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현대미술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시각예술]

현대미술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와 어떻게 감상해야하는가에 대한 글
글 입력 2016.12.0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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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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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에 대해 전문가라 할 수는 없지만 나름 애정있는 전공자가 쓰는,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한) 현대미술에 대한 주관적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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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본격적인 글을 쓰기 전에 위에 첨부한 자료는 '문화예술관람률' 변화 지표이다. 문화예술관람률은 통계청에서 시행하는「사회조사」의 조사대상 인구 중, 지난 1년간 문화예술행사를 관람하기 위해 문화예술시설에 가 본적이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라고 한다. 문화예술행사의 종류에는 음악, 연극, 무용, 영화, 박물관, 미술관이 포함되어있다. 즉, 이를 통해 문화예술계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파악해 문화예술 소비자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일수록 문화에 대한 관심과 수준이 높다고 하는데, 표의 수치를 보면 우리나점점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문화적 다른 분야에 비해 유독 미술은 어렵게만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당장 내 주변만 봐도 미술관에 가는 것을 낯설게 느끼거나 심지어 한번도 가본 적 없는 사람 또한 흔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이는 시대착오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그러한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쓰려고 한다. '왜 미술은 어렵게 생각될까' 그리고 나아가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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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어렵다고 생각될까'에 대한 것을 말하기 위해 먼저 좀 더 넓게 '예술의 정의'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예술이란 무엇일까? '사람'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우리의 본질을 정의하지 못하듯이 예술도 그렇다. 이 말은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쾌한 답이란 없다는 것이다. '무엇이 예술이다'라고 한 마디로 규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좀 더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어쩌면 정의를 해버리는 것 자체가 예술 자체를 좁은 그릇에 가두는 것이다. 그래서 사전적으로 정의하기 보다는, 예술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의 예술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그렇다면, 예술작품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작품을 이해하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그냥 보이는 그대로 보기. 두 번째는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읽는 것.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비평적 담론'이다. 이는 미술사나 미학적 관계를 파악하여 이해하는 것으로 현대미술의 작품에서는 이러한 관계 내에서만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위 그림은 구글 이미지에 검색하면 떠돌아다니는 서양 미술사조의 특징을 한 눈에 정리한 그림이다. 종류도 많고, 어떤 이들에겐 아주 생소할 것이다. 이러한 예술사조나 미학 등에 대한 이론은, (미술에 관심이 많지 않은 이상) 모르는 사람이 사실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비평적 담론으로만 이해될 수 있는 작품들을 볼 때 이것이 왜 유명한 작품인지 의문을 갖게 되고, 심지어는 '예술은 사기다'라고 단정지어버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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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이에 대해 더 말하자면, 앤디 워홀의 '유명해져라 그러면 당신이 똥을 싸도 사람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라는 말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예술은 사기다'라고 비꼴 때 주로 언급이 되는 유명한 말이다. 하지만 이 명언은 한국에서만 돌아다니는 '거짓' 어록이다. 앤디워홀은 저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이 말이 유명한 이유는 그만큼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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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워홀 '캠벨수프' / 1968 (출처 : 구글 이미지)


대신 앤디워홀은 이런 말을 했다. '미래엔 누구나 15분 동안은 유명해질 것이다' 라고. 아까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말이다. 혹자는 누군가 이 말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오역과 과장이 보태져 거짓어록이 돌아다니는 거라고 주장한다. 어찌됐건, 이 말은 텔레비전과 같은 미디어가 가진 힘의 강력함을 말한 것이다. 앤디워홀의 작품을 보면 그의 사상이 더 잘 이해될 것이다. 그는 기계 생산된 대량복제의 이미지들을 주로 그렸는데, 그가 활동했던 그 당시 사회상을 반영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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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뒤샹 '샘' / 1917 (출처 : 구글 이미지)


  뒤샹의 경우도 앤디워홀과 비슷한 점이 있다. 위의 작품은 마르셀 뒤샹의 '샘'이라는 작품이다. 굉장히 유명하면서도 현대미술이 어렵다고 말할 때 꼭 한번은 언급되는 작품이기에 짧게라도 설명하기로 결심했다. 뒤샹이 '샘'을 만들었을 시기는 전자매체와 같은 뉴 미디어들의 등장으로 복제가 보편화되고, 복제와 원본의 관계가 전복 당하기도 한다. 그러한 시대에서 미술만이 유일하게 장인적인 유일물의 성격을 고집했었지만, 뒤샹이 이를 처음으로 깨뜨리고 대량생산 된 변기를 미술관에 전시한 것이다. 즉, 뒤샹의 작품은 현대 사회의 '진실한 증언'이 된다. 앤디워홀과 마르셀 뒤샹은 현대 문명을 정확히 읽고 그것을 예술로 표현한 대단한 예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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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허스트 사진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예술이란 이야기를 하는 것'


 그렇다면 현대미술을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 쭉 설명했던 것처럼 비평적 담론에 대해 공부하고 미술관에 가야만 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내 생각에 현대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과 감상자와의 '공감과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영국의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인 데미안 허스트 또한 '예술이란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감상자와의 소통을 중요시한다. 그런 점에서 현대미술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건, 대중과 공감하는 것에 실패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몰락한 미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잘 알지도 못하면서 '미술은 사기다'라는 한마디로 전체를 매도해버리는 일부 사람들의 태도는 매우 몰지각하다. 미술은 뉴 미디어의 등장과 같은 시대적 변화들을 겪으면서, 그 속에서 '미술은 무엇인가'라는 존재성에 대한 물음에 진지하게 탐구하면서 발전해왔다. 그러는 과정에서 추상화나 개념미술 등이 등장하게 되고, 이에 따른 작품의 다소 부실해진 외형에 일종의 공감의 결여가 발생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현대에는 여전히 어느 시대의 그 어떤 누구보다 진지하게 작품활동에 임하는 작가도 많고, 진심으로 미술을 애정 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미술과 소통 하기 위해서 작품의 제작자만 노력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초반에 언급했듯이, 미술을 이해하려면 우리의 예술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미술관에 가서 최대한 많은 작품들을 접해보는 것이다. '일단 보는 것'이다. 더 나아가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예술 작품을 감상함으로써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획득할 수 없는 수준의 높은 정신으로 나아갈 수 있다. 굳이 카타르시스와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닐지라도 개인적인 공감이라든지, 아니면 그저 작품을 보았을 때 좋고 맘에 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감상을 한 것이다. 어쩌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지만, 그것이 틀린 것이 아니니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하는 것이 좋다.

 미술을 어렵다고 생각해 미술관에 가는 것조차 겁냈다면, 이제부터는 겁내지 말자. 나 또한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은 학생일 뿐이다. 하지만 미술을 감상하는 것을 스스로 마치 여가활동처럼 편안하고 즐겁게 생각한다. 분명한 건 미술을 향유하는 것은, 어떠한 것이든 정신적인 쾌를 느끼게 해주고 더 나아가 우리 삶의 질을 높여줄 것이다.





참고 자료 : 스톨리니츠, 오병남 역, 미학
미디어 미학 강의 (진중권)


[류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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