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피의자가 피해자를 느끼는 시간, < 4주 >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7.2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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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주 > 를 처음 접한 것은 sns 광고를 통해서이다. ‘또 여느 광고와 같이 sns를 흐리는구나’ 생각하던 중, 작가 ‘꼬마비’라는 글자가 눈이 확 들어왔다.





꼬마비


“고민거리를 던질 수 있을 법한 이야기로 남으리라는 자신감 정도는 가지고 있다”


이 자신감 넘치는 작가는 작품을 통해 결코 가볍지 않은 화두를 던지며 독자와 서로 의견을 나누곤 한다. 그리고 독자를 믿는다. 비록 독자가 오독하거나 잘못된 신념을 고집하더라도 생각이 다른 사람들끼리 말하고 부딪히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꼬마비는 대화의 장을 펼치는 작품을 만들고, 자신의 생각을 만화라는 창작물로 남기는 것에 작품 활동의 의의를 둔다.


1.jpg
  

살인자ㅇ난감

과연 법이 놓치는 범죄에 대한 사적 차원의 단죄는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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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라인

우리의 가장 감추고 싶은 프라이버시가
모두 공개되어버린 세상에서
우린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신뢰하고 보듬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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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결

자신의 이름이 걸린 무언가를
죽음 이후에도 남기는 건 어떤 의미인가





4주 (꼬마비 x 재수)

그렇다면 4주는 어떤 작품일까? 4주는 4편밖에 되지 않는 짧은 단편 작품에 마이너한 웹툰 플랫폼에서 연재되었다. 단조롭고 차분하게 진행되는, 누군가는 지루하다고도 여길 만한 1편과 2편을 넘어 고작 2편 남은 뒷부분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로그인이 필요한데에도 불구하고 꼬마비라는 작가는 작품에 몰입해 회원가입까지 이끌어낼 만한 매력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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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테스트기를 몇 번을 사용해도 선명한 두 줄, 아이는 부부에게 행복한 웃음이었다. 입덧으로 힘들어하는 아내와 그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남편, 임산부에게는 에어컨이 좋지 않다는 말에 아내와 아이의 편안한 숙면을 위한 정성스러운 부채질. 부부는 아이를 위해 정성스레 이름을 짓고 방을 꾸미며 새로운 가족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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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성장은 부부에게 더할 나위 없이 큰 행복이었다. 첫 뒤집기, 첫 옹알이, 첫 걸음 모두 대사 하나 없이 4컷의 상황으로 제시되는 장면들은 독자의 가슴까지 뭉클해지게 하며 내내 흐뭇한 표정을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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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어느덧 어린이가 되었고 즐거운 놀이동산 소풍에서 돌아오던 중 사건은 시작된다. 사고로 가족을 잃은 남편은 큰 상심에 빠져 있는데 이 때 한 낯선 남자가 등장한다. 이 남자는 세상이 무너진 표정으로 남편의 아픔을 빌며 절규한다.

남편은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했고 남자는 이 사고로 아이와 아내를 잃었다. 남자의 세상은 무너졌다. 법은 남편의 1년 감형을 조건으로 4주간의 VR실형을 선고했고, 남편(피고인)은 VR실형을 통해 피해자 아버지의 잉태, 출생부터 사건까지의 삶을 체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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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실형이라는 것이 현실적이진 않더라도 작품의 흐름은 적잖은 충격을 주었고 전개가 끝난 빈 화면을 바라보며 한동안 사고가 정지했다. 피의자가 VR실형을 통해서라도 피해자와 남은 지인들의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는 없을 것이고 본인의 죄를 돌이킬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통해 피의자는 자신의 죄의 무게를 느끼고 남은 기간을 후회와 반성 속에 살아갈 것이다. 이 방법이 무작정 옳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꼬마비는 이번에도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고민거리를 던져주었고, 이 느낌을 함께 이야기하고 사유하는 것은 이제 독자의 몫이다.


[최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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