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죽음 앞에서 한낱 인간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 -희곡 '왕은 죽어가다' [문학]

죽음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글 입력 2017.02.0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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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극을 대표하는 작가로 이오네스코와 베게트를 들 수 있다. 두 작가 모두 좋은 작품을 썼지만, 개인적으로 이오네스코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이오네스코의 다양한 작품 중 제목부터 필자에게 강렬한 이끌림을 준 작품이 있어 그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그 작품의 제목은 <왕은 죽어가다>이다.  개인적으로 죽음과 관련된 사유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들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직설적인 제목에 이끌렸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오네스코는 부조리 극작가(실존문제와 더불어 인간 현실의 참모습- 현실세계가 절대적이고 안정된 질서를 갖춘 곳이 아닌 혼돈과 부조리일 뿐-을 전달하고자 하는 경향, 인간의 언어를 문화적, 의사소통 수단이 아닌 비논리적이라고 판단함)로 주로 언어의 부조리함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고, 죽음의 부조리함에도 그가 많은 관심을 나타내어 그의 극에서 죽음과 언어의 부조리함에 대해 말한 작품들이 많다. 그 중 이작품은 죽음의 부조리함에 대해 말하는 대표작 중 하나이다.


왕이 죽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왕이 죽어가는 과정을 통해 한 인간의 죽음과 개인을 넘어 인류 전체의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왕이 죽어가는 과정을 통해서 처음에는 자신이 죽는 다는 것을 믿지 않고 무관하다고 판단했지만, 점차 그것을 인지하고, 어떠한 형태로 반항하기도 하며, 어떠한 수용과정을 거쳐 죽음에 이르는 가를 중심으로 삼고 있다.

이 극에서 말하는 것은 결국 왕이라는 모든 걸 갖추고 누리며 생을 살았던 사람도 결국 죽음이라는 것 앞에서는 나약한 인간의 면모를 보여주며 평범한 사람들과 별 다를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무리 생에서 위대한 권력과 부와 명예를 누렸어도 죽음이라는 과정 앞에서는 인간이 그것을 받아들이기 거부하고, 저항하고, 나약한 모습들만 보여준다는 것을......

이오네스코의 희곡에서는 언어의 부조리함 때문에 말도 안되는 경우도 많고, 재밌는 경우나 이해 불가한 상황들도 많은데 이 극에서는 좀 다른 방식으로 재밌는 경우가 있었다.
일단 과장의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과장된 것으로 왕의 나이, 왕이 한 업적 등을 과장되서 말도 안되게 표현했다.
또한 부조화의 모습들이 종종 발견되는데 예를 들어 시대나 상황에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든가, 왕궁의 모습이 왕궁답지 않는 모습을 갖추고 있다든지 등등 조화롭게 상응되지 않는 코드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오네스코의 모든 극에서 나오는 예식적 요소도 나타난다.(연극은 연극이다 라는 점을 극 중간 중간에 등장인물의 대사를 통해 계속 관객에게 주지하게 해준다는 것)

이러한 방법들 즉, 과장, 부조화, 예식적 방법들은 연극적 수법에 해당하는 것들로 작가가 작품의 세계(왕의 죽음)를 일반화 보편화 하고자 했다. 결국 이러한 수법들은 관객에게 극적현실을 몰입하고 싶어허는 관객들의 태도에 제동을 걸면서 작품의 세계를 일반화 시킨다.
여기서 일반화, 보편화 시키는 점은 왕이라는 한 인물의 죽음이 아닌 실은 모든 인류의 죽음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왕이 죽어가는 과정을 통해 그 속에서 우리들이 죽음에 직면했을 때의 모습들을 간접적으로 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순간이 올 때까지 누구도 그 일을 미리 경험할 수는 없지만, 대충 상상으로 가능한 그런 일들이 극 안에서 보여지고 있어 간접적으로 나마 느낄 수 있었고 흥미롭게 극을 볼 수 있었다.

항상 필자가 생각했던 것 중에 하나가  죽음에 관한 문제였다. 물론 죽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한다기 보다 죽음이란 과연 무엇일지, 그 죽음의 후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지, 인간에게 죽음은 어떠한 존재이고 ,그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등등 그런 포괄적인 것들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생각해보고 상상해 봤던 소재인데 이 극에서 일정부분 필자가 생각했던 그런 점들을 보여주고 다뤄주어 생각에 답이 생기는 것 같으면서도 더 큰 혼란속으로 빠져든 것도 같다.

그리고 죽음이라는 것을 다루고 있지만 동시에 삶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한번 해보게 되었다.
삶과 죽음은 불가분적 관계이기 때문에...





 

[남궁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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