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미술 11월호 리뷰- 미술, 종교개혁500주년을 생각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개혁의 실마리
글 입력 2017.12.0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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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의 주제는 종교개혁이다.

미술 전문잡지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특집이라 어쩐지 어색하다. 브리핑에서는 종교개혁은 종교를 넘어 정치, 경제, 인물, 예술 등 당시 유럽사회 전반에 걸친 엄청남 사건이었으며 그 연관성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집은 단순히 교훈을 위해 역사를 조망하려한 것이 아닌 현재 우리는 왜 종교개혁을 다시 보았는지, 미술은 종교개혁이 제공한 인식변화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살펴보고자 함에 초점을 두었다고 설명한다.

미술사에서 종교는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영역이지만 어째서인지 미술과 종교개혁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다. 특히 현 미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더욱 그랬다. 그래서인지 이번 특집호는 유난히 이 연관성을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구성은 종교개혁의 배경과 그 시대적 상황, 당시의 작품설명 등으로 설득력을 높였다. 원근법과 종교개혁의 대립에 관한 세 번째 꼭지는 르네상스와 원근법이 종교개혁에 미친 영향을 서술하면서 이들의 상관관계를 더욱 확증시켰다.

문화와 예술이 꽃피운 시기로 알려진 르네상스세대는 사실 바티칸이 여러 성당을 건축하고 이를 장식할 예술적 조형물을 조성하면서 드는 막대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면죄부’를 판매하였고 성스러운 그림, 성모상, 성인들의 유물이 숭배의 대상이 되었으며, 르네상스 정신은 인간중심사고를 기반으로 하면서 종교적으로 타락했다 여겨져 종교개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당시 르네상스사람들은 원근법을 ‘코멘수라티오’라고도 불렀는데 이는 측량이 가능함을 뜻한다. 즉, 시각을 고정해 오브제를 측량하고 계산하고 분석하는 것이 원근법의 작업으로 현재의 모더니즘적 시각의 기반이 되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세계를 탈신화적으로 보기 시작했고 신이 부재한 데카르트적 합리주의 세계에 살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 인간중심의 측정방식을 지향하는 원근법으로 인해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은 타자가 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신과 타자(자신)중심 시각을 지향하는 루터주의자들은 르네상스와 원근법적 정신 탈피를 주장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으로 진행되는 <루터와 아방가르드>전은 단순히 과거의 발자취를 돌아보고자함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삶에 미친 영향과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했다는 점에서 소개취지와 부합했다. 또한 김동일 교수의 글은 종교개혁으로 이룩하고자 했던 공동체의 모습을 우리 민중미술 속 민중에서 보고자한 관점이 새롭다. 많은 예술가들이 함께 했던 광장의 촛불에서 종교개혁의 정신을 떠올렸다는 것 역시 흥미롭다.

다음으로 이어진 스페셜 아티스트 꼭지 역시 국내에서 종교개혁 기념전시를 선보인 권순철의 작업을 소개하면서 특집과 통일감을 이뤘다. 끝으로 지난 호에 이어 11월호에도 비엔날레 소식이 계속 된다. 대형전시가 전국각지에서 쏟아지는 만큼 이제 비엔날레가 담론생성에 대한 고민이 부재한 지역행사로 변질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이번호의 문을 연 소식인 2017 전남 국제 수묵 프레비엔날레는 ‘예향’의 명성 회복에 대한 포부가 큰 만큼 다른 전시와 차별성을 갖는 예술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김휘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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