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첼로처럼 따듯하고 심리학적으로 확고한 이야기_내가 상처받는 이유

글 입력 2017.06.0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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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에 가면 아쉬운 점이 두 가지 있다. 그나마 별로 남아 있지도 않은 중견 서점들에는 어떤 책보다도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문제집이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규모가 너무 커서 비교적 살갗에 와 닿지는 않지만 대형서점 역시 곳곳에 문제집들이 비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 종로 서점을 가득 매운 사람들을 보며 외국인들이 이 나라는 반드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한 뉴스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산더미처럼 싸인 문제집을 보고도 같은 생각을 할까 싶다.

 또 하나 안타까운 건 자기계발서다. 자칭 심리학을 내세우면서도 이게 심리학인가 싶을 정도로 피상적인 내용들로만 채워진 자기계발서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책들이 심리학 저서로 읽혀지는 것이, 그런 책들에 사람들이 의지하는 것이 왠지 모르게 불편하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계발서가 무가치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라는 책이 내가 읽은 거의 유일한 자기계발서인데, 꽤 오래 되어 자세한 내용은 떠오르지 않지만 그것에게 ‘혼났던’ 일은 지금 나의 멘탈을 한 움큼 쌓아올려 준 것이 사실이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는 문구에서 느껴지듯이 결국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나뿐이라는 사실을 단호하게 가르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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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도 아직 보지도 못한 책에 신뢰와 기대를 품게 된 건 저자 소개글 때문이다. 홍지영씨는 대학에서 첼로를 전공하고 현재는 예술 상담 치유사로 활동하고 있다. 요즘 나는 본 전공과 전혀 관계가 없는 복수전공을 택해 하고 있다. 배우면 배울수록 겉핥기 식으로만 배우고 있다는 찜찜함과 두 가지를 통합된 하나로 이끌어내고 싶다면 정말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확신이 머리를 아프게 한다. 이렇듯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입장에서 음악과 심리학이라는 거리가 먼 두 분야를 한 데 모아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사람이라면 제대로 알고 있을 것 같았고 첼로처럼 따듯하지만 심리학적으로 확고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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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글에서 말하길, 스트레스는 쌓이고 감정표현은 억압된 사람들이 예술치료를 통해 자기성장을 이루고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녀의 사명이자 목표라고 한다. ‘스트레스는 쌓이고 감정표현은 억압된 사람들.’ 현대인들의 마음에 물든 멍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는 말이 아닌가. 특히 감정표현이 억압되었다는 표현에 공감이 갔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게 최근 나의 고민이기도 해서다. 어떤 사람들에겐 숨 쉬는 것처럼 쉬울지도 모르는 일이 감추는 게 편한 사람에겐 혼자 끙끙대는 것보다 힘들다. 하지만 그러다보면 난 항상 괜찮은 줄 안다. 짜증도 낼 줄 모르고, 화도 낼 줄 모르고, 기분이 상했다고 말도 못하는 성격이 그래서 나쁘다. 더 나쁜 건 본능적으로 그걸 남의 탓으로 돌린다는 거다. 상대가 나한테 상처를 주었고 상대가 나한테 못되게 한 것이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내가 나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도 많다. 책은 말한다.


 “누군가 나에게 상처를 주려고
마음먹고 상처를 주는 일은 없습니다.
그 사람도 자기가 어쩔 수 없는 마음이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들도 모두 마찬가지니까요.
그 사람이 내게 한 행동을 상처로 받아들이고,
그것에 상처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건
우리들 자신입니다.” 


 상처받지 않으려면 방법은 두 가지다. 감정을 툭 터놓고 말하거나 상처로 받아들이지 않거나. 전자가 어렵다면 후자밖에는 남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상처받는 이유>는 분명 그 해답을 보여줄 거라는 확신이 든다.





[[ 목  차 ]]

1 치유의 여정-경험의 내러티브

2 긍정적 멜랑콜리

3 철학의 실존

4 불안의 미학

5 스트레스와 알고리즘

6 감정에 대한 성찰

7 용기의 심리학

8 관점의 진화

9 관계의 인문학

10 영혼의 위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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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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