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월간 독서경영 창간호를 만나다

글 입력 2017.04.0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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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학기, 강의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교양 수업의 교수님께서 문득 이런 말씀을 하셨다. "지금 과제다 뭐다 해서 바쁘더라도 시간 내서 책을 꼭 읽으세요. 지금이 제일 바쁜 것 같지만 취직해서 직장 생활을 하면 더 시간이 없어요. 학생 때가 그나마 여유로운 거에요. 저는 지금도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 하는데, 시간이 정말 없거든요. 여러분 보면 핸드폰 만지는 시간은 많은데.. 막상 책 읽을 시간은 없다고 느끼죠?  책 읽는 걸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틈틈이 읽어보세요. 지금 책을 많이 읽어두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꺼에요."

 교수님의 말씀에 감추고 있던 치부를 들킨 것 마냥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요즘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할 때가 많다. 잠깐만 보려고 하다가도 터치 한 번에 너무나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이 똑똑한 기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누구나 독서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책을 많이 읽어 본 사람과, 그저 책을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만 하는 사람이 느끼는 중요성의 무게는 다르다. 나는 어릴 적 책을 꽤 많이 읽은 편이기에,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책에 대한 관심을 앗아가는 새로운 문물들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쉬는 시간 조차 쉬지 않고 책을 읽었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책 한 권 읽는 것도 쉽지가 않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나 뿐만이 아니라 한국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 중 하나다. UN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인의 독서량은 192개국 중 166위이며, 성인 10명 중 9명은 하루에 10분도 독서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러니 한 것은 한국인 스스로 독서량이 부족한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독서 시간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독서하는 습관이 들어있지 않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그에 반해 같은 문화예술 영역에 속해있는 영화 시장은 나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과거보다 천만 영화가 자주 나오는 현상 을 보면 영화를 소비하는 고정 소비자층이 많이 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경우 씨네21이라는 잡지부터, TV 프로그램 '출발 비디오 여행' 이나 '영화가 좋다'와 같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각종 매체들이 많이 존재한다. 나도 이러한 매체들을 통해 영화를 접하고 나서 실제로 영화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책에 비해 영화는 시각, 청각적으로 흥미를 끌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콘텐츠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 줄 수 있는 '매체'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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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점에서 '독서를 통한 성장, 성장을 통한 경영'을 모토로 하는 <월간 독서경영>은 독서에 소홀해진 많은 이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수 있는 좋은 매체라고 생각한다. 매거진의 발행인이신 정윤희님은 올해 창간 30주년을 맞이한 <월간 출판저널>의 발행인이시기도 하다. 출판저널이 조금 더 책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과 함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면, 독서경영은 책을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번 창간호는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방식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저널을 다 읽고 당장이라도 책을 펼쳐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또한,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책들 속에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막막한 독자들에게 독서경영의 '북 큐레이션'은 하나의 지침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분야별로 추천하는 책들이 소개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분야의 책들을 읽어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독서경영의 창간호를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고은 시인'님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독서가 왜 중요한 것인지 그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시인' 하면 뭔가 태어날 때부터 감수성이 풍부하고, 작은 부분도 글의 소재로 삼을 줄 아는 뛰어난 관찰력을 지녔으며, 애초에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닐까하는 편견이 있었다. 그만큼 시인이란 존재가 멀게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은 시인님께서 "읽기와 쓰기는 서로 혈연관계를 유지하고 있지요. 이 둘은 함께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재능으로 쓰기만 할뿐 읽기를 소홀히 하는 작가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은 나를 쓰는 작가로만 알고 있지만 나는 읽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나는 읽을 때 행복합니다." 라고 하신 말씀을 듣고, 어떻게 하면 글을 잘쓸까 고민하던 내 모습을 반성했다.

 요즘도 매달 50권 정도의 책을 산다고 하신 작가님은 인터넷이 아닌 직접 서점에 방문하셔서 책을 구입하신다고 한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나오면서 음악을 듣고 흘려버리는 대상으로 인지하게 된 것과 같이, 책을 인터넷으로 구매하다 보니 책 겉표지의 촉감을 느끼고, 책장을 넘겨 보며 신중히 책을 고르던 모습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 또한 책이 주는 즐거움 중에 하나인데, 요즘은 책이 차고 넘치는 세상이니 읽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월간 독서경영의 창간호를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독서 현실과 앞으로의 독서 흐름에 대한 생각, 헤이해졌던 마음을 다잡고 스스로를 위한 독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아직 초반이라 오타도 많이 보이고, 컨텐츠면에서 조금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고자 하는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졌기에, 독자로서 앞으로 점점 발전해가는 독서경영이 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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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송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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