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 함께, 위튜티(Wetutti) 윈드오케스트라 제16회 정기 연주회 [공연예술]

직접 참여하는 연주회, 요한 드 메이( Johan De Meij )의 초상
글 입력 2017.05.1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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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어떤 것보다도 사람들과 친근하고 가까우면서도 먼 취미가 하나 있다. 바로 음악이다. 의례히 취미를 물으면 거의 단골손님으로 음악듣기가 들어가지만, 실제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그에 비해 많지 않는 편이다. 그냥 듣기만 하는 걸로도 충분하지 않나, 혹은 요즘은 유투브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음악을 하면서 공유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음악을 좋아한다면서 왜 직접 하지 않느냐고 따지거나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수많은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단순한 변명이 아님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악보가 어려워서, 생각보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서, 매일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새로운 걸 시작하면서 서투르고 실수투성이인 나를 볼 자신이 없어서, 두려워서. 새해에는 악기 하나 배워봐야지, 기타, 우쿨렐레, 드럼 등 각종 악기 이름을 별 헤듯이 되뇌어보다가도 시간만 그렇게 흘러가곤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악기 하나 시작하기가 그렇게 어렵다. 모순적이다. 음악을 듣고 느끼는 것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열려있는데 음악에 직접 참여하는 것엔 수많은 걸림돌이 존재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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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호기심과 욕심이 때로 두려움을 이기기도 한다. 나에게는 그런 순간이 있었다. 누군가의 좋은 음악을 듣고 위로받고 함께 기뻐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 이외에도 다른 사람들도 함께 그 음악을 듣고 비슷하게 느끼는 걸 보면서. 내가 나 자신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참 멋지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누군가를 동경하고 박수만 치는 관객이 아니라 내가 무대에 서서 박수를 받고 조명을 받아보았으면 하는 욕심. 그리고 그게 한 순간만의 일이 아니라 오래도록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을 것 같은 욕심. 무모해 보이지만 그런 욕심이 나는 순간이 생긴 것이다. 비유를 하자면 '노다메 칸타빌레'의 노다메 같은 마음이었다. 물론 둘은 모두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치아키가 피아노를 무대에서 연주하거나 지휘를 해서 멋진 연주를 보여주었을 때, 누구보다도 치아키를 좋아하는 노다메는 아주 기쁘게 박수를 쳐주면서도 한편 표정이 굳어 있다. 저런 연주, 저런 자리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부러움과 허탈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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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이니, 악기니, 모두 나와 아주 먼 '그들만의 세상'에 속한 것이라고 내심 보이지 않는 선을 긋고 있었다. 하지만 내 앞의 그 선이 조금씩 옅어졌던 건 사회인 윈드오케스트라 위튜티(Wetutti) 덕분이었다. We는 Wind Ensemble, 관악기로 이루어진 앙상블, tutti는 함께 한다는 뜻이다. 예전에 잠시 악기를 손에 들었든, 전공을 했지만 그 이후에 손을 놓았든, 나처럼 리코더나 단소 등을 제외하고는 대학교 때 악기를 처음 잡았든, 혼자만 하는 음악말고, 모두가 조금씩 음악을 쌓아가고 만들어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위튜티라는 이름에 또다른 해석도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We)가 함께(tutti) 음악을 하고 있는 곳 말이다. 앞서 언급한 순간들도 경험할 수 있다. 늘 객석에 앉아 있던 내가 악기를 들고 무대에 나와 함께 조명을 받고, 박수를 받는다. 하지만 더 즐거운 순간은 흩어져 있던 소리가 처음보다 점점 더 듣기 좋은 소리, 어우러지는 소리가 되는 연습 중 어느 순간이다. 그럴 땐 조명이, 박수가 없어도 절로 미소를 짓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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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다, 그래도 그들만의 세상, 리그라는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확히 말하면 더 많은 사람들과 '우리'가 되어 함께하고 싶은데 그 방법으로 고민을 하게 된다. 다른 음악 장르도 마찬가지겠지만 다가가는 것이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악기를 하는 건 멋지게 보면서도 악기가 복수전공이냐며(물론 그정도 실력도 안 된다) 유난이라며 달갑지 않게 보는 사람도 많았다. 단체 전체로서는 전공자도 있지만 사회인 오케스트라이다 보니 더 널리 이름을 알리는 것이 쉽지 않는 게 사실이다. 또 관악(윈드) 오케스트라를 하다보니 대중적으로 익숙한 곡이나 작곡가가 많지 않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연으로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공연을 보고 나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된 경우라 우리의 공연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즐거운 시간, 즐겁게 음악에 참여할 수 있는 또다른 길이 될 수 있다면 그보다 오케스트라의 보람이 있을까 싶다. 늘 도란도란 모여 앉아 고민을 하고 있다. 다른 사회인 오케스트라가 그렇듯이, 어떻게 홍보를 할지, 어떤 곡을 준비할지, 고민은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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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오는 5월 20일에 있을 16번째 위튜티 윈드오케스트라의 연주회는 '요한 드 메이(Johan De meij)의 초상'을 주제로 내걸었다. 윈드오케스트라를 하면서 '수학의 정석'의 저자 같은 느낌으로 자주 만났던 작곡가 요한 드 메이. '관악곡의 대부'쯤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곡가 이전에는 트롬본과 유포늄를 연주했었는데, 그래서인지 그는 금관 악기의 포근한 울림을 잘 나타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교향곡은 총 4개를 작곡하였고, 뮤지컬 <엘리자벳>, 영화 <틴틴>, <우먼 인 화이트>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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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튜티 연주회에서는 그가 작곡하거나 편곡한 곡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만의 색깔을 접해볼 수 있다. 메인 곡은 물론 요한 드 메이의 교향곡 '반지의 제왕'이다. J.R.R. 톨킨이 방대한 세계관, 신화와 역사를 버무려 만들어낸 '반지의 제왕', '호빗'은 자타인정 톨킨 덕후인 피터 잭슨의 영화 <반지의 제왕>이나 <호빗>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다. 요한 드 메이에게도 엄청난 영감을 주어 그의 첫 교향곡 으로 이어졌다. 처음에 주변 사람들은 "윈드 오케스트라용으로 45분짜리 교향곡을 만든다고? 아무도 연주하지 않을 쓸데없는 일이야"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세상 일은 역시 모를 일이다. 그의 교향곡 '반지의 제왕'은 그를 일약 관악계에서 저명한 작곡가로 만들어주었고, 실제로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도 일부분 모티브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위튜티를 포함해 수많은 윈드오케스트라에서 연주되고 있으니 사연이 참 깊은 곡이다. 아마도 반지의 제왕과 호빗, 톨킨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영화 ost와 비교할 수도 있고, 톨킨의 원작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더더욱 흥미로울 작품이다. 특히 3악장의 골룸은 골룸의 'my precious'같은 대사만 알고 곡을 접했던 나에게도 곡의 전반적 분위기나 골룸과 스미골이 교차되면서 나타나는 느낌이 무척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었다. 아름다운 1악장과 통통 튀는 5악장 또한 귀에서 자주 남아서 흥얼거리게 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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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 드 메이 홈페이지에 소개되어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톨킨의 세상을 벗어나면, 이 곳 저곳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이 준비되어있다. 아마도 상상하지 못했던 느낌의 수족관 , 아련하게 슬프고도 아름다운(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와 함께 시간과 공간을 이리저리 떠날 수 있다. 때로는 기묘하고, 웅장하고, 아기자기한 소리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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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곡가 요한 드 메이에게도 무모한 도전이자 꿈이었던 곡이었던 만큼 <반지의 제왕> 교향곡은 연주자에게도 물론 녹록치 않은 곡이다. 이 곡을 메인으로 골라 요한 드 메이에게 직접 연락이 닿아 그의 사이트에도 공연 목록에 소개 되기도 했다. 5개의 전 악장을 소화하기로 한 이번 연주회 또한 음악 자체에도, 사회인으로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면서, 혹은 관악 오케스트라를 하게 되면서 생기는 끊이지 않는 고민과 어려움을 그렇게 정면으로 마주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연주할 때마다 여러 생각과 걱정이 스쳐나가는 곡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요한 드 메이가 처음 이 곡을 만들 때 사람들이 누가 '관악' 오케스트라 용으로 교향곡을 만드냐며, 안될 것이라는 말을 들어도 만들었던 그 마음을 이어가려는 게 아닐까 싶다. 아마도 무슨 사회인이, 것도 윈드 오케스트라냐며, 힘든 일을 사서 한다는 생각이나 말을 들어도, 이 곡을 끝내고 나면 소용없지 않다고, 꾸준히 음악을 해가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만 같다.



제16회 위튜티(WETUTTI)
윈드오케스트라 정기 연주회
<요한 드 메이(Johan De Meij)의 초상>


일시: 2017. 5. 20.(토) 오후 5시
장소: 광진문화예술회관 나루아트센터
(건대입구역 근처)
가격: 전석 초대(무료)

 
- 1부 - 

* Jupiter Hymn - Gustav Holst, Arr. Johan De Meij

* Concertino for Flute Op. 107 - Cecile Chaminade 
(협연: 임창영)

* Pavane Pour Une Infante Défunte
  (Pavane for a Dead Princess)
- Maurice Ravel, Arr. Johan De Meij

* Aquarium - Johan De Meij

* Cakewalk Phantasy 
- Peter Milray, Arr. Johan De Meij 


(Intermission)


- 2부 - 

* Symphony 1 The Lord of the Rings - Johan De Meij

I. Gandalf (The Wizard)
II. Lothlorien(The Elvenwood)
III. Gollum (Sméagol)
IV. Journey in the dark
V. Hobbits 



 아주 익숙한 곡들은 적은 편이지만, 그만큼 새로운 경험이 될 시간. 함께 자리하실 분들을 기다립니다!




[장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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