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누군가를 속일 수도 있고, 일부러 거짓을 내뱉을 수 있다. 하지만 몸은 언제나 솔직하고 거침없다. 그리고 몸은 말을 하지 않아도 제 마음이 전해지는 이심전심의 미덕을 지닌다. 손짓, 눈짓 등 몸을 통해서 우리는 말보다 더 진솔하게 마음을 전할 수 있다. 예술의 경우 아주 오래전부터 몸짓에 예의주시해왔다. 대개의 예술은 몸에서 시작하여 몸으로 끝난다. 그 중에서도 오로지 몸짓을 통해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마임’에 주목해 보는 건 어떨까. 소통이라고는 생산적인 경우에만, 말보다는 문자가 편한 오늘날 우리에게 몸짓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마임을 통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에 29년간 꾸준히 마임페스티벌을 선보인 한국마임협회는 ‘몸의 고백-우리,지금,여기’를 통해서 삭막의 시대 몸짓이 주는 유의미함을 알린다.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대표적 마임축제 2017한국마임은 18일을 시작으로 오는 28일까지 대학로 일대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이며 관객들을 찾아온다.

 

 29년이라 적잖은 세월을 머금고 있는 2017한국마임은 한국마임협의회의 주최로 개최된다. 오늘을 살아가는 마임이스트의 반성과 자아를 확인하고, 동시에 마임예술의 발전 방향과 마임의 현주소를 되짚어 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것은 단순히 ‘마임’이란 한 장르의 고뿐만 아니라 예술계 전반의 문제를 동시에 살펴보는 작업이기도 하다.

 ‘몸의 난장’은 2017한국마임을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으로 10월 20일(금)에 대학로의 마로니에 공원에서 펼쳐진다. 난장 중에서도 몸의 난장을 표현하는 이번 퍼포먼스는 우리나라의 마임이스트들이 거리로 총출동하여 한 판 몸의 난장, 몸짓의 난장을 벌인다.

 

 <몸의 난장>은 대한민국 1대 마임이스트인 유진규 예술감독이 중심이 되어 7명의 마임이스트들의 협력 연출로 펼쳐지는 공연이다. 본 공연은‘몸의 고백’을 주제로 하여 마임 및 타 장르 예술가들과의 다양한 콜라보를 선보인다.‘ 죽은몸들 / 나무인간 / 아기몸 / 불의사자 / 마임난장 / 광대난장 / 붉은꽃 / 불의난장 / 붓난장 / 몸의난장 등 10개의 난장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일상으로 부터의 일탈'을 꿈꾸는 축제는 일상의 공간인 마로니에 공원을 이 시대의 몸을 부각시키는 비일상적인 예술행위가 펼쳐지는 공간으로 새로운 형식의 개막난장을 시민과 함께 만든다.

 

 마임 뿐만 아니라 음악, 서예 퍼포먼스, 인형, 불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한데 모여 시민들과 어우러진 축제의 한바탕을 함께 꾸민다. 오늘 저녁 7시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곳곳에서 시작되는 퍼포먼스는 저녁 8시 경 해방과 자유를 표현하는 상징적인 퍼포먼스와 함께 ‘2017 한국마임’의 성대한 개막을 알리게 된다.

▲유진규 '빈 손' 공연 이미지 ⓒ한국마임

 한국 마임계의 살아있는 전설 유진규가 데뷔 45주년을 맞이하여 기념공연을 선보인다. 2017한국마임에서 볼 수 있는 유진규의 '빈 손'은 한국적 마임의 진수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보는 이들에게 유진규가 그동안 쌓아온 예술적 내공의 깊이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가장 한국적인 마임을 그만의 몸짓으로 표현하는 유진규 표 '빈 손'이 되겠다.

▲유진규 '빈 손' 공연 이미지ⅱ ⓒ한국마임

한국마임은 매년 한국정서를 기반으로 동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마임 작품들을 선보이며, 마임예술가들에게 작품 창작의 기회를 제공하고, 신진 배우 양성 및 작품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 서른 살을 맞이하는 한국마임은 마임예술가들의 창작, 예술 욕구를 고취하고 한국 마임의 현주소를 동시대의 대중과 공유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마임축제입니다. 매 년 10월, 연극의 메카 대학로의 공연장과 거리 공연을 통해 마임의 예술적 창조성과 감수성을 관객들에게 전달해왔으며, 한국마임협의회 회원들이 매년 신작을 발표하는 의미있는 무대이자 신임 마임예술가들이 세상과 만나는 소통의 통로로서 소중한 마임예술 플랫폼으로 성장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