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조연이 되기로 자처한 중년의 상실감_무박삼일

글 입력 2017.03.1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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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껏 삶이라는 무대에서 주인공은 늘 나였다. 지금도 그 사실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적어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부모님의 인생을 자주 생각한다. 나의 삶에서 부모님은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지만 어찌됐든 조연인데, 부모님의 인생에서 나는? 부모님은 우리 자매의 탄생과 동시에 그들의 삶에서 한 번도 벗어나본 적 없었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밖으로 자연스레 비켜섰고 무대의 중심에 우리를 세웠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우울함에서, 아빠의 축 쳐진 어깨에서 조연이 되기로 자처한 부모의 책임감과 삶에 대한 상실감을 발견한 건 그들이 무대의 가장자리로 밀려난 시간에 비하면 최근의 일이다. 나의 삶을 과분할 정도로 반짝반짝하게 비추어준 대가로 더욱 캄캄한 어둠 속에 남은 그들의 내면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기에, 언젠가 나도 그들처럼 주연을 내려놓을 때가 올지도 모르기에 연극 <무박삼일>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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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철 지난 어느 바닷가.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기타연주를 하던 남자, 
그리고 조용히 그의 연주를 바라보던 여자.
그들의 무박삼일 힐링여행.

자신의 이름도 자아도 잃어버린 그녀,
그녀를 바라보는 그 남자의 애틋한 시선.
그들의 무박삼일 힐링 여행.

음악을 사랑하는 그 남자..
음악을 싫어하는 그 여자..
그들의 무박삼일 음악여행...




 처음 시놉시스를 읽으며 바닷가를 거니는 두 남녀를 그렸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은 당연히 20대 청춘남녀일거라 무의식적으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잃은 채 살아가야 하는 중년의 남녀라는 걸 알게 된 순간, 그들에게서 나의 부모를 부모가 아닌 타인으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괜한 흥분이 일었다.

 음악을 사랑하는 남자와 음악을 싫어하는 여자의 음악여행이라는 점 역시 흥미로웠다. 음악만큼 좋은 정신적 매개체를 찾기도 힘들지만,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과의 음악적 교류는 불가능하고 또 무의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엇갈림이 결국 맞아 들어가 하나의 선율로 완성된다면 그만큼 가슴 벅찬 것도 없을 것이다. 삶은 무엇인지, 자신은 이제껏 어떻게 살아온 것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철 지난 바닷가처럼 이제는 조연이 되어버린 그들에게서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 창작 음악극 <무박삼일>에서 나의 부모를, 나의 미래가 가질지도 모를 씁쓸한 단면을, 하지만 봄바람처럼 따듯할 날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무박삼일 상세페이지.png
 



공연정보


공연기간ㅣ2013년 3월 3일(금) – 2017년 4월 30일(일)
공연시간ㅣ금 20시 토,일 16시
공연장소ㅣ대학로 스튜디오 76(구.이랑씨어터)
관람연령ㅣ만 15세 이상(고등학생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ㅣ75분
관람료ㅣ30,000원
문의ㅣ010-9484-7040




반채은.jpg
 

[반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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