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돌아다니다 보면 분위기와 인테리어가 심상치 않은, 이른바 '인스타 스팟'으로 불리는 공간들이 자주 보인다. 심플하면서 편안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 외에도 이들의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킨포크(KINFOLK) 매거진'이 구비돼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을 둔 것이지만 대부분의 인스타 스팟이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킨포크는 친족, 가까운 사람을 뜻하는 단어로 현재는 지인들과 여유롭고 소박한 자연 속의 삶을 지향하는 현상을 표현하는 단어로 널리 쓰이고 있다. 킨포크 매거진의 경우 2011년 미국 포틀랜드에서 다양한 직업을 가진 40여명의 지역 주민들이 일상을 기록한 계간지를 창간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국내 번역본은 대형서점뿐만 아니라 독립 서점에서도 판매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킨포크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은 이유는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할 『와비사비 라이프』의 저자가 킨포크 매거진의 프로듀서였던 줄리 포인터 애덤스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물건만 소유하기로, 집은 스스로에게 가장 편한 안식처로, 삶은 가장 단순하게 살아가기로, 즉 쓸데없는 것은 비우고 본질만 추구하기로 결심한다.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기준이 바로 '와비사비'다.

 

와비는 단순한 것, 덜 완벽한 것, 본질적인 것을 의미하고 사비는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인 오래된 것, 낡은 것을 뜻한다. 이 두 가지를 지닌 대상에 대해 '와비사비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애덤스는 와비사비의 개념이 미학뿐 아니라 일상에 깃들여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각지에서 만난 와비사비 라이프를 글로 풀어낸다.

 이 책은 전통적이고 오래된, 결코 재촉하지 않으며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생활을 실천하는, 결국 행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모두가 그렇다고 할 수 없지만 많은 현대인들은 와비사비 라이프를 부러워하고 실천하고 싶을 것이다. 이 한 권의 책은 그들의 욕망을 실현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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