도 있다. 햄릿이 폴로니어스를 죽이기 위해 수만 번의 생각을 하고 사고 속에서 몇 번이고 고민하고, 폴로니어스를 죽인 것처럼, 우리도 사고를 통해 자신이 만든 세계에서 격정을 실현하는 방법이 있다. 같은 의미로 돈키호테처럼 내 뜻대로 되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가상의 세계를 상상하면서 그 세계가 실제 현실이라고 느낀다. 결국 자신의 세계에서 격정을 실현하는 것이 현실 세계에서 격정을 실현하는 것과 같다. 자신의 세계에서는 결코 자신만은 죽지 않는다. 그것이 다른 점이다. 그래서 이 세계에서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세상이 조금 더 완전하게 되는 방향으로 자신의 격정을 실현할 수 있다. 꼭 생각으로만 격정을 실현하지 않아도 된다. 글을 쓰거나, 영상을 만들거나, 하는 방법으로도 자기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육체는 죽은 이후에도 자신이 남긴 기록물이 나중 세대로 이어지면서 격정이 영원히 지속할 수도 있다. 육체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자신이 남긴 기록물은 죽지 않고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나의 격정을 대신 실현해줄 사람을 찾는다. 그 사람이 대신 격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햄릿의 아버지가 유령으로 나타나 햄릿에게 복수할 것을 부탁했다. 육체가 죽었으니 더 이상 그는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래서 육체가 아직도 살아있는 햄릿이 대신 자신의 격정을 실현해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도 육제가 죽기 전,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격정을 대신 실현해주는 사람을 찾아 그에게 맡기는 것도 죽지 않고 격정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햄릿은 자신의 격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대가로 내놓아야 했다. 그가 목숨을 바쳐 부정의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햄릿과 다르게 자신이 죽지 않을 만큼 격정을 실현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죽지 않을 만큼 격정을 조절하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어디서부터 죽는지 인간은 알 수 없다. 죽지 않을 만큼 노력한다고 격정이 확실히 실현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알 수 없다.

 죽음에 대해서 앞에서 언급했듯이,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인간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무시하고 사는 것 같지만, 무의식적으로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안고 살아간다. 격정은 항상 죽음과 함께 존재한다. 죽지 않고 격정을 실현한다는 것에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이 담겨 있다. 그리고 담겨있는 두 욕망이 서로 충돌한다. 햄릿이 죽음의 두려움과 수치심 사이에서 고민했던 것처럼, 죽지 않고 격정을 실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도 햄릿처럼 죽지도 않으면서 격정을 실현하고픈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다. 죽음을 두려워한다면 노예로 살게 되고, 죽게 된다면 죽음 이전의 것들은 무의미하게 된다. 우리는 항상 죽음과 격정 그 사이를 건너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선택해야만 하는 문제이다.
 
 격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 해도 내 삶에서 한 번 쯤은 격정을 실현하고 싶다. 그것이 외롭고, 고통스러운 길일지라도.
 

[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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