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2017년에 돌아보는 37년 전 그 날, 연극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

연극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 프리뷰
글 입력 2017.09.1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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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역사를 배경으로 하여 만들어진 작품들을 만나게 될 때면 늘 역사의 본질과 그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역사가 하나의 생명체라면 역사가 죽는 때는 언제일까. 그건 아마 아무도 그 역사를 이야기하지 않을 때일 것이다. 역사는 끊임없이 이야기되면서 후대로 전해진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고 기록이 남아있다 한들, 어느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다면 그 역사는 죽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열심히 과거의 역사를 공부하고 그 역사를 이야기함으로써 미래로 전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어떤 역사는 알면 알수록 고통스러워져서 이야기하는걸 그만두고 싶어지기도 한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민주화 운동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근현대사가 특히 그렇다. 어쩌면 모르고 사는게 마음은 편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역사를 배우고 그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그 끔찍한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데다가 그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지나간 역사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를 지키고 더 나은 미래로 한 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의 고통스러운 진실을 마주해야 하는 것이다.



2017년에 돌아보는 그 날의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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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는 관점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역사이다. 비교적 최근의 역사일 뿐만 아니라 소설, 영화, 연극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으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연극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 역시 5.18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작품이다.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기존에 해당 사건을 다룬 작품들이 대부분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라면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블랙코미디 장르로 비교적 유쾌하게 이야기를 전개시킨다는 것이다.


“세 친구가 사고보험금을 노리고 일을 꾸미지만, 그 반대편에 있는 이들은 국민의 동의 없이 나라를 훔친 정부 기관원들이에요. 어설픈 공갈 사기단이 첫 시도에서 하필이면 제일 센 공갈 사기단을 만난 거죠. 저는 해방 이후부터 신군부까지 그 정치권력을 거대한 공갈 사기단으로 봐요. 국민들을 속이고 나중엔 무력으로 나라를 뺏은 거니까요. 한 마디로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그들의 방식으로 그들을 패러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최치언 연출이 말하는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대다수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노선을 택한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관객들에게 비판적인 시각을 억지로 요구하지 않는다. 연극에는 사건과 관련된 어떤 금기도, 고정관념도 없다. 관객들은 광주의 비극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좌충우돌 펼치는 희극적인 모습을 보며 유쾌하게 극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한바탕 웃고 극장을 나서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해당 사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과연 우리는 37년 전 그 때 그 사람들을 충분히 애도하였는지 말이다.

 2017년이 아직 다 지난 건 아니지만 올해는 시민들의 정치 참여가 활발했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광장을 가득 메웠던 촛불들은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들을 이루어 냈다. 열정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어 정치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1980년의 광주를 떠올리게 했다. 지난 5월 18일 있었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37주년 기념식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고 9년만에 '님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었으며 해당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 <택시 운전자>가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광장에 모였던 촛불들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1980년과 2017년. 시대는 다르지만 그 때의 사람들과 현재의 사람들은 같은 감동을 느꼈다. 늘 교과서 안에서만 배웠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현재로 튀어나와 힘을 발휘하는 것을 보며 역사의 힘을 실감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 열린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며 눈물을 흘린 까닭이다. 이런 상황 속에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이 재공연 된다니, 그 어느 때보다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재조명이 뜨거웠던 올해야말로 관객들이 연극에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10년 만의 재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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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벌써 초연한 지 10년이 지난 작품으로 창작산실 제 1회 창작예찬(현 창작산실)에 선정된 바 있다. 당시 수준 높은 창작극으로 인정받으며 관객에게 호평을 받았다. 최치언 연출은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에 대해 "가능성이 많은 희곡이라 꼭 한 번 다시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10년만에 재공연을 맞아 여러 가지 바뀐 점들이 있다.

 첫 번째. 초연 때 없었던 세 친구의 과거 장면이 추가되었다. 2017년에 공연되는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에는 주인공들(세수, 타짜, 띨박)의 '현재'로 그려지는 1980년과 그들의 어린시절인 과거가 교차되며 흥미를 더할 예정이다. 두 번째. 작가와 연출이 함께 연출하는 협력연출 시스템을 도입했다. 협력연출을 통해 작품 속 이야기와 이미지를 어떻게 설득력있게 무대이미지화 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게다가 자칫 코믹적으로만 흘러갈 수 있는 작품의 방향을 정제하면서 희극적인 요소 안에 어떻게 진지함과 진실함을 담을 것인가를 작가와 연출이 현장에서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 그 결과, 고민의 깊이만큼 밀도 높고 재치넘치는 작품이 탄생되었다.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완성작은 무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시놉시스



1980년 5월 광주.
사회 부적격자라는 낙인이 찍힌 세수, 타짜, 띨박
한탕벌이를 위해 위장사고를 계획한다.

드디어 거사의 날,
세 친구는 지나가던 차에 띨박을 밀어
위장사고를 내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협의는커녕 띨박을 차에 실어
어디론가 사라지는 가해자.

며칠 뒤 돌아온 띨박은 가해자의 정체가
외계인이었다고 설명하는데...

과연 이들의 한탕벌이는 무사히 성공할 수 있을까?



극단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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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집단 '상상두목'은 최고의 텍스트만이 최고의 공연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창단한 연극 단체이다. 젊은 예술인으로 이루어진 단체답게 정극과 더불어 다양한 공연 예술 장르간의 융복합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며 독자적인 연극스타일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공연 정보>


일시: 2017.9.21-10.1
화-금 20시, 토 15시, 19시, 일 16시, 월 쉼.

장소: 예술공간 오르다

티켓: 전석 30000원
(학생할인 10000원. 할인제도는 인터파크 참조)

러닝타임: 90분

문의: 창작집단 상상두목 0505-041-0707





(웹리플렛)충애도(081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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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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