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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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 라시드展
Design Your Self
 
 

 
지난 주 금요일, 그러니까 6월의 마지막 날 모처럼 칼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때마침 캘린더를 살펴보니 이 회사 입사한 지도 딱 5년째 되던 날이었다. 무심코 지난 5년이란 시간을 돌이켜보았다. 이직한 새 직장에서 맘 고생 어지간히 하고 있을 때, 돌파구로 찾은 게 퇴근 후 무작정 자기 계발이었다.
 

여행 작가 수업을 듣고, 사진 수업을 듣고, 글쓰기 수업을 듣고, 영어 번역 수업을 듣고, 테솔을 따고, 제과 제빵을 배우고, 골프를 배우고, 맥주를 배우고 (진짜 많이도 배웠구나) 마지막으로 불태운 건 다음 아닌 ‘문화예술’이었다.

 
사실 ‘안목을 키워야 늙어서 고생 안 한다는 일념’ 이 솔직한 심정이었지만, 전시 관람이 내 취미가 된 건 지금의 ‘나’를 더 단단히 만들어 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보다 더 전문적인 후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만난 아트인사이트는 내 인생의 행운 중 하나였고.
 

지난 3년간 아트인사이트에 남긴 글들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처음 기고한 글이 2014년 9월 2일. 지금까지 161개의 글을 기고했다. 전문 필진이 되어 꾸준히 글을 쓴다는 게 얼마나 위대한 일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고, 아트인사이트를 만나 깊고 넓은 예술적 안목을 키우게 된 귀중한 시간이었다.

 
어김없이 또 홀로 시간을 보내게 된 금요일 저녁. 차를 몰고 예술의 전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날은 세계 3대 디자이너 중 하나인 카림 라시드의 전시가 열리는 첫 날이었다. 이미 '알렉산드로 멘디니',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전'을 기획했던 <아트센터이다>가 기획한 전시이기에 믿고 보는 전시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참으로 ‘흥’했고 '뻔뻔'했으며, ‘FUN’하기까지 했다.
 

마치 미디어 아트에다 그만의 스페셜한 디자인을 더한 미래에서 만나는 듯한 ‘클럽’을 연상케 하는 무대였다. 시시각각 변하는 색채와 형상들은 내 눈을 현혹시켰고, ‘업’ 된 기분을 에너지 삼아 전시를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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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흥’과 ‘뻔’과’ ‘FUN’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금요일 저녁이라 신이 난 내 기분 탓이었을까? 클럽에 안 간 지 너무 오래되어 간접적으로나마 재미를 느끼고 싶었던 걸까? 카림 라시드 만의 특유의 감각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는 걸까?


“I BELIEVE THAT HUMANS ARE ON EARTH TO CREATE.”
“나는 인간이 창조하기 위해 이 지상에 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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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아트월 Art Wall로 입구를 장식한 <카림 라시드展>는 ‘창조’에 대한 질문에서 전시가 시작된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창조’는 과학적으로나 이성적으로나 혹은 종교적으로 인간의 근원과 본질을 대하는 것이기에 쉽게 답을 내릴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창조’에 관한 예술 작품이 유독 사랑을 받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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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에서 미리 언급하긴 했지만, 일상을 살다 보면 '탁월하다'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일들이 있다. 예를 들면, 꽤 괜찮은 디자인을 만났을 때다. 일상 속에 스며든 무언가가 조금은 새롭게 보일 때, 디자인의 경건함과 위대함을 만나게 되고 디자이너가 누군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카림 라시드. 1960년 이집트에서 출생한 그는 대한민국 여러 브랜드에 자신의 디자인으로 협업을했다. 핑크가 잘 어울리는 아티스트로 (핑크색 수트가 그리도 잘 어울리는 건 쉽지 않다! 특히 남성이 말이다.) 우리가 잘 아는 파리바게뜨, 현대카드, 애경 등 다양한 기업과 산업과 협업하여 자신의 두각을 나타내는 이번 전시는 '한국만'을 위한 전시라 해도 무색하다.

 
한 인물을 주제로 대형 전시가 기획되는 건 어쩌면 일생일대에서 가장 짜릿한 일 중 하나가 아닐까? 내 이름 건 책 하나 내기도 이리도 버거운데, 타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전시라니. 꼼꼼하게 준비했을 이번 전시의 주제는 바로 'Design Your Self'다.  전시의 모든 것을 일축해야 하는 한 줄인 주제를 '나를 디자인하라'라는 의미로 담은 것은 대체 무슨 이유였을까?
 

네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 세계와 나아가 디자인으로 하나가 되는 세상을 꿈꾸던 한 디자이너의 철학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전시다. 모든 생활의 영역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받고 스케치한 그의 초안부터 ‘디지팝’이라고 일컬어지는 특유의 곡선과 어우르는 재미 가득한 작품들은 카림 라시드에게서만 느껴지는 아우라가 돋보인다.


이 전시가 더 인상 깊게 다가온 이유는 바로 ‘디자인 민주주의 Deignocracy’의 정의였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디자인이 일상 속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소품인 칫솔, 의자, 테이블, 컵, 스탠드 등 감각적으로 모든 것들에 스며 들었다. 조금 더 편하게, 조금 더 세상을 생각한, 조금 더 이롭게 살기 위한 민주주의를 디자인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디자인과 민주주의라… 너무 어렵게는 생각하지 말자. 핑크색 수트를 입은 끼 많은 카림 라시드가  ‘그냥 즐겨. 이게 인생이야. Just Enjoy. This is the life.’ 유쾌하게 얘기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
 

디자인 Design의 어원은 라틴어인 Designare에서 왔다고 한다. 이 단어는 '지시하다, 표현하다, 성취하다, 표시하다, 가리키다, 형태를 그리다, 윤곽을 잡다, 묘사하다, 계획하다' 등등 어원을 가진 내포하는 마중물 같은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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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은 어떤가요? 잘 디자인 되었나요?
How is your life? Well-designed?


<카림 라시드展>은 내게 궁극적인 인생의 목표를 묻는 이 질문을 묻는 듯 하였다. 구체적인 이정표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인생이란 스스로 직접 디자인해야 하는 나만의 전시이자 예술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세상에 이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살아야 하는 게 바로 인생의 이유가 아닐까?

 
Design must evolve us and create a beautification and betterment for society.
디자인은 인간을 진화시키고 더 아름답고 좀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카림 라시드
 

자기계발이라는 핑계를 삼아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이리저리 치이며 배웠던 모든 시간들은 결국 ‘나’를 디자인하기 위한, 인생을 디자인하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결국 그 모든 과정들은 내가 더 나아지고 세상에 이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발걸음이고 여정이었다. 그 과정들의 결과물이 조금씩 빛을 보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 말이다. 카림 라시드는 나에게 ‘삶의 디자인’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전시였다. 더불어 그의 센스 넘치는 디자인은 내 눈과 마음을 사로 잡으니 이렇게 알짜만 모은 전시가 또 있을까?


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보다 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디자인'을 만나러 가는 시간, <카림 라시드展>으로 한여름 컬쳐케이션*을 떠나보면 어떨까? 스타일리쉬하고 엣지 있는 카림 라시드가 가이드 해주는 여름 휴가가 바로 여기,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 있다.  참고로 카림 라시드를 더 알기 원하면, 그의 자서전을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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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쳐케이션 (Culture + Vacation): 영화나 전시회 등을 집중 관람하며 보내는 휴가를 의미한다.
 

 
* 기간: 2017년 6월 30일~10월 7일

*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전관
(제1전시실, 제2전시실)

* 주최: Karim Rashid Inc.

* 주관: ㈜아트센터이다, 마이아트예술기획연구소
 
* 이 글은 Art, Culture, Education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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