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다비드프레이와 세종솔로이스츠의 'Bach and Beyond'

글 입력 2017.09.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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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프레이와 본격적으로 협연을 하기 전 세종솔로이스츠의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제 3번 D장조 BWV 1068 중 “아리아”가 연주됐다. 이 곡은 원래 오보에ㆍ트럼펫ㆍ큰북의 파트와 통상의 현악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세종솔리이스츠의 현악기만으로도 충분히 그 장엄한 악상과 경건한 선율이 풍부하게 느껴졌다. 바흐의 모음곡 중 가장 알려진 명곡이어서 그런지 관객들의 이목을 이 곡으로 완전히 사로잡은 느낌이었따. 폭넓은 악음과 맑고 유유히 흐르는 음색이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다음 곡은 베토벤의 현악 4중주 F단조 Op.95 중 “세리오소”였다. 이 곡은 베토벤의 중기나 후기 양식과는 다른 간결한 양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곡이다. 첫 곡으로 바흐의 평화로운 선율을 감상하다가 지성적이면서도 엄숙한 분위기를 만드는 이 곡을 들으니 내면이 팽팽해지는 느낌이었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긴장감 넘치던 분위기가 이완됐다. 그 전까지의 세 개의 악장에서는 복잡하고도 미묘한 내면 심리상태의 표출을 표현한 듯 했다. 현악기만의 예민하고도 부드러운 음색은 왠지 부드럽고 예민한 심리를 드러내는 듯하다. 

세종솔로이스츠의 두 번의 연주 끝에 다비드 프레이가 등장했다. 세종솔로이스츠와 다비드 프레이의 협연은 완벽하면서도 여유로웠다.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는 사람만이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을 쉬는 호흡조차 맞춰가는 모습은 그조차 음악의 운율을 담당하는 듯 했다. 다비드 프레이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연주할 때 몸을 최대한 굽혀 얼굴을 건반 위에 가깝게 붙이고 땀을 흘려가며 집중하는 모습은 그 운율을 체화시키겠다는 그의 의지가 보였다. 유려하기까지 한 그의 피아노 연주는 현악 중심의 세종솔로이스츠 멜로디의 분위기를 환기시켜주었다.

다비드 프레이는 바흐 스페셜리스트답게 세종 솔로이스츠와 바흐의 건반 협주곡 제 1번 D단조 BWV 1052 를 연주했다. 이 곡은 독주부와 전합주부의 명쾌한 교체, 정확한 악곡 구성, 화려한 카덴짜 등의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형식이 떠오르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불후의 명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곡은 1악장에서 원기 넘치는 선율로 시작되고 아름다운 서정풍 멜로디로 1악장 끝을 낸다. 2악장은 힘차고 장중한 현의 연주로 시작하여 피아노의 소박한 멜로디가 첨가하는 식의 분위기가 조성된다. 그러다 마지막 3악장에서는 대범한 가운데 화려하게 반짝이며 휘몰아치듯이 건반을 휘젓고 다녔다. 

‘아련한 기억 속의 속삭임(Murmurs in the Mist of Memory)’은 세종솔로이스츠를 위한 곡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독창적이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그들의 연주에 귀를 기울였다. 처음 들어보는 곡이고 현대음악이었지만  심오하다기보단 마음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었다. 산기슭에 고요히 나무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닮았다.  

앵콜로 연주해주었던 쇼팽의 야상곡은 원래 듣던 클래식하고 차분한 느낌이 아니라 경쾌한 버전으로 다비드 프레이가 바꾼 듯 했다. 세계 각지의 주목을 받고 있는 세종솔로이스츠와 다비드프레이의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음에 감사했고 보기 드문 응집력과 아름다운 음색, 최고의 앙상블을 뽐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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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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