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 선택과 삶에 확신이 들지 않을 때, 미스터 노바디 [시각예술]

글 입력 2016.12.1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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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기로에 놓이고, 언젠가는 자신이 했던 선택에 의심을 품게 된다. ‘지금 이 과자를 살까, 말까’같은 사소한 것부터 직장, 연애, 결혼같이 우리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만한 것까지, 우리의 삶은 수많은 선택과 그 결과로 얼룩지어져 있다. 내가 어떻게 하다가 여기까지 왔을지, 그 때 다르게 행동하고 선택했다면 내 삶이 조금은 달라져있을지, 무의식 속에 항상 염원하고 상상하기도 한다. 사회인이 될 준비를 하고 있는 요즘에 더욱더 빠져있는 생각이기도 했다. 더 노력해서 그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 내가 서있는 위치가 조금은 다를 수 있었을까? 아예 어렸을 때 그 선택을 했다면 지금 내 삶이 완전히 바뀌어있지 않을까? 영화 “미스터 노바디”는 다소 복잡하고 불친절하면서도 화려하게, 호기롭게, 덤덤하게 그 선택들의 흔적을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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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터 노바디”는 2009년에 개봉, 그 후 2013년에 재 개봉한 영화로, 자레드 레토가 주인공인 니모 노바디 역을 맡았다. 영화는 본격적인 전개를 시작하면서 마치 모자이크처럼, 단편적인 이야기-영상들을 찢어 붙여 각자 다른 이야기를 열렬하게 늘어놓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처음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땐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무엇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가기 힘든 전개이지만, 독특한 연출과 개성 넘치는 이야기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점차 너무나 다르기만 한 것 같았던 이야기들이 교차되고, 이해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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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모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어머니를 따라갈지, 아버지를 따라갈지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어머니를 따라가는 상황, 아버지를 따라가는 상황에 따라 자신이 만나게 될 인연들도 달라지고, 그 후 말과 행동에 따라 또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총 3명의 연인을 만나게 되고, 그에 따라 9가지의 인생을 살게 된다는 것이 주된 줄거리이다. 2029년 최후의 자연노화 사망 예정자인 니모 노바디는 인터뷰 중 기억을 더듬어가며 기자에게 이 삶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니모가 얘기하는 이 삶들 중 쉬운 삶이 하나 없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다 만난 앨리스와의 결혼은 우울증으로 힘들고, 부유하게 살아가나 진정 사랑하지 않는 진과의 결혼은 무기력함에 힘들다. 어머니를 선택했 안나와는 격렬하게 사랑했으나 결국 피치못할 사정으로 인해 헤어지게 된 후 노숙까지 하며 그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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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ry path is the right path.
Everything could’ve been anything else.
And it would have just as much meaning.”


 기자는 니모가 하는 얘기에 혼란스러워한다.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되었다는 거죠? 어떤 삶이 진짜죠?” 영화 속의 기자와 마찬가지로 묻고 있는 우리에게 니모가 말한다. “모든 길이 올바른 길”이라고. 우리가 하는 선택 하나하나는 모두 다 중요하다. 가벼운 선택은 없는 것이다. 만일 아무 선택도 하지 않는다면, 그 선택을 하면 일어났을 법했던 가능성밖에 남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에 따라 열렬히 노력해야 한다. 또한 존재하지 않는 사람, 즉 노바디로써 이야기하는 삶은 굉장히 흥미롭다. “인생은 놀이터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라고 얘기하며 죽기 직전에도 이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얘기하는 사람에게 후회는 없는 것이다.


[최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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