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신비로운 ASMR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12.2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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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책 넘기는 소리, 책상 두드리는 소리

누구나 하나쯤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가 있다. 그 소리만 들으면 안정감을 느끼는 것들. 그런 소리들만 모아서 우리에게 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이 바로 ASMR 콘텐츠이다. ASMR은 자율 감각 쾌락반응의 약자로, 특정 소리를 들을 때 기분 좋은 소름 돋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호주나 미국 등에서 인기를 얻던 것이 현재 한국에서 특히 유투브를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다.

ASMR 콘텐츠는 크게 두 가지 타입으로 나눌 수 있는데, 롤플레이와 사물 소리이다. 롤플레이는 말 그대로 미용실, 피부관리 등의 상황과 배경을 설정하고 마치 그 사람인 것처럼 시청자에게 역할극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는 침대 위에서 자신이 원하는 곳 어디든 바로 체험하듯 가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편리한 매력 포인트이다. 특히 에디터 본인의 경우에는 미용실에 가서 시술을 할 때 매우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 미용실 롤플레이를 주로 보는 편인데, 자주 미용실에 가지 않아도 그러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 즐겁게 활용 중이다. ASMR을 통해 제작자가 직접 자신의 얼굴이나 손을 보여주면서 영상을 보는 사람이 제작자와 함께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요즘은 그래서 롤플레이를 ‘얼마나 고퀄리티로 잘 재현하였는가’가 인기의 큰 축을 담당한다.




다른 타입은 사물의 소리를 내는 것이다. 택배 포장이 오면 뽁뽁이를 누르면서 기분이 좋았던 것처럼, 찰흙만지는 소리, 물방울 소리 등을 내어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특히 공부를 하는 경우 말소리 없이 사물 소리만 나는 콘텐츠들을 찾아 듣는 경우가 많다. 최근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장소 ASMR이다. 특정 대학교의 중앙 도서관 소리를 그대로 담아내거나, 자연의 소리는 이제 흔한 콘텐츠가 되었다. 해리포터 그리핀도르 기숙사 소리와 같이 판타지 속의 장소를 소리로 표현하여 매니아층의 큰 지지를 얻고 있다.





콘텐츠 다양화와 새로운 하위 문화를 생성한다는 점에서는 ASMR이 반갑지만,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왜 우리는 이토록 값싸고 간편한 위로가 필요하게 되었을까? 그만큼 사회가 많이 힘들고 각박하다는 것을 ASMR이 반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위에 언급하였듯 서양에서는 ASMR의 열풍이 휩쓴 지 조금 시간이 지났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이것을 찾는다는 것은, 한국 사회가 ‘지금’ 개인의 안정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스스로 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 역시 처음 ASMR을 찾게 된 것은 잠들지 못하는 밤을 줄여보고자 함이었다. 매일 밤마다 잠드는 것이 너무 힘든데, 그것을 병원에 가서 치료하기에는 뭔가 두렵고 그럴 시간적 마음적 여유도 없어서 ASMR 찾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너무 피곤한 날이 아니면 이것 없이 잘 수 없게 되었다. 고마우면서도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이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 ASMR 없이도 편안한 잠을 잘 수 있기를 바라며, 나의 친구들, 나의 주변, 나의 사회가 좀 더 편안하게 잠들 수 있기를 바란다.

끝으로 나와 같이 ASMR을 듣는 또 들을 여러분께 필수적인 이어폰 청소를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송아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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