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역사란 무엇인가 [문학]

‘올바른 역사’, 이 말 자체에 대한 거부감
글 입력 2017.07.3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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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인가’


 2015년, 우리 사회는 역사 국정화로 논란이 들끓었다. 한 편에서는 지금까지의 가학적 역사관을 바로 잡고 이제라도 올바를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한 편에서는 역사를 획일화시켜 국민에게 주입시키는 것은 독재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반박했다.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역사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역사 때문에 목숨 걸고 싸우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나는 ‘올바른 역사’란 말 자체에 거부감이 들었다. ‘올바른 역사’라는 이 말은 역사는 단지 한 가지의 해석이나 사실만이 존재하고, 이것이 옳다는 편협한 사고에서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특정 세력의 입맛에 맞게 역사를 제단하려는 의도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찬성하는 사람들의 뜻대로 역사 교과서는 국정화로 결정되었다. ‘역사를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찬성론자들이 이 책을 읽었다면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과거에 일어난 일들을 편찬한다는 것이 가능한지 그리고 설사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과연 역사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역사학은 자연 과학의 아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연 과학의 연구 방법론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랑케는 역사가는 단순하게 실제로 과거가 어땠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상적인 주장일 뿐이다. 역사가의 주관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의 구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카 역시 이 부분을 강조하면서 과거에 일어났던 수많은 사건들은 그 중에서 역사가에 의해 선택된 것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되지 못한 사건들은 존재했지만 존재하지 않은 사실로 남게 된다. 역사가에 의한 절대적인 객관성은 결국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역사가는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스스로 말할 수 없는 과거의 사실들을 현대의 대화의 장으로 불러내는 역할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거의 사실들에 오늘 날 우리 사회와 현실에 대한 역사가의 문제의식과 가치관이 더해져서 하나의 역사적 사실이 형성되는 것이다.
 
 결론을 짓자면, 역사는 언제나 새롭게 해석되고 평가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역사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역사는 역사가의 판단에 의해 과거의 사실이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속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일들에 관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과거는 현재의 관점으로 비추어 볼 때 의미가 있는 것이고 현재는 과거의 조명을 받아야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이수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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