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카페 6: 대만 청춘 로맨스물이라는 잘못된 포장지 [영화]

포장지를 까보면 나오는 비극적 결말
글 입력 2017.09.21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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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청춘은 어땠나요?”
가장 눈부시던 그때,
열아홉 우리의 이야기!


1996년 고등학교 3학년인 관민록과 소백지는 같은 반 여학생인 심예와 채심을 각각 짝사랑하고 있다. 꼴등을 다투는 성적도 사고치고 벌받는 것도 모두 함께 하는 단짝이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두 사람! 과연, 첫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까?

위 내용은 네이버에 ‘카페 6’를 검색하면 볼 수 있는 영화소개 멘트이다. 이외의 여러 사이트에서도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청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나의 소녀시대>와 같은 대만 청춘 로맨스물로 홍보를 하고 있다. 만일 이런 소개 글만 보고 이 영화를 본다면 그 사람은 100% 실망을 하고 말 것이다.

(아래의 글은 결말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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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은 용기이고
사랑 받는 것은 선물이다.”


남자 주인공 관민록은 같은 반 친구인 이심예를 짝사랑한다. 계속해서 보여 지는 민록의 진심에 처음엔 주저하던 심예도 결국은 민록의 마음을 받아준다. 공부에 관심이 없던 민록은 엘리트인 심예와 같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대입시험 100일 전부터 공부를 시작하지만 턱걸이로 가오슝인 집옆에 있는 대학에 붙고 만다. 심예가 타이페이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그들은 장거리 연애를 시작한다. 비록 몸은 멀리 있지만 같은 메뉴의 밥을 먹거나 매일 전화를 하는 등 둘은 그 거리감을 애써 지워보려 노력한다. 하지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던가 심예는 거리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록에게 헤어짐을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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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록과 심예가 장거리 연애를 할 때 민록은 야간알바까지 해가며 돈을 벌었고 그렇게 번 돈의 대부분은 심예가 있는 타이페이에 가기 위한 기차비로 썼다. 비록 반나절 밖에 못보고 돌아와야 하지만 그는 그녀의 곁에 있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다.


“넌 내 곁에 없었어.”


둘이 헤어지고 난 후 심예가 민록에게 보낸 문자이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저렇게 까지 애를 쓰면 나를 보러 와줬던 애인에게 어찌 저런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가 매번 가오슝에서 타이페이까지 여자친구를 보기위해 갔을 때(심지어는 폭풍우가 내리치는 밤에 생일선물을 전해주려 스쿠터를 타고 달려간 적도 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그를 보러 간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심예는 민록의 곁에 있어주었나 싶다.

이별을 당한 상태에서 설상가상으로 민록의 유일한 가족이었던 엄마가 암으로 죽고 만다. 사랑에 올인하느라 엄마를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빠진 민록은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이런 영화를 찬란하고 아름다운 추억 가득한 청춘물로 포장하여 팔았으니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을리 만무하다.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행복 가득한 청춘 로맨스물에 비해 지극히 현실적이며 비극적이다.





영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두고 있으며 소설의 작가가 영화의 감독이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제작 연출자 류명의와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스텝이던 허명의, <타이페이 카페스토리>, <여친 남친>의 음악감독 두독지가 참여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건지 영화는 처음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익숙한 향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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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봐온 대만영화들, 그 중에서도 소위 청춘영화라는 것들을 마구잡이로 섞어 놓은 듯 한 느낌이었다. 장난꾸러기 남자 주인공, 모범생인 여자 주인공, 그런 그녀를 짝사랑하는 그, 그의 곁에는 가족만큼이나 친한 친구를 비롯해 그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려내는 과정이 너무 뻔했다. 오히려 갑작스레 나온 비극적 결말이 뻔해 보였던 영화에 신선함을 주어 나쁘지 않게 다가왔다. 그렇지만 결말까지 오는 과정들이 그리 좋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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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카페6’라는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통 모르겠어서 그 의미를 찾아보았다. 영화의 중국어 원제는 '六弄咖啡館'인데 이를 직역하면 여섯 길의 카페라는 뜻으로 6개의 길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6개의 길은 주인공 관민록이 보여주는 인생에서의 여섯 개의 길을 의미한다고 한다. 아래의 글은 어느 블로거가 해석한 것을 발췌한 것으로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읽는다면 제목의 뜻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六弄人生:

人生,像走在一條小巷中,每一弄都可能是另一個出口,也可能是一條死胡同。
生在一個與一般人不同的家庭中,是我人生的第一弄。
愛上了妳,是我人生的第二弄。
註定般的三百六十公里,是我人生的第三弄。
失去了妳,是我人生的第四弄。
母親的逝去,是我人生的第五弄。
在這五弄裡,我看不見所謂的出口,出現在我面前的,盡是死胡同。
該是結束的時候了,該是說再見的時候了,
再見,世界,是我人生的第六弄。


여섯 길의 인생:

인생은 마치 하나의 작은 골목과 같아서
각각 하나의 다른 길마다
모두 다른 출구를 가지고,
막다른 골목을 갖기도 한다.

일반사람들과 다른 가정에서 태어난 것,
이것이 내 인생의 첫 번째 길이다.
너를 사랑했던 것이 내 인생의 두 번째 길이다.
운명으로 정해진 360km,
이것이 내 인생의 세 번째 길이다.
너를 잃어버리게 된 것,
그것이 내 인생의 네 번째 길이다.
어머니를 돌아가시게 만든 것,
이것이 내 인생의 다섯 번째 길이다.

이 다섯개의 길에서
나는 어떤 출구도 보지 못했고,
 내 앞에는 모두 막다른 길만 나타났다.
이것은 끝내야할 때라는 것이고,
안녕이라고 말해야할 때라는 것이다.
안녕, 이 세상아...이것이 내 인생의 여섯 번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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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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