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비긴 어게인 > – 이소라가 주는 위로 [공연예술]

글 입력 2017.08.01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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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에서 방영되고 있는 <비긴 어게인>은 우리나라에서 정상급 뮤지션인 유희열, 이소라, 윤도현이 아일랜드와 영국을 여행하며 버스킹 공연을 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다시 시작한다는 내용의 타이틀인 ‘비긴 어게인’에 걸맞게, 이들은 한국에서는 너무도 쉽고 당연하게 해왔던 음악을 처음부터 다시 맞춰보고, 자신들을 아는 이 없는 곳에서 관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음이 주는 감동이 크다. 그렇지만 더욱 와닿는 것은 음악 여행의 여정 속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음악과 삶에 대한 마음가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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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체스터에서 리버풀로 이동하기 전, ‘비긴 어스’는 체스터 대성당을 구경하기로 한다. 이들은 삼백년에 걸쳐 완성된 대단한 규모의 성당에 감탄하며 스테인드글라스부터 바닥 타일까지 섬세한 손길을 살펴본다. 섬세한 금실 자수 장식을 보며, 이소라는 ‘하나의 틈도 없이 그렇게 빈틈 없이 온 정신을 쏟아서 노래하고 싶다’며 자신이 음악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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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스터 대성당에서 이소라와 노홍철 - JTBC <비긴 어게인> 7월 30일 방영분 캡쳐 >


완벽주의와 그로 인한 집착과도 같은 몰두, 예민함은 섬세함, 소중함의 다른 말일 것이다. 이는 곧 그 대상을 너무도 사랑한다는 고백과 같다. 음악을 너무 사랑하기에 빈틈 없이 준비하는 정성을 기꺼이 들일 것이며 설사 다른 이에게 예민함과 까탈스러움으로 보일 지라도 그것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그대로 느끼고 드러내는 것이다.

이러한 이소라의 음악에 대한 마음가짐은 큰 울림을 준다. ‘완벽을 기하기 위한 집착과 몰두’는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때로 환영 받지 못한다. 오래 걸리고, 즉각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기에 열등감이 들기도 하며 조급함과 불안을 낳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괜찮다. 남보다 느리고, 남보다 더 주어진 일에 집착하며 그래서 더 막막하고 두려운 것은, 그만큼 잘 가고 있다는 것이고, 그만큼 애쓰고 아끼기에 드는 마음이라는 것.

자신과 같은 고민의 길을 걷는 이를 만나는 것 만으로도 큰 감동이 될 때가 있다. 이소라의 이 고백이, 어떤 이에게는 그의 노래 만큼이나 따듯하고 포근한 위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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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스터 대성당에서 이소라와 노홍철 - JTBC <비긴 어게인> 7월 30일 방영분 캡쳐 >


[송세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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