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여름을 넘기던 밤의 기분 좋은 앙상블, 토너스 트리오 연주회 [공연]

여름과 가을 사이에서 브람스를 만나다
글 입력 2017.09.0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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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너스트리오 연주회_2.jpg
 

  
Prologue.
 
클래식 연주회는 날짜가 다가올 때마다 설레고 반가운 마음으로 티켓을 소중히 받아들고서 관객석에 자리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나 이번 연주회는 바로 다음 날이 개강이라 울적해 하던 나에게 새로운 학기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는 감정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것 같다.



1. 고전적 낭만주의자, 브람스를 만나다
 
브람스는 익숙한 이름이지만 그의 음악을 찾아 들어본 적은 많지 않았기에 '고전적 낭만주의'라 명명된 그의 음악은 어떤 음악일지 궁금했었다. 이런 호기심을 품고서 이번 연주회를 통해 <피아노 3중주 제3번 C단조 작품번호 101번>, <클라리넷 3중주 A단조 작품번호 114번>, <피아노 3중주 제2번 C장조 작품번호 87번>을 차례로 감상하자 나름대로 브람스 음악만이 가진 어떤 특징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곡에 담아내는 감정의 흐름과 깊이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음악을 감상할 때 음악에서 자연히 느껴지는 감정과 이미지를 떠오르는 대로 하나씩 마주하며 음악을 듣곤 하는데, 이번에 연주되었던 곡을 통해서는 다른 클래식 곡들보다 유난히 더 깊고 넓은 감정의 폭을 느낄 수 있었다. 빠르게 음정이 연결되는 부분에서 곡의 분위기와 감정이 고조되었다가, 긴장이 완화되며 느리고 아름다운 선율로 진행되는 각 곡의 악장들은 마치 물이 상류에서 하류로 흐르듯 자연스럽게 차오르는 청량감을 머리와 가슴에 안겨주었다. 빨라졌다가 느려지고,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며 튀어 오르던 음정들이 생동감 있게 나에게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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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피아노 3중주, 그리고 클라리넷
 
이번 연주회가 더욱 특별했던 것은 브람스의 피아노 3중주 전곡을 들었다는 것과 더불어 클라리넷 3중주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먼저, 첫 번째와 세 번째로 연주되었던 피아노 3중주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가 마치 하나의 악기로 연주되듯 너무나 자연스러운 선율을 만들어 내는 것에 굉장한 놀라움을 느꼈다. 바이올린에서 높은 음정들이 연주되면 그를 받아주는 비교적 낮은 톤의 첼로 음색, 그리고 이 두 악기를 하나로 연결해주는 듯한 피아노의 선율은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럽고 따스했다.
 
클라리넷과 함께 연주되었던 두 번째 곡 <클라리넷 3중주 A단조 작품번호 114번>은 클라리넷의 합류로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포근하고 따뜻한 연주를 감상할 수 있었다. 피아노 3중주의 악기 구성에서 바이올린이 클라리넷으로 바뀐 앙상블은 또 다른 곡의 분위기를 만들어 관객을 더욱 몰입하게 했던 것 같다. 클라리넷의 연주를 듣는 순간 전해지던 색다른 느낌은 꼭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에서 느껴지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한 아련함으로 이어졌다. 눈을 감으니 더욱 편안한 이미지와 함께 여러 생각들로 어지러웠던 머릿속이 놀랍도록 차분해져 음악의 감성에 깊게 빠져들 수 있었다. 클라리넷이 이토록 아련하고 따뜻한 음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놀라며 앞으로 클라리넷 연주곡을 많이 찾아 들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토너스 트리오 연주회)_IBK 챔버홀 앞.jpg

 
학년이 올라갈수록 많아지는 생각과 고민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만큼이나 머금을 수 있게 된 감성도 더욱 깊어져 가는 여름과 가을 사이에서, 브람스를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곡에 담겨있던 브람스 특유의 서정성과 낭만처럼, 기분 좋고 따스한 일이 가득한 2017년의 가을을 맞이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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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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