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잊고살았던 '나'는 누구였을까?, 연극 무박삼일

글 입력 2017.04.0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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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중년의 잃어버린 꿈과 사랑을 찾아 떠나는 힐링여행’

‘중년?’ 내가 이 연극을 공감할 수 있을까? 라는 섣부른 고민이 생기는 한 줄이었다. 포스터만 보아도 중년의 느낌이 가득했다.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는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나의 이야기라는 것을 느꼈다. 20대가 이 연극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언젠가부터 자신을 부정하고 잊고 살았던 것 같다’라는 생각이었다.

 과거에 생각했던 미래의 내 모습, 그동안 인생을 위해, 나를 위해, 막연한 한순간을 위해 하고 싶었던 것들… 이러한 것들을 이루어 내지 못하였어도 ‘다시 해봐야지’가 아닌 무덤덤하게 받아드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극은 꿈과 현실을 오가며 정신적 교감을 통해 마음의 상처들을 치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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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의 소재인 ‘꿈’이라는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 꿈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인도해주는 ‘그’와 남자의 제안을 잘 따라가며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며 즐거움을 얻는 ‘그녀’. 음악극이라는 매력을 한껏 보여주는 장면 연출이었다. 작은 소극장을 커튼으로 분리하여 꿈의 공간과 현실의 공간을 모호하게 만들어주지 않아서 더욱 좋았다. 관객들도 함께 꿈속에 있는 기분이었다. ‘나도 꿈에서 저렇게 악기를 연주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했다.

 극 속의 ‘꿈’이라는 것은 이중적 의미를 갖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잠을 자며 꿈을 꾸는 것과 꿈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고자 했던 소망이 담긴 ‘꿈’의 의미인 것 같았다. 꿈속에서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관람객인 나조차도 꿈에서 깨고 싶지 않은 장면들이었다. 꿈속에서 꿈이 이루어진다는 것. 어쩌면 우리가 항상 상상했던 판타지적 일인지도 모른다. 허구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연극으로 하여금 관객들에게 희망을 주는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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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주인공들이 힐링 여행을 끝내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이 여운이 많이 남았다. 정신적 교감을 하며 ‘사랑’에 치우쳐진 연극이 아닌 ‘나’라는 개인에 집중된 연극이어서 그런 것 같다. 서로에게 끌릴 수 있는 순간들이 있었음에도 그들은 각자의 가정으로 돌아가는 모습. 그래서 더 좋았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들은 정신적 교감을 통해 스스로가 변하였기에 원래의 내 자리를 잘 찾아간 것 같다. 항상 반복되는 한 가정의 ‘나’의 모습이더라도 진정한 나를 찾고 새로운 마음으로 돌아가면 뻔했던 나의 일상도 새롭게 느꼈기 때문이다.


 바다의 파도 소리를 보고 음을 떠올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누군가는 파도 소리가 즐겁게 들리기도 하고, 슬프게 들리기도 하는 것 같다. 바다는 ‘눈과 귀가 아닌 마음으로 보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연극 무박삼일은 오래된 추억 사진이 떠올려지는 연극이다. 바닷가에 다녀온 사진을 다시 찾아보고 싶어 지고, 그때마다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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